현대차·기아, 중고차 시장 진출 돌연 하반기로 연기한 이유는

박지성 기자 2023-01-26 10:46:20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완성차 대기업이 중고차 매매업에 진출이 가능해짐으로써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중고차 시장 진출 임박이 예상됐지만, 돌연 현대자동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올해 하반기로 연기돼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된다.  

당초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5000대 내에서 인증중고차를 시범판매 할 수 있게 돼 본격적으로 중고차 사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 계획이 올해 하반기로 미뤄졌다. 업계에서는 현재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의 이유로 중고차 시장이 얼어붙자 현대차그룹이 진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장안평 중고차매매시장. /사진=연합뉴스

중고차 시장에 불어온 한파

현재 중고차 업계는 금리 상승 여파로 수요가 대폭 줄어들면서 매서운 한파가 불어 닥치고 있다. 설상가상 자동차 할부 금리 인상으로 신차 사전계약자들의 포기 물량이 나오고, 중고차 딜러들이 같은 이유로 차량 매입에 부담을 가지면서 중고차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연 2.9%였던 할부 금리가 현재는 10%대까지 오른 상태다. 현재 36개월 할부 기준 중고차의 평균 대출 금리는 약 18%다. 법정 최고 금리인 19.9%에 육박하는 업체도 나왔다.

아울러 고금리 여파로 인해 신차 출고 대기기간 또한 짧아졌다. 사전 계약을 했던 고객들의 취소물량이 많이 나오면서 자신이 원하는 차량이나 옵션이 어느 정도 맞는다면 사전 계약 취소된 신차를 바로 받아볼 수도 있게 됐고, 출고 대기 시간도 짧아졌다. 이에 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리지 않고 신차 시장에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올해 초 차량용 반도체 난으로 인해 신차 출고가 지연되자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되면서 중고차 업계는 함박웃음을 짓게 되는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신차 출고가 빨라지면서 신차 할부 금리보다 중고차 할부 금리가 높아 금전적으로나 시간상으로 중고차의 매력을 잃었다.

이 같은 이유로 현대차와 기아는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섣부르게 뛰어들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 진출 연기에 대한 질문에 “현대차와 기아는 보다 높은 수준의 인증중고차와 정교한 대고객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각 부문별로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올 하반기에 판매를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생계형 적합 업종 심의위원회는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에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1월부터 4월까지 5000대 내에서 인증중고차를 시범판매 후 5월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경상남도 양산에 인증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 개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울러 경기도 안성에 중고차 거래센터 부지를 확보하고 수원과 인천 등에서도 중고차 거래센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중고차 성능 진단, 상품화, 품질 인증 등의 과정을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앞으로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5년·10만km 이내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200여개 항목의 엄격한 품질검사를 통과한 차량만을 선별한 후 신차 수준의 상품화 과정을 거쳐 판매할 예정이다.

또한 △단계적 시장 진출 △대상이외 물량의 경매 등을 활용한 중고차 매매업계에 대한 공급 △중고차 판매원 대상 신기술, 고객 응대 교육 지원 등 상생안 이행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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