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잔치’ 논란 은행권, 연이은 점포 축소에도 불똥…금감원 '공공재' 압박

우리은행, 78개로 가장 많아…이어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순
은행권의 점포수 축소 통한 비용절감 논란
4대 시중은행, 2019년 13개 축소했으나 최근 1년 새 254개 사라져
금감원 “지점 통폐합 문제, 계속 점검할 것”
홍지수 기자 2023-02-21 14:06:20
[스마트에프엔=홍지수 기자] 최근 은행권의 ‘성과급·퇴직금 돈잔치’ 논란에 이어 은행권의 점포수 축소에도 불똥이 튀었다. 최근 3년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은 점포 이용 고객수 감소와 디지털 전환 등을 이유로 점포를 대폭 통폐합해왔다. 이에 정부는 사각지대에 놓인 금융취약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정보시스템. 그래픽=홍지수 기자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출장소를 포함한 영업점포 현황은 지난해 9월(3분기) 기준 2891개로, 2019년 대비 653개의 점포가 3년새 대폭 감소했다.

그동안 은행권은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전국의 영접점 개수를 급격히 줄여나갔다.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은행들의 디지털 금융 진행에 속도가 붙으면서 축소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코로나19 발생 전 4대은행 영업 지점수를 살펴보면 2019년에는 영업점포가 불과 13개 감소에 그쳤으나 최근 1년 사이 무려 254개가 감소했다.

작년 한해만 따져보면 은행별 축소된 점포수는 우리은행이 78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 73개 △국민은행 69개 △하나은행 28개순이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의 점포수 축소에 마침내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7일 “은행의 구조조정 모습을 보면 금융 취약층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지점 수를 줄인다든가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금융접근성 개선을 위해 사전 영향평가와 실효성을 높이고 점포폐쇄 전 안내 강화와 더불어 폐쇄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또한 공동점포 등 대체 수단 활성화를 촉구했다.

금융당국의 공개 지적과 비판 여론에 4대 시중은행은 지점 통폐합 계획에 대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점 통폐합이 올해 말을 기점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는 10개 지점만을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7곳의 지점을 줄인 우리은행은 "올해 추가로 통폐합할 계획이 없으며 앞으로 심사숙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과의 은행전산 통합년도인 2016년도부터 수년간 영업점을 중복 운영해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올해 축소 계획은 아직 미정이지만 지난해보다는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KB국은행의 경우, 당분간 점포 축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영업지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41개의 통폐합이 완료됐으며 2분기안에 25개의 지점을 추가로 줄일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디지털·비대면 중심의 금융거래 환경변화에 맞춰 영업점을 조성하되, 사전영향평가를 통해 고객 이용편의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지역에는 자동화 기기를 설치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며 금융취약계층의 접근성 제고를 위해 9To6뱅크 확대와 더불어 KB시니어라운지 및 KB디지털뱅크 추가 운영 등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이 비대면 전환이라는 큰 물결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급격한 고령화 같은 사회적 흐름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 접근성과 디지털 소외 같은 소비자 관점에서 지점 통폐합 문제를 계속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지수 기자 jjsu7@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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