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인공지능(AI), 6세대(6G) 등 최첨단 기술을 선보이고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약 8만명 이상의 관객이 몰린 것으로 추산됐으며 특히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로 인해 AI 기술들이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먼저, SK텔레콤은 이번 전시회에서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선언했고 유영상 사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들은 SK텔콤이 마련한 부스에서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대표 통신사 CEO들과 연쇄 회동을 통해 각 사의 AI 전략과 연구개발(R&D) 기술에 대한 협력 관계를 모색하는 등 전시와 비즈니스 모두 최대 성과를 올렸다
회사는 전시부스에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 △로봇, 보안, 미디어, 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된 비전 AI △AI 반도체 '사피온' △AI 기반 위치분석 플랫폼 '리트머스'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이 이번 행사장에 마련한 부스에는 누적 방문객 수 5만명을 돌파하는 등 수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특히 이번 MWC23에서 오래된 정보를 기억해 대화에 활용하는 '장기기억' 기술과 텍스트 뿐만 아니라 사진과 음성 등 복합적인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modal)' 기술이 처음으로 A.(에이닷)을 통해 공개돼 주목 받았다.
또 독점 파트너십을 체결한 세계적인 UAM 기체 선도기업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의 기체를 기반으로 제작한 실물 사이즈의 UAM 모형 기체와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를 결합한 체험 공간은 많은 인파가 몰려 대기시간도 2시간을 넘겼다. 많은 관람객들은 체험하기 위해 줄을 서며 전시관 입구에 배치된 대형 화면으로 SKT의 ‘AI 초연결 경험’에 대한 영상을 관람하며 감탄을 쏟아냈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박규현 SK텔레콤 디지털커뮤니케이션 담당은 "관람객들이 AI 혁신이 몰고올 새로운 세상을 생생하게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점이 큰 호응을 얻었다"며 "글로벌 세계 유력 기업과 대표 AI 테크 기업 경영진들도 직접 부스를 돌아보며 박수를 치며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인기였다"고 말했다.
KT는 KT의 초거대 AI ‘믿음’ 소개 영상을 비롯해 자사가 투자한 AI 회사 ‘리벨리온’과 ‘모레’가 각각 개발한 AI 반도체 제작 기술과 AI 인프라 솔루션을 전시했다. KT는 전시관을 △DX 플랫폼 △DX 영역확장 △DX 기술선도의 3개 테마존으로 구성했다. DX 플랫폼 존에서는 초거대 AI 외에도 '리스포(LIS'FO)'와 '리스코(LIS'CO)', '브로캐리(Brokarry)' 등 AI 기술 기반의 모빌리티 플랫폼과 레벨5 수준의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자율주행(ATI)' 기술이 전시됐다.
특히 DX 기술선도 존에 전시된 KT의 다양한 로봇이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곳에서는 로봇 통합관제 플랫폼인 '로봇 메이커스'와 온·습도 조절을 위한 콜드체인 시스템이 적용된 '배송로봇', 자동으로 돌아다니며 방역하는 '방역로봇' 등 전시 현장을 누비는 로봇들이 이목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출시한 신작 '갤럭시 S23'을 바탕으로 갤럭시 생태계에 기반한 프리미엄 모바일 경험을 관람객에게 소개하고 글로벌 통신 사업자를 대상으로 차세대 5G 네트워크 기술을 선보이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MWC23이 개최되는 피라 그란 비아(Fira Gran Via) 제3전시관 중앙에 1745 m²(528평) 크기의 대규모 부스를 마련해 갤럭시 S23 시리즈를 전시하고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부스를 방문객들이 카메라 성능과 다양한 혁신 기능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전시 부스를 구성했다.
또한 글로벌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5G 네트워크 전시 부스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5G 가상화 기지국', '신규 네트워크 칩셋 라인업', '에너지 절감 솔루션' 등 차세대 혁신 네트워크의 미래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관람객들이 갤럭시 S23 시리즈의 강력한 카메라 성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우주 공간'과 '서울의 밤'을 모티브 한 영화 세트장 컨셉트의 카메라 스튜디오를 전시장 내 조성했다. 관람객들은 스튜디오에서 마치 영화 감독이나 프로 사진작가가 된 것처럼 '갤럭시 S23 울트라'의 독보적인 2억 화소 카메라와 '나이토그래피(Nightography)' 기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폴더블 진출과 관련해 환영 의사를 표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S23 시리즈 개발을 총괄한 최원준 부사장은 애플이 폴더블 기기를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해 "애플이 폴더블 시장에 진출한다면 당연히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삼성전자가 연 폴더블폰의 가치를 중국 업체뿐 아니라 애플도 인정하는 것으로 더 많은 사람이 폴더블폰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웨이, 오포 등 중국 업체의 폴더블폰 출시에 대해서도 "시장이 커지면 폴더블만의 독특한 소비자 경험을 더 많은 사람이 할 수 있게 되므로 좋은 현상"이라며 "경쟁사에 집중하기보다는 폴더블 대중화에 삼성전자가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주요 기업 화웨이도 행사에 참가해 캐리어 네트워크, 엔터프라이즈, 컨슈머 등 세 가지 주요 사업 부문의 최신 제품 및 솔루션을 전시했다. 화웨이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통신사와 업계 전문가, 오피니언 리더와 함께 신성장 기회, 성공적인 5G 비즈니스, 5.5G, 친환경 개발,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하고, 지능형 세상으로의 진보에 기여하는 화웨이의 ‘가이드(GUIDE)’ 비즈니스 청사진1을 소개했다.
이번 행사에서 화웨이 컨슈머 사업부는 메이트 50(Mate 50) 시리즈, 화웨이 워치 버즈(WATCH Buds) 및 워치 GT 사이버(WATCH GT Cyber) 등 다양한 혁신적인 제품을 공개하고 모바일 이미징, 건강 및 피트니스, 스마트 오피스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아울러 업계를 선도하는 스마트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다. 특히 휴대폰을 중심으로 모든 시나리오를 아우르는 기술을 포함해 전 세계 사용자를 위한 제품을 전시했다.
화웨이는 전 세계 업계 고객과 파트너, 오피니언 리더가 모인 이번 서밋에서 세계 경제 발전부터 글로벌 문화, 사회, 환경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기술이 미래에 미칠 영향을 논의하기 위해 '제5회 인더스트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서밋(Industry Digital Transformation Summit)'도 개최했다.
화웨이는 이 자리에서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의 관리 효율성, 연결 경험, 데이터 센터 보안 및 컴퓨팅 성능의 요구사항과 문제점을 기반으로 간소화된 네트워크를 위한 신규 솔루션 시리즈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화웨이의 솔루션으로 데이터 센터는 견고한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해 새로운 데이터 센터 개발과 디지털 혁신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데이비드 왕(David Wang) 화웨이 이사회 이사 겸 ICT 인프라 운영 이사회 의장은 개회사에서 "화웨이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깊게 뿌리내리며 계속해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며 "화웨이는 선도적인 기술을 활용하고 시나리오를 심도있게 파고들 준비가 돼 있다. 파트너와 함께 업계의 디지털화를 비롯해 중소기업의 인텔리전스 접근을 지원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해 새로운 가치를 함께 창출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망 사용료와 관련해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민감한 쟁점으로까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MWC 개막 직전 빅테크에 망 이용 대가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유럽연합(EU) 측은 조심스러운 접근법을 택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무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올해 MWC 첫 기조연설에서 "통신 사업자와 콘텐츠 제공 사업자 간 양자택일에 신중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대표적인 콘텐츠제공사업자(CP) 넷플릭스는 빅테크에 망 이용 대가를 부과해선 안 된다며 강하게 주장했다.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MWC 개막 둘째 날 기조연설에서 "(망 사용료라는) 이중 과금 움직임은 콘텐츠에 대한 투자 감소, 창작 저하로 이어져 고가의 통신사 요금제가 가진 매력을 반감시킴과 동시에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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