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中 관계 악화에 美 향한다

홍선혜 기자 2023-05-04 10:07:58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K뷰티의 대표 브랜드가 중국 매출 하락으로 실적 둔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북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모양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 기준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매출이 1931억원으로 14.1% 급감하며 부진했다. 이에 반해 북미지역에서 거둔 매출액은 1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상황도 피차일반이다. 해외사업 지역 중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매출은 지난해 1분기 3792억원에서 올해 1분기 2752억원으로 27% 감소했으며 아시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의 매출은 40% 이상 급락하며 실적이 악화됐다.

반면에 북미 시장 매출은 348억원에서 628억원으로 80% 증가했다. 지역별 매출 비중 역시 아시아가 90.3%에서 78.8%로 하락했지만 북미는 9.2%에서 18.0%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한 시민이 화장품 코너에서 색조 화장품을 살펴보는 있다./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중국 소비 심리 회복이 빨라질 것을 기대해 2분기 실적은 이보다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중 관계가 악화하는 점이 리스크다. 

그동안 의존도가 높았던 중국 시장의 더딘 회복세, 중국인들의 자국산 선호 현상 심화 등과 맞물려 실적 부진은 계속되고 있었다. 더불어 최근에는 한중관계 악화 등 잠재적 사업 리스크마저 커지는 형국이라 중국과 비슷한 규모의 선진시장으로서 북미의 가치와 중요성이 더욱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장기 성장 여력을 마련하려는 화장품 업체들로서는 북미 시장에서의 안착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LG생활건강은 2016년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로 불거진 중국의 경제 보복을 계기로 북미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를 꾀해왔다.

2019년 미국 화장품업체 뉴에이본을 인수하면서 북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고 2020년에는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 인수했다. 2021년에는 미국 헤어케어 업체 보인카 지분을 인수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화장품 제조·유통사 더크렘샵 지분 인수를 통해 사업 기반을 계속해서 확장했다.

LG생활건강은 이러한 사업 기반을 토대로 올해 북미 사업 역량을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월 스타벅스·아마존 출신의 '마케팅·전략통' 문혜영 부사장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미주사업총괄로 영입한 것도 계획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정애 사장 역시 1월 신년사에서 북미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업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글로벌 뷰티 양대 시장인 중국과 북미를 기반으로 실적 개선 모멘텀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지난해 9월 미국의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한 것을 기점으로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현지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하며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는 라네즈, 설화수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올해 북미 시장에서의 판로를 확대하고자 현지 유망 뷰티 업체를 추가 인수합병(M&A)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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