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단지 속출…산단 인근 아파트만 청약 흥행 

최형호 기자 2023-05-31 11:46:12
[스마트에프엔=최형호 기자] 부동산 침체로 지방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단지 배후 아파트는 청약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산단 지역 아파트 분양에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있기 때문이다. 

3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이달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에 분양한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은 473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 3만4886명이 몰려 평균 73.7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내년까지 첨단산업단지로 조성되고 있는 청주테크노폴리스 개발 호재가 수요자들을 끌어들였다는 평가다.
월명공원 한라비발디 온더파크 투시도./사진=HL디앤아이한라


청주테크노폴리스 배후 수요를 등에 업은 다른 아파트도 청약경쟁이 치열했다. 이달 초 효성중공업이 공급했던 '해링턴 플레이스 테크노폴리스'는 184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 1만597명이 몰려 57.6대 1의 경쟁률을, 지난 4월에 원건설이 분양했던 '청주 테크노폴리스 A9블록 힐데스하임'도 89가구 모집에 4296개의 청약통장이 몰려 48.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비단 청주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경기 평택시 고덕동에서 분양한 '고덕자이센트로'도 평균 경쟁률 45.3대 1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배후단지라는 입지 조건이 청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산업단지를 품고 있는 아파트 단지는 분양시장에서 스테디셀러로 통했다.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기업과 사람, 돈이 몰리기 마련이다. 여기에 광역교통망이 구축되는 등 굵직한 개발호재가 이어지고, 각종 생활 인프라가 조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그만큼 부동산의 투자가치도 높아진다.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기업과 상권이 어우러져 탄탄한 실수요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이 뛰고 분양시장 청약경쟁률도 치솟는다. 부동산의 환금성이 뛰어나고 임대수요도 풍부해 안정적인 임대수익도 기대해볼 수 있다. 

산업단지 배후 아파트는 근로자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산업단지 근무자는 업무 특성상 교대근무, 야간근무 등이 잦아 직장과 가까운 곳에 집을 마련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최근 들어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 가치가 보편화되면서 직주근접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자는 더욱 많아진다.  

분양시장에서 산업단지 배후 아파트의 '완판 행진'이 이어지면서 건설업체들은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직주근접형’ 아파트 공급을 서두르고 있다. 

HL디앤아이한라는 다음달 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 '월명공원 한라비발디 온더파크'를 분양한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874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전용면적 별로 ▲76㎡ A타입 250가구 ▲76㎡ B타입 54가구 ▲84㎡ A타입 476가구 ▲84㎡ B타입 77가구 ▲122㎡ A타입 2가구 ▲122㎡ B타입 3가구 ▲134㎡ A타입 3가구 ▲134㎡ B타입 9가구 등이다.

이 아파트는 대규모 산업단지가 인접한, 전형적인 직주근접 단지다. 아파트 바로 맞은편에 청주일반산업업단지가 들어서 있다. SK하이닉스, SK케미칼, LG생활건강, LG화학 등 6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종사자만 3만명에 이른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향후 5년동안 15조원을 투자해 팹(공장) M15X 확장공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단지와 가까운 곳에 청주 오창테크노폴리스도 있다. 이 곳에는 1조 원대 국책사업으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가 구축될 예정이다.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기초과학부터 신소재 개발, 유전공학, 화학공업, 신약개발,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에 활용되는 기술로 관련 기업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축공사가 완료되면 6조7000억원 규모의 생산유발 효과와 2조4000억원 규모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13만7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 등도 기대된다.

단지 인근에 내년 가동을 목표로 도심형 첨단복합산업단지 '청주테크노폴리스'가 조성될 예정이다. 2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청주테크노폴리스는 380만㎡ 규모의 첨단산업단지로 여의도의 1.3배 규모로 만들어진다. 친환경 산업시설과 함께 대규모 상업유통단지, 고급 주거단지, 쇼핑·문화시설, 학교, 6개 테마의 녹지공원 등이 체계적으로 갖춰지는 자족도시로 조성된다.

청주시 부동산 관계자는 "산업단지 배후에 들어서는 아파트는 인근 산단으로 출퇴근하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탄탄한 수요층을 형성하는데다 개발호재가 많아 미래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인기가 꾸준하다"면서 "특히 월명공원 인근에 들어서는 ’한라비발디 온더파크’는 청주일반산업단지와 인접해 있는데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오창테크노폴리스와 가까워 전형적인 직주근접 아파트 단지여서 실수요자라면 노려볼만 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이달 충남 아산시 배방읍 아산탕정 택지개발지구에서 '힐스테이트자이 아산센텀'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8개동 규모다. 단지는 아산디스플레이시티1·2 일반산업단지와 천안제3일반산업단지, 아산스마트밸리일반산업단지 등이 가까워 직주근접형 단지로 꼽힌다.

이밖에 포스코이앤씨는 경남 김해시 신문동 신문1지구에서 내달 '더샵 신문그리니티' 공급에 나선다. 지하 3층~지상 29층, 84~102㎡ 총 1146가구 규모다. 이 단지는 김해골든루트일반산업단지, 이지일반산업단지, 김해관광유통단지 등과 가깝다.

최형호 기자 rhyma@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