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의 거센 물결' (상)민관 협력만이 답이다

지멘스·SAP·AWS 등 글로벌 기업 선진 DX 사업 가속화
두산에너빌리티·세왕섬유·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도 총력전
장영진 제1차관 “디지털 전환 확산시 글로벌 디지털 경쟁 선도”
신종모 기자 2023-06-08 14:49:25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최근 산업계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DX)이 가속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생산성 제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탄소중립, 에너지 효율 향상, 인력 확충, 안전 확보, 환경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미래사회는 초거대 인공지능(AI)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 확실해 보이지만 민간주도의 디지털 전환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 부문의 디지털 전환을 총괄해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기업 간 협업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산업부를 중심으로 역량을 결집해 디지털 기술 일부 활동에 적용하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 수준을 넘어 제조 지능화, 새로운 사업 모형 발굴, 기업 간 연결과 협업을 통한 디지털 전환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러닝메이트 역할을 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에프엔은 주요 산업군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디지털 전환 사례와 관련 정책에 대한 국내외 진행 상황 등을 집중 조명해 시리즈로 게재한다. <편집자주>

글로벌 기업들이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로봇,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이루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DX)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디지털 기반으로 기업의 전략, 조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문화,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등을 변화시키는 경영전략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DX는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연결을 통해 공간과 시간, 관점의 혁신적 변화를 끌어내고 사업 대상과 판매처를 무한 확장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빅데이터, AI 기술로 첨단 제조, 유통, 금융 분야 등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DX는 단순히 데이터, AI 등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서 기업 전체에 걸쳐 경영 전 과정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업 리더들의 비전과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글,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은 민간 주도로 DX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보쉬, SAP, 벤츠, 폭스바겐 등 독일 기업들은 민간이 혁신을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일본, 한국 등도 잇따라 제조 혁신 정책을 발표하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이에 산업 현장에서 제품·서비스 혁신, 신비즈니스 창출 등과 같은 실질적인 비즈니스 변화를 이끌어내고 디지털 전환 효과를 톡톡히 누리기 위한 국내외 기업들의 노력과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 4월 17일부터 21까지 5일간 개최된 세계 최대 산업기술 전시회인 ‘2023 하노버메세(HANNOVER MESSE 2023)’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최신 DX 사업 사례가 공개됐다. 

‘Industrial Transformation-Making the Difference(산업 대전환-차별화)’ 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전시는 산업자동화·동력전달, 에너지 기술, 디지털 융합, 부품 및 솔루션, 연구기술, 유공압기술, 글로벌 비즈니스 마켓 등 7개 테마로 구성돼 다양한 글로벌기업이 디지털트윈(Digital Twin), 데이터플랫폼(Data Platform) 등 산업 디지털 전환 분야 기술이 대거 선보였다. 

사진=연합뉴스


공장 자동화·에너지·발전·의료 등 10개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 중인 글로벌 기업 지멘스(Siemens AG)는 디지털 사업부 주도로 자동화 솔루션, 산업용 소프트웨어, 디지털 팩토리, 마트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또 개방형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 ‘지멘스 엑셀러레이터’를 적용해 IoT 기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디지털 서비스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한 상태다. 

지멘스는 배터리 전문기업인 프라이어 베터리(FREYR Battery)와 합작으로 FREYR 배터리 공장을 디지털트윈 모델로 선보이고 있다. 엔비디아(NVIDIA)의 기술을 활용해 산업용 메타버스의 사용 사례로 구축하고 있다. 

FREYR 기가팩토리의 디지털트윈은 실시간 정확성을 위해 물리적 공장 인프라의 운영 데이터도 통합. 기계, 안전 데이터, 로봇 공학, 무인 운반차 및 기타 세부 사항을 포함한 시설의 대부분 요소가 공장의 디지털트윈에 매핑(Mapping)이 가능하다. 

디지털트윈 기술은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 모의시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

독일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은 인공지능 기계학습, IoT 및 고급 분석 기술로 비즈니스를 지능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SAP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25개 산업 분야의 기업 및 공공 고객이 수익성 있게 운영하고 지속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SAP은 전체 생산 공정의 디지털 매핑 및 관리를 통한 디지털트윈 제공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SAP 소프트웨어의 데이터는 SAP Analytics Cloud에서 분석할 수 있어 생산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데 활용된다.

사진=연합뉴스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AWS)는 웹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게임 개발, 데이터 처리 및 웨어하우징, 스토리지, 아카이브 등을 비롯한 다양한 워크로드를 지원하기 위해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제품·서비스, 스마트제조, 공급망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IDF(Industrial Data Fabric)을 활용해 데이터를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확장 가능하고 통합된 메커니즘을 지원하는 AWS 제조 참조아키텍처를 선보이고 있다. 

AWS는 이러한 제조 참조모델을 제공함으로 전체 조직에서 고품질 데이터 세트에 대한 경제적이고 안전하며 구조화되고 쉬운 액세스를 제공함으로써 비즈니스 리더는 디지털 산업 혁신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AWS는 AWS IoT Core를 통해 연결된 장치가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및 기타 장치와 쉽고 안전하게 상호 작용할 수 있게 해주는 관리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한다. 

AWS IoT Core를 사용하면 애플리케이션이 연결되지 않은 경우에도 항상 모든 디바이스를 추적하고 통신할 수 있다. 다른 AWS의 서비스(AWS Lambda, Amazon Kinesis 등)를 쉽게 사용해 수집, 처리, 분석 및 조치를 취하는 IoT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 

국내 기업도 DX 추진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분당 두산타워. /사진=두산그룹


중장비 건설 분야에서 성장한 글로벌 기업 두산에너빌리티는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리튬 회수 공정·혁신 소재 개발 등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발전소 내 주기기와 폭발방지기의 유지보수 관리는 주기적인 예방점검과 운전원의 모니터링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상용 조기경보 솔루션의 한계를 극복하고 발전소 내 타사 주기기에도 적용 가능한‘프리비전(PreVision)’솔루션을 개발했다. 

‘프리비전(PreVision)’은 플랜트 운전 데이터를 학습해 이상 징후를 감지해 조기 경보 알람을 울리고 고장 원인까지 진단하는 예측 진단 솔루션이다. 

이미 한국동서발전, 위례·하남·파주발전소 등 다양한 기업들이 해당 솔루션을 도입했다. 

해당 솔루션을 통해 예측진단을 통한 예방정비 실시로 약 35억원의 놀라운 재무성과를 달성하며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기도 했다. 

또 AI 기술을 활용한 운전 시나리오 분석으로 성능을 최적화하고 환경 유해 물질 발생이 약 30%가량 감소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이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량 예측 솔루션, 스마트 정비 솔루션이나, 태양광·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디지털 솔루션 확보도 검토 중이며 자체 개발한 가스터빈 솔루션을 김포 열병합 발전소에 공급할 예정이다. 

원단 수출 전문기업 세왕섬유는 섬유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일찍부터 공정별 자동화 설비를 구축해 왔다. 

다품종 대량 생산과 단납기를 요구받는 시장의 특성으로 재고관리와 생산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고 가동에너지의 손실 문제로 인해 염색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이에 세왕섬유는 사내 전산팀을 구성해 협력 업체의 재고와 생산관리를 통합하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염생 공정 요소의 데이터베이스(DB)화·최적 염색공정 예측 등 염색 가공 기술 및 설비에 IT를 접목한 염생 공정 최적화 도구를 현장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물량 납품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원가 및 물류비 절감에 기여해 생산효율을 높였다. 

아울러 염색 재현성은 높이고 불량률은 줄이는 등의 성과를 이루며 고품질의 지속 가능한 친환경 원단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현재 세왕섬유는 전체 설비 자동화를 기반으로 최적의 공정·물류 흐름을 제어하는 섬유산업 표준화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표준화 스마트 팩토리는 오는 2025년 완료할 예정이다. 

네이버·카카오 CI. /사진=연합뉴스


네이버, 카카오 등 IT기업들도 DX 사업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클라우드를 필두로 업무용 협업도구 네이버웍스, 기업 정보 시스템 ‘워크플레이스’, 파일 공유 서비스 ‘워크박스’ 등을 패키지로 구성해 기업 특성에 따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초대규모AI 기술과 클라우드·SaaS 비즈니스 간 시너지를 통해 네이버클라우드를 AI 전환을 이끄는 하이퍼스케일 기술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생성AI와 같은 초대규모AI로 기술 패러다임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 IT 산업을 대표하는 ‘팀 네이버’ 역시 초대규모AI 상용화를 주도해 누구나 활용 가능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에서도 경쟁력 있는 국내 초대규모AI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도 기업간거래(B2B) 사업 전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중심으로 DX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021년 6월 SAP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워크’와 SAP의 솔루션을 연계해 카카오톡처럼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손쉽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구축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영업, 구매, 생산관리 시스템 등 SAP의 다양한 업무 시스템을 카카오워크와 연계해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자사 기술 역량과 SAP의 스마트솔루션 노하우 결합은 고도화된 업무처리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1월 엑슨투를 인수·합병한 이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클라우드 개발·전략·인프라·디지털전환 부문을 총괄했다. 

광역자치단체도 예외가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경상북도는 도정과 지역사회 각 분야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가속한다.

경북도는 최근 디지털 기반 구축과 생태계 조성, 서비스 확산, 거버넌스 구축 등에 3조 2600억원의 투자 계획을 구체화했다. 

경북도는 기반 구축을 위해 데이터를 저장·유통·활용하고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현재 시범운영 중인 AI 챗봇 ‘챗경북’은 성능을 개선해 연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단계적으로 데이터를 구축해 산업 분야별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글로벌 메타버스 수도 경북’을 만들기 위한 초실감 가상현실 기반의 스튜디오 및 콘텐츠 연구거점, 데이터 센터 구축에도 나선다.

아울러 기업 디지털 전환지원센터, 스마트 임대공장 시범사업, 제조 AI 오픈랩, 소상공인 AI 서비스 로봇 지원, 전통시장·상점 맞춤형 디지털 기기 보급 확대 등을 추진한다.

또한 문화유산 디지털화, 디지털·콘텐츠 융합, 첨단콘텐츠 혁신클러스터 구축, 호국·애국 콘텐츠를 탑재한 메타버스 호국 메모리얼파크 조성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취약계층 디지털 기기 보급, 돌봄 맞춤형 플랫폼 구축, AI 기반 스마트 안전 체계 구축, 축산 ICT 융복합 확산,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조성, 디지털 특성화 대학원 확대 등에도 힘쓸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으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우리 산업 전반에 내재화하고 이를 통해 산업의 대전환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산업부는 AI 중심의 산업 디지털 전환 종합 전략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영진 산업부 제1차관은 “우리나라는 지난 산업화, 정보화 과정 속에서 특히 기업 리더들의 과감한 투자 결단과 노력을 통해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며 “4차 산업혁명, 기업 리더, 산업 현장 전문가들의 협업에 기반해 디지털 전환을 확산해 나간다면 글로벌 디지털 경쟁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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