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별세

향년 94세, 파리에서 오랜 투병
김성원 기자 2023-07-12 20:11:48
[스마트에프엔=김성원 기자]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밀란 쿤데라가 별세했다. 향년 94세.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2일(현지시간) 체코 공영방송 등을 인용해 "쿤데라가 어제 파리에서 오랜 투병 끝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밀란 쿤데라.  /사진=연합뉴스


1929년 체코 브르노의 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쿤데라는 공산체제였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교수 등으로 활동하면서 소설 '농담'과 희곡 '열쇠의 주인들' 등을 발표하며 국제적 명성을 쌓았다. 1967년 내놓은 '농담'은 체코슬로바키아 공산주의 정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았다.

1968년 민주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에 참여했던 쿤데라는 저서가 압수당하고 집필과 강연 활동에 제한을 받는 등 고초를 겪었다. 쿤데라는 1975년 탄압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했고 1979년 체코슬로바키아 국적을 박탈당했다가 2019년에야 국적을 회복했다.

그가 1984년에 내놓은 대표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한다. 국내에서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역사의 무게에 짓눌려 단 한 번도 ‘존재의 가벼움’을 느껴 보지 못한 현대인의 비극적인 삶과 사랑을 다뤘다. 쿤데라는 이 작품으로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오른다. 1988년 미국 영화감독 필립 카프만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쿤데라는 노벨 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으나 수상하지는 못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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