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낙숫물로 흐름을 만들었다...첫 돌 맞는 곽재선 회장의 KG모빌리티

박재훈 기자 2023-08-31 11:38:04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내달 1일이면 곽재선 회장 체제로 들어간 KG모빌리티가 첫 돌을 맞는다. 초기에는 쌍용자동차라는 익숙함을 벗고 새로운 KG모빌리티라는 이름이 회생을 견인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쏟아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돌아보면 기업회생의 달인이라 불린 곽 회장은 역시 '영리한 승부사'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토레스의 성공을 필두로 KG모빌리티의 사업 방향과 전략 등이 어우러진 그동안의 성과는 이같은 평가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KG모빌리티는 올 1분기 실적발표에서 흑자전환이라는 성적표를 당당하게 시장에 내밀었다. 3월22일 주주총회에서 쌍용차라는 이름 대신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하겠다는 결정은 책임지고 기업을 살리겠다는 출사표였는지도 모른다.

앞서 곽 회장은 비전테크데이에서 “시장 곳곳에 떨어진 낙숫물을 줍겠다”라고 말했다. 덩치가 큰 경쟁업체가 즐비한 시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지속적으로 잘하면서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의미가 담긴 발언이었다. 줍기 시작한지 1년도 되지 않은 낙숫물은 크지는 않지만 KG모빌리티라는 물길을 만들어 시장에 흐르게 했다.

박재훈 기자


KG모빌리티는 현재 내수와 수출에 걸쳐 월 1만대 수준의 안정적인 판매량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더해 KG모빌리티는 해외시장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흔히 보던 현대자동차나 기아가 진출하는 해외시장과는 결이 다르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KG모빌리티는 사우디, 베트남, 동유럽 등지를 공략 중이다. 곽 회장의 시장 빈틈찾기가 의외의 국가에서 싹을 틔우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베트남 공략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KG모빌리티는 최근 인수에 성공한 에디슨모터스와의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 무대로 베트남을 골랐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베트남의 푸타그룹과 MOU를 체결했다. 푸타그룹은 베트남에서 자동차 판매와 여객 운수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계약의 의도가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하고 베트남 시장 공략이었을지 알 수 없으나 몇 수 앞을 내다본 혜안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머지않아 가까운 미래에 베트남에 휴가를 간다면 KG마크가 선명한 전기버스를 볼지도 모르는 일이다.

전동화에 대한 준비도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서 KG모빌리티의 부스는 이 기업이 지향하는 전동화에 대한 답을 보여줬다. 당시 KG모빌리티의 부스는 이미 출시된 토레스를 제외하고 상당수가 개발중인 전기차로 구성됐다. 전시된 차량은 내달 출시를 앞둔 토레스 EVX를 포함해 F100, O100, KR10 등이었다.

전시차량들은 토레스의 디자인이 앞으로 패밀리룩이 될 것이라는 암시를 내비쳤다. 후발주자지만 전기차 시장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프로토타입의 디자인이었지만 기자가 우연히 주말에 찾은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북적되던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생소한 브랜드라고 생각하다 과거의 쌍용차라는 것을 알고 적잖게 놀라는 관람객을 볼 수 있었다.

KG모빌리티의 이같은 행보는 향후 기업의 사업성과 비전, 기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수순이라는 생각에서 기대가 큰 대목이다. 그 브랜드의 차를 보고 짓는 관람객들의 환한 표정에서 이 같은 기대가 현실이 될 날이 머지 않았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KG모빌리티는 지금까지 흔히 ‘르쌍쉐’(르노코리아, 쌍용자동차, 쉐보레)라는 이름으로 중견 3사에 속했다. 사명이 바뀐 지금 중견 3사중 가장 먼저 전기차를 내놓는 점도 눈여겨 볼 점이다. KG모빌리티는 이미 평택공장에 전기차 전용라인 설비를 구축하기도 했다.

회생의 발판을 다지고 첫 돌은 맞은 지금, 한국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축으로 자리매김 할 KG모빌리티의 도전을 응원한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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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유신
    박유신 2023-09-01 23:09:47
    첫돌 맞이 칼춤
    기자 얼굴 존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