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젠투펀드 피해자들, 신한투자증권 민·형사 집단소송 제기한다  

신한투자증권 사적화해 '거부'...전액 배상 받겠단 '의지'
12월 31일 이후 분쟁조정 및 민·형사 고소·고발 가능해
판매사-운용사 간 사기적 거래 정황…투자자 '착오' 필연
권오철 기자 2023-09-14 18:40:48
[스마트에프엔=권오철 기자] 1조원대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젠투펀드 피해자들이 최대 판매사인 신한투자증권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에 돌입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투자증권은 피해자들에게 원금의 일부를 배상하는 사적화해를 진행 중이지만, 다수 피해자들은 이를 거부하고 전액 배상 절차를 밟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4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2021년 젠투펀드 피해자들에게 원금의 40%를 가지급하면서 '올해 12월 31일까지 일체의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민원과 민·형사 고소·고발을 제기할 수 없다'는 부제소 조항을 넣었다. 

피해자들은 부제소 합의 기한이 종료되면, 내년 초 신한투자증권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는 것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젠투펀드 피해자모임 한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전액 배상을 원하고 있다"면서 "사적화해 거부에 이어 집단 소송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본사 전경.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젠투펀드 피해자들에게 통상적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배상비율산정 기준을 적용하는 사적화해 절차를 9월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분조위 배상비율은 통상 40~80%이지만, 실제로는 50~60% 선에서 배상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신한투자증권은 선지급 40%에서 10~20%를 추가 배상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이나, 피해자들은 나머지 60%를 모두 돌려받겠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한 피해자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금감원 분조위의 배상비율산정 기준은 투자 상품 위험에 대한 투자자의 자기책임을 따져서 감액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 집단인 금감원과 신한투자증권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역외 자산운용사와 그 금융상품을 허가·판매해 놓고, 막상 사건이 터지니 무지몽매한 투자자들의 자기책임을 묻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의문을 던졌다. 이어 "다시 말해, 엉터리 분조위 배상비율산정 기준을 적용해 사적화해를 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가"라고 했다. 

홍콩 소재 자산운용사 젠투파트너스가 설계한 사모펀드인 젠투펀드는 2018년 9월부터 판매되다 2020년 7월 총 1조원 규모의 환매중단 사태를 맞았다. 피해자는 개인과 법인을 합해 700여명에 달한다. 최대 판매사는 신한투자증권으로 4200억원 규모로 젠투펀드를 판매했다. 그 외 판매사는 삼성증권(1451억원), 우리은행(902억원), 하나은행(428억원), 한국투자증권(179억원) 등이다. 

이들 판매사는 2020년 9월 '젠투파트너스 판매사 공동대응단'을 꾸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에 젠투펀드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공동대응단은 젠투파트너스가 '사기적 부정거래'를 했다며 관련 자료를 금융위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판매사들이 젠투펀드를 판매하면서 해당 펀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피해자는 "판매사들도 모르고 판매한 사모펀드 상품을 일반투자자들이 어떻게 그 위험을 알 수가 있었겠나"라며 "판매사들의 권유에 의해 기망당한 것이 입증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판매사가 사기 또는 착오에 빠져 투자를 권한 경우, 필연적으로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판매사들와 젠투파트너스 간 사기적 부정거래는 애초부터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의 기회를 차단했고 이는 계약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금감원은 지난 2020년 6월 라임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에서 "운용사는 투자제안서에 수익률 및 투자위험 등 핵심정보를 허위 부실 기재하고, 판매사는 투자제안서 내용을 그대로 설명함으로써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며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및 전액 배상을 결정했다.

댓글

(13)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최신순 과거순 공감순
  • ❤ 심장우❤
    ❤ 심장우❤ 2024-01-06 20:45:52
    라임펀드관련해서 고소 고발도 포함해서 소송할려고하는데 소개좀 부탁합니다.심장우
  • 이미희💐
    이미희💐 2023-09-15 23:38:23
    지나가는 시민입니다.
    어머나!
    이리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었군요.ㅠ
    흡입력있는 기사글 통해 무슨상황인지
    짐작을 하며
    피해자분들이 받았을 크나큰 고충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모쪼록 조속히 해결되길 바랍니다.
  • 박용일
    박용일 2023-09-15 11:01:19
    기사 감사합니다.
    정말 너무 화가나고 답답한데 금융당국은 피해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것 같습니다.
    계속 좋은 후속기사 부탁드립니다.
  • 민규
    민규 2023-09-15 09:47:36
    금융이 바로서야 나라경제가 살아남니다.언제까지 악질 금융기업이 꼼수 편법으로 선량한 투자자에게 피해를 보는 상황을 끝내야 합니다.건전한 금융이도도록 이번기회에 악덕 기업의 악질적 만행에 철퇴를 가해야 합니다.
  • 신국미
    신국미 2023-09-14 21:29:56
    신한투자증권의 악질적 행위를 알려주셔서 감사하고
    속이 다 시원하네요. 우리은행채권100%이고 우리은행이 망하지 않는한 절대로 문제없다고 말하면서 젠투펀드 판매해서 이익챙길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원금의 50-60% 지불할테니 사적화해하라니요....
    정말 기가막히고, 어처구니없습니다.
  • 윤보라
    윤보라 2023-09-14 21:28:30
    투자 할 줄 알면 직접하지 신한같은 대기업에 맡기겠습니까! 이런 대기업에 사기를 당할줄이야..
  • 장상용
    장상용 2023-09-14 21:14:11
    신한은 직원들에게 내용파악도 제대로안된 엉터리펀드를 사기를 쳐서 판매토록하고 이제와서 사적화해니뭐니 하면서 소비자들을을 기망하고있는데 배후에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거 같습니다
  • charlene blue
    charlene blue 2023-09-14 21:06:23
    기자님의 정확한 정보에 근거한 개념있는 기사 잘 보았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자신들도 잘 모르는 사기펀드를수많은 고객에게 팔아 막대한 피해를 양산하고도 시간을 끌다가 3대펀드의 재수사가 결정되자 서둘러 사적화해를 제안하는데 오랜시간 자금이 묶여 경제적 심리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들은 이를 받아드일 수 없으며 오로지 한국투자증권이 실시한 원금전액배상을 요구합니다
    앞으로도 기자님의 추가기사와 거대금융사의 사기펀드 판매에 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이옥진
    이옥진 2023-09-14 20:37:58
    은행에서 소개하고 신금투에서 사기친 젠투펀드
    은행에서 사기를 맞을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환매중단 통보를 받은 날부터 제시간은 멈춰있고
    사업자금이라고 얘기했구.우리은행 망하지않으면 정확히 3년1개월에 나온다고 했는데...
    전 지금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데도 모든책임을 고객에게 미루고
    사적화해라니요?
    한때 신한은행 vip라 칭하더니
    이젠 전화한통 없습니다
    신한은행과 신한PWM의 연결고리
    어떤 데이터로 손님이 연계되는지?
    은행이라고 착각해서 속은 저포함한 젠투피해자들
    기자님이 신한은행 눈치보지마시고
    지금처럼 용기있는 기사부탁드려요
  • 이미성
    이미성 2023-09-14 20:24:47
    안타까운 기사 잘 읽었습니다.
    피해자들 분통터지겠네요.
    금융사들 정말 나쁘다!
    가뜩이나 살기 힘든데
    빨리 원금 다 돌려받고 위로금도 받으세요.
  • 진귀선
    진귀선 2023-09-14 20:18:33
    이 기사를 읽고 피해보고 계신 분들 많은 힘을 내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고 앞으로도 긴 싸움이 될지도 모르지만 반드시 진실이
    밝혀지리라 믿습니다.
  • 김윤중
    김윤중 2023-09-14 20:13:04
    권기자님의 보도에 힘을 얻습니다.
    저는 신한은행에 예금을 하려고 갔다가 은행직원이 신한금투에 연락해서 젠투펀드에 묶였습니다. 은퇴자금인데 그들에게 낚인거죠. 자기네들도 잘 모르는 상품을 고객을 유인, 사기쳐서 자기네들끼리 인센티브 받고 돈잔치 했겠죠.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책임을 지고 100% 보상하며 고객을 보호했는데 이 파렴치한 기업은 여전히 고객을 생각하는 척하며 미꾸라지 같이 빠져나갈 궁리만 합니다. 그동안 정신적, 물질적으로 고통받은 것은 전액보상을 받는다 해도 모자랍니다. 이런 반사회적 기업은 징계가 답입니다.
  • 30ys(북한산)
    30ys(북한산) 2023-09-14 19:52:48
    적확한 지적과 핵심 내용이 축약된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금융감독 당국과 주요 금융기관들,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결국은 지들만 믿고 모든 것을 맡기는 국민들만 이래저래 피해자 만드는 우리나라 금융업계의 근본적 문제점입니다. 철저하게 명명백백 밝혀서 국민적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