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재계 5위 탈환 속도…‘롯데케미칼·롯데쇼핑’에 달렸다

핵심 계열사 롯데케미칼·롯데쇼핑 등 실적 따라 성패 좌우
롯데케미칼, 3분기 흑자전환 가능
롯데쇼핑,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오픈…베트남 시장 진출 본격화
신동빈 회장 직접 나서 그룹 쇄신 강조
신종모 기자 2023-09-22 11:21:47
롯데그룹이 13년 만에 재계 6위 자리로 밀려난 가운데 지주사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를 구체화했다. 롯데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을 통해 5위 자리 탈환을 준비 중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으로 약 8조원 늘면서 5위 수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포스코그룹의 자산총액 증가에 못 미치면서 순위가 뒤바꿨다. 당시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 등 계열사의 부진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롯데쇼핑은 지난 2017년부터 5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베트남(‘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 눈을 돌려 반전을 꾀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이 베트남에서 선보이는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인 만큼 동남아 시장 진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지주의 자금줄을 책임지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에서 롯데쇼핑은 유통에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들 계열사의 실적에 따라 그룹 내실 다지기는 물론 5위 탈환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부분에서 큰 입지를 자랑한다. 범용 석유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원료·지역 다각화, 생산체제 수직계열화 등을 기반으로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6년 롯데정밀화학을 인수를 통해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 부생수소를 활용한 수소 공급망 구축 등 첨단소재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유통부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롯데쇼핑은 백화점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최근 백화점을 중심으로 명품에 대한 수요가 유지되고 패션과 화장품 소비가 증가해 수익이 창출되고 있다. 

특히 이들 계열사가 올린 배당금 수익은 1045억원 규모이며 이는 전체 배당금 수익의 70% 이상을 담당한다. 롯데지주는 이들 배당금 수익으로 움직인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이 롯데지주의 자금줄은 물론 그룹 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들 계열사에 실적에 따라 그룹 순위가 바뀔 정도”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3분기 흑자전환 가시화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은 지난해 각각 3183억원, 3187억원 등의 순손실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롯데쇼핑은 6년 연속 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액 5조24억원, 영업손실 77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과 유가 및 원료가 하락에 따른 역래깅 효과가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인수한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가 연결손익에 반영돼 롯데케미칼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하반기에도 어려움 예상되지만 수익성 제고를 위한 운영 최적화와 포트폴리오 개선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오는 2030 비전 달성을 위한 전지소재사업, 수소에너지 및 리사이클사업 등 미래사업의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도 롯데케미칼이 중국 경기부양 정책 등에 힘입어 3분기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면서 석화 제품 수요가 복원됐다”며 “지난 4월∼6월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수요 효과가 없어지면서 영업 적자 폭이 다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이 3분기에는 5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효과가 스페셜티 소재 부문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나프타분해설비(NCC)에 사용되는 원료인 나프타와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상반기보다 하락하는 등의 요인이 호재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사진=롯데쇼핑


롯데쇼핑, 베트남서 반전 노린다 

롯데쇼핑은 유통산업의 저성장과 궤를 같이하며 대부분의 채널에서 실적이 부진했다. 해마다 손상차손이 발생해 지난 2017년부터 5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롯데쇼핑은 당장 실적이 개선이 힘들다고 판단하고 중장기 실적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략을 구체화했다. 

롯데쇼핑은 6대 핵심 전략을 통해 사업부별 시너지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에 대응해 ‘고객의 첫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비전 달성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6년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6대 핵심 전략은 기존 사업부 혁신을 중심으로 한 ‘핵심상권 마켓리더십 재구축’, ‘대한민국 그로서리 1번지’, ‘e커머스 사업 최적화&오카도 추진’, ‘부진 사업부 턴어라운드’, 신규 성장 동력을 고려한 ‘동남아 비즈니스 확장’, ‘리테일 테크 전문기업으로 전환’ 등이다.

아울러 롯데쇼핑은 주주 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핵심 전략을 중심으로 실적을 개선시켜 배당을 증가시키고 주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실적 목표 제시 및 주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다양하게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롯데쇼핑은 베트남에서 해답을 찾을 방침이다. 롯데쇼핑가 선보이는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중심으로 동남아 진출에 시작을 알린다. 

롯데쇼핑은 이날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그랜드 오픈한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 7월 28일 연면적 약 35만 4000㎡(약 10만7000평) 규모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프리 오픈한 바 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쇼핑몰,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롯데그룹의 다양한 콘텐츠를 한데 모은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다. 프리 오픈을 통해 주요 시설들이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이후 약 두 달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그랜드 오픈하는 것이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하노이 최대 호수이자 주요 관광지인 서호(西湖) 인근에 들어서는 대형 복합단지일 뿐 아니라 쇼핑몰과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다양한 쇼핑과 문화 콘텐츠를 한 곳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 또 베트남에서 호감도가 큰 기업인 롯데가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점도 주목 받았다. 현재 현지인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쇼핑과 휴식, 문화체험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통해 한국문화에 대한 호감도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컬처' 인기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시범운영 기간 동안 패션, 뷰티, F&B 등 전 상품군에 걸쳐 유치한 총 36개의 한국 브랜드 중 6개가 매출 상위 10개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어린이 실내 놀이터 '챔피언1250'을 비롯해 패스트푸드 전문점 '롯데리아', 즉석떡볶이 전문점 '두끼', 주방용품 브랜드 '락앤락', 패션 브랜드 '엠엘비' 등이 매출 상위를 차지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백화점, 마트 등 롯데 유통 계열사뿐 아니라 호텔, 월드, 건설, 물산 등 롯데그룹의 모든 역량이 총집결된 프로젝트인 만큼, 베트남에서 롯데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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