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포스코홀딩스 본사 포항 이전…성남 위례지구에 부지 매입 계획 추진

수도권 ‘분원’, 포항 ‘본원’보다 약 20배 이상 커
포스코홀딩스, 지난 7월부터 용지 확보 추진
단독 입찰로 재공고 진행…다음 달 11일까지 재신청 접수
범대위·포항시의회, 수도권 분원 조성 계획 변경 요구
신종모 기자 2023-09-25 11:41:43
포스코홀딩스가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서 포항으로 이전을 최종 확정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3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포스코홀딩스 본사를 포항으로 이전하고 미래기술연구원 본원도 포항에 두기로 했다. 그러나 포스코홀딩스는 본원보다 약 20배 이상 규모가 큰 수도권 분원 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성남시 위례지구에 용지 확보를 마련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포스코그룹


2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7월부터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분원 후보지로 부지면적 1만7000여평, 공급가격 5300여억원 규모의 ‘성남시 위례지구 도시지원시설용지 기업추천 대상자 선정사업’에 공모신청을 추진 중이다. 

1차 공모신청 결과 포스코홀딩스의 단독 입찰로 유찰돼 현재는 재공고가 진행 중이다. 오는 10월 4일부터 10월 11일까지 재공모신청 접수가 완료되면 포스코홀딩스가 공모사업에 선정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4월 미래기술연구원을 경북 포항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부지 내에 개소했다. 

미래기술연구원은 포스코그룹 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로서 인공지능(AI), 이차전지소재, 수소·저탄소 에너지 분야 3개 연구소 체제를 통해 철강을 포함한 그룹의 미래 신성장 육성을 위한 기술전략 수립을 총괄한다. 앞으로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본원은 포스텍, RIST, 방사광가속기 등과 연구인력 5000여명 등 포항 내 연구 인프라 및 핵심 인력들과의 연구, 학술 교류 등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만 놓고 본다면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분원이 포항 본원보다 약 20배 이상 크다.

포스코홀딩스의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본원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의 연구동을 임대·리모델링해 개원했다. 그런데도 대규모 수도권 분원을 신규로 조성한다는 것은 포항 본원과 수도권 분원의 기능을 바꾸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포스코그룹의 이전 이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지난 2011년 인천 송도에 2만5000여평의 부지에 포스코 글로벌R&D센터를 구축하며 철강관련 우수인력을 포항시에서 인천송도로 옮겨갔다. 이후 포스코인재창조원까지 지역을 떠나게 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관계자는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분원 성남시 위례지구에 용지 확보 추진 계획은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고 말했다. 

범대위·포항시의회 “수도권 분원 조성 계획 즉각 중단 촉구”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와 포항시의회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경영진에게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고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분원 조성 계획 변경을 요구했다. 

범대위는 지난 24일 포항에서 김정재·김병욱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만나 포스코홀딩스가 성남시 위례지구에 미래기술연구원 부지를 매입하려는 계획을 철회하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범대위는 “미래기술연구원이 약속대로 포항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포스코의 위례지구 재입찰 계획을 앞장서 저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앞서 범대위는 지난 11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기술연구원 부지 위례지구 재입찰 계획 철회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포항시의회도 포스코홀딩스가 지역사회와의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추진 중인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분원 조성 계획을 즉각 중단으로 요청했다. 

포항시의회 관계자는 “이번 수도권에 대규모의 연구원을 조성해 포항의 우수 연구인력을 수도권으로 이전시키는 행위는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 대응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지방시대에도 역행하는 행위”라며 “포스코그룹과 포항시 상생발전을 염원하는 포항시민의 기대를 배신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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