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까지 합세한 400조원 규모 ‘로봇 사업’…5파전 양상 전개

‘한화로보틱스’ 지난 4일 공식 출범
김동선 전략담당 전무 지휘봉…경영능력 검증 실험대
삼성·현대차·LG·두산 등 로봇 사업 본격화
신종모 기자 2023-10-09 22:32:21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두산 등이 미래 신성장동력인 로봇 사업을 낙점하고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한화도 가세하면서 로봇 시장의 판이 커질 전망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로봇 전문 기업인 ‘한화로보틱스’가 지난 4일 공식 출범했다.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로보틱스는 ㈜한화 모멘텀 부문의 자동화(FA) 사업부 중 협동로봇, 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 사업을 분리했다. ㈜한화가 68%, 호텔앤드리조트가 32% 지분을 보유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음식 조리와 시설 관리, 보안 업무 등 사업장 곳곳에서 로봇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공동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임원이 지난달 판교 한화미래기술연구소에 방문해 협동로봇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화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산업용 협동로봇뿐아니라 고객을 직접 응대할 수 있는 서비스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해 라인업을 늘려갈 방침이다. 

앞서 한화로보틱스는 지난달 독일 하노버 공작 기계 전시회에서 협동로봇 신제품 HCR-14를 처음 선보였다. 이 로봇은 최대 무게를 14kg까지 늘렸으며 구동 범위도 1420㎜로 확대했다.

이외에도 건물관리 로봇 등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제품 출시, 3D 산업과 같이 위험성이 크고 인력난이 심한 분야의 로봇 대체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한화로보틱스는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30곳 이상의 거점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약 1조원에서 지난해 2조2000억원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오는 2025년에는 6조45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푸드테크는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올해 약 40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전략담당 전무가 한화로보틱스의 전략 기획 부문을 총괄한다. 맏형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함께 경영능력을 검증하는 실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선 전무는 “한화로보틱스를 통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사명감을 갖고 푸드테크, 보안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4족 보행로봇 '스팟(SPOT)'이 현장의 가스 밸브 개폐를 조작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로봇 사업 패권 놓고 경쟁 치열 불가피 

한화보다 앞서 로봇사업에 뛰어든 삼성, 현대차, LG, 두산 등은 일찌감치 사업을 본격화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4일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시설자금 289억원과 운영자금 300억원 등 총 59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노인 운동을 돕는 기능을 갖춘 ‘시니어 케어’ 특화 로봇에 집중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부터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 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조직을 강화해 로봇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로봇 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사업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지난 2012년 6월에 미국의 유명 로봇 제조사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최종 인수하며 로봇 사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로봇 회사 인수에 이어 현대차그룹은 그해 9월 산업 현장의 위험을 감지하는 ‘공장안전서비스 로봇’을 기아 광명공장에서 첫 시범 운영했다. 이 로봇은 4족보행 로봇 ‘스팟(Spot)’에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AI 프로세싱 서비스 유닛’을 접목시켜 완성됐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미래 신사업과 직간접적인 연계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고도의 AI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로봇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설립했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개사는 지난해 8월 로봇 AI 연구소에 총 4억2400만달러(약 5712억9800만원)를 출자했다. 

LG전자는 지난 2017년 로봇 기업 SG로보틱스에 지분투자를 했다. 이듬해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첫해 산업용 로봇 제작사인 로보스타 경영권을 인수하며 로봇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엔젤로보틱스, 로보티즈, 아크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에 투자하면서 사업을 강화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019년 로봇산업센터를 신설했으며 지난해에는 조직개편에서는 비즈니스 솔루션(BS)사업본부 내 로봇사업담당으로 이관했다. 지난 2020년 초에는 ‘LG 보스턴 로보틱스랩’을 설립하기도 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3월 로봇과학자로 유명한 데니스 홍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교수를 자문역으로 영입한 바 있다. 

LG전자는 고객 서비스형 로봇을 바탕으로 산업용 로봇까지 통합 로봇 솔루션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유가증권시장(KOSPI)에 주식 상장을 완료하고 협동로봇 종합솔루션 기업으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업계 최고 수준의 힘 감지력, 충돌 민감도 등 고도화된 기술력, 업계 최다 라인업(13종), 탄탄한 해외 세일즈 네트워크 등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4위(중국 제외)를 달성했다. 제조, 식음료(F&B),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솔루션을 발굴함으로써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앞서 진행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국내 대형 투자기관, 해외 유명 대형 펀드 등이 참여해 약 63조원이라는 올해 최대규모 딜을 확정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공모자금을 자율주행로봇(AMR), AI 등 관련기업 인수합병(M&A) 및 지분투자, 생산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 해외영업 강화 등에 사용함으로써 세계적인 협동로봇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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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맑고 큰 일교차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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