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창립 55년 만에 '첫 파업' 위기…노조 "박태준 회장 정신 계승해야"

노사, 20차례 협상 노력에도 임금·단체협약 교섭 결렬
사측 “교섭 타결 위해 지속해서 대화 이어갈 계획”
노조, 최정우 회장 일갈…고 박태준 회장 정신 계승 필요 지적
신종모 기자 2023-10-12 10:28:44
포스코 노사의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또다시 결렬되면서 55년 만에 파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포스코 노사는 그동안 20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 노동조합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리더십 부재로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포스코그룹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사는 지난 5일 밤까지 실무 및 본교섭을 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노사는 지난 8월 23일 노조 측의 교섭결렬 선언으로 약 한 달간 임단협 교섭이 중단됐다가 지난달 21일 교섭을 재개했다.

포스코 측은 노조를 달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휴일인 지난 3일 실무협의를 진행했으며 4일과 5일에도 진행된 교섭에서 사측은 기본임금 인상 16.2만원(베이스업(Base Up0 9.2만원 포함), 일시금 600만원(주식 400만원, 현금 1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등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달 21일 재개된 교섭에서도 기본임금 15만원, 주식 400만원 1:1 매칭, 격주 주 4일제, 구내식당 중식 무료 제공, 정년퇴직자 70% 고용연장(재채용 확대) 등 임금성 안건 17건을 제안한 바 있다. 특히 지난 5일 교섭에서는 실무협의 내용과 직원 정서를 고려해 기존안에 더해 최근 10년내 최고 수준의 진전된 안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사측은 유연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한 격주 주 4일제 도입을 즉시 시행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교섭에서 쟁점이 됐던 PI(Productivity Incentive)제도 신설을 포함한 경영성과금 제도 개선, 직무급제 도입, 복리후생제도 개선 관련해서는 노사합동 태스크포스(TF) 구성 등도 포함됐다. 

포스코 노조가 지난 10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고 박태준 회장 묘소에 참배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노조


포스코 노조, 교섭 결렬 선언…파업 강행 수순

노조 측은 “노조의 목표는 임금·복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최초 제시안과 달리 절충 조건을 내놨지만 사측이 이를 거부했다”며 “자사주 100주, 기본급 인상 13.1% 등의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어 “사측에서 주장하는 16.2만원 기본임금 인상은 협상의 결과물이 아닌 호봉 상승에 따른 자연 상승분 7만원이 포함돼 있다”면서 “실질적으로 9.2만원 인상을 괴이한 방법으로 눈속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섭 과정 전반에서 나타나지만 격주 주 4일 제의 경우도 사실상 주 40시간은 동일하고 시간의 분배를 달리하는 것뿐이기에 조삼모사(朝三暮四)에 불과하다”며 “아울러 포스코 경영진이 스톡그랜트로 포스코 주식 2만7030주를 가져간 상황에서 조합원들도 성과를 같이 이뤄냈기에 노조가 요구한 주식 100주 지급은 전혀 과한 요구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번 교섭결렬은 최정우 회장의 리더십의 부재이며 ‘청렴’, ‘솔선수범’, ‘노동자와 국민을 위한 헌신’ 등을 강조한 고(高) 박태준 초대회장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10일 오후 박태준 회장 묘소를 참배하고 조정 신청 입장을 표명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앞서 노조는 최근 포스코 창립 이래 처음으로 중앙노동위원회에 단체교섭 조정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박태준 초대회장께서는 직원들이 회사 성공에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해 사원 주택단지 조성, 교육재단 설립 등을 했다”며 “또 회장께서는 포스코 주식을 단 1주도 보유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노조는 또 “회사 설립의 종잣돈이 조상들의 피의 대가였다는 사실과 지역사회의 이해와 협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포스코는 있을 수 없었다”면서 “초대회장께서 물려주신 포스코의 정신적 유산”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현재 포스코 경영진은 현재 시가 135억(2만7030주)이 넘는 무상 주식 잔치, 비상경영을 외치며 본인들 임금은 직원 대비 수배에 달하는 임금 인상률 적용, 국민기업, 제철보국을 스스로 저버리며 국민과 지역사회를 외면하는 등 포스코 정신이 후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초대회장께서는 공정률이 80%나 되는 발전 송풍 설비의 부실공사를 발견하시고서는 망설임 없이 폭파 지시를 내리셨다”라며 “노조 역시 초대회장께서 폭파 지시를 내렸던 그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무책임한 경영으로 직원과 국민 그리고 지역사회를 외면하는 포스코 경영진을 지켜볼 수 없다”라며 “국민기업 포스코가 다시 위대해지길 바라는 전 국민적 염원을 담아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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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맑고 큰 일교차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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