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홀린 김치”...CJ제일제당·대상 북미시장 공략

홍선혜 기자 2023-10-18 09:55:03
김치가 해외 밥상을 점령하고 있다. 특히 북미지역으로 수출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특유의 향과 김치의 매운맛이 서양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아 보이지만 이들 사이에서 김치가 건강에 좋다는 소문이 돌면서 인기가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법정기념으로 지정된 김치의 날 (11월 22일) 이 최근 미국에서도 추진되고 있으며 이미 아르헨티나, 브라질, 영국 등 에서는 김치의 날이 법적으로 제정된 상태다.

외국인이라면 호불호 반응이 확연히 갈리는 맛임에도 불구하고 김치의 인기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효능에 있었다. 김치는 김장 후 바로 먹기도 하지만 숙성시켜 먹는 발효식품이다. 

 비비고 플랜테이블 김치 / 사진=CJ제일제당


세계김치연구소에 따르면 6개월 이상 저온 숙성된 묵은지에서 바이러스 저항성이 뛰어난 김치 유산균 페디오코쿠스 이노피나투스가 발견됐다. 이 균은 과거 침입했던 바이러스 유전 정보를 저장하고, 향후 유사한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그것을 파괴하고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이밖에도 김치는 다수의 유익한 균과 낮은 칼로리로 해외 다이어터들과 비건인들에게도 인기 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김치 수출액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2016년 7900만 달러(1069억 3440만 원)에서 2021년 1억 6000만 달러(2165억 7600만 원)로 5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2021년 김치 수출액은 1억 5990만 달러(2165억 460만 원)로 집계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수출 대상국도 2011년 61개국에서 2021년 89개국으로 확대됐다. 2022년에는 일부 줄어든 1억 4100만 달러(1908억 8580만 원)를 기록했다.

국내 대표 김치 브랜드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와 대상의 종가는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김치 수출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종가 김치는 미주와 유럽, 대만과 홍콩 등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50여 개 국가에 진출해있으며 CJ제일제당 해외 김치 수출국은 일본, 유럽연합,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미국 등이다.

향후 이들 기업이 더욱 힘줄 국가는 북미(미국, 캐나다)권으로 점쳐진다. 비비고 김치는 북미 지역의 상반기(1~6월)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증가했으며 작년부터 특허 받은 수출용 제품 포장용기를 적용해 ‘비비고 단지김치’ 로 리뉴얼 했다.

이는 회사 측이 북미권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CJ제일제당만의 기술력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비비고 단지김치는 발효식품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가스, 효모 등의 문제점들을 기술적으로 제어하고 신선도를 유지시킨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향후 비비고 단지김치 수출량을 더욱 높이고, ‘비비고 플랜테이블 김치’의 라인업을 확대해 해외 진출국을 늘려 한국의 김치를 세계에 알릴 방침”이라며 “구체적으로는 북미(미국, 캐나다)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향후 미국 내 7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대형 아시안 식품 유통업체에 입점할 계획이며, 이를 기반으로 메인스트림 시장까지 진출하고자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상은 상위 5개국 매출액 성장률 (2019년 대비 2022년 매출액 비교) 중 미국이 약 270%로 1위를 차지하며 미국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대상 LA공장 관계자 이미지. / 사진=대상


회사는 그 동안 미국 내 다양한 유통채널에 종가 김치를 판매해 왔다. 2019년부터 미국 내 종가 김치의 수요가 늘어나며 서부와 중부지역의 메인스트림 유통채널까지 입점 점포가 확대되면서 수출액이 더욱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앞으로도 대상은 미국 현지 메인스트림 채널 내 입점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상반기에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대상 LA공장을 짓기 위해 회사는 총 대지 면적 1만㎡(3000평) 규모에 현재까지 약 200억 원을 투자했다. 공장에서는 연간 2000 톤의 김치 생산이 가능하며 이를 위한 제조라인과 원료창고 등 기반시설을 세웠다.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생산 설비를 갖춘 국내 식품기업은 대상이 유일하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도 LA공장을 방문해 김치 제조공정을 살펴보고 김치세계화를 위한 현지화 전략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 현지시간 지난 12일 김 사장은 현장에서 “전 세계 100여국에 수출되는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김치는 이제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식품”이라며, “특히 미국은 한국 김치 수출 2위 국가로 미국 현지인의 김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9월 기준 대미 김치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40%이상 증가한 3,060만 달러로 이미 지난해 대미 김치 수출액인 2,910만 달러를 훌쩍 넘었다”며, “앞으로도 한국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해외에 널리 알리는 글로벌 ‘김치의 날’ 제정 확산과 함께 품질 고급화, 해외마케팅 등의 지원 확대로 김치 종주국 위상 제고와 김치 세계화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상은 순차적으로 자동화 설비 및 시설을 확충해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사업 연간 매출액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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