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효과' 실종?...면세업계, 방한객들에도 웃지 못했다

홍선혜 기자 2023-10-24 10:02:42
엔데믹에 접어들고 증국이 6년 5개월여 만에 빗장을 풀었다. 펜데믹 후 부진했던 국내 면세업계는 유커(중국 단체관광객) 맞이에 기대감이 컸지만 예상과 다르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 관광객 수는 443만 796명으로 지난해 81만 172명대비 5배 이상 급증했다. 면세점 이용객 수도 늘어났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면세점 이용객은 206만 3989명으로 펜데믹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의문인 점은 이용객수가 늘어난 것에 비해 매출은 반비례 했다는 것이다. 올해 8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1366억 전년 동기 1조5701억원 대비 27.6% 감소했다. 

지난 9월 16일 오전 6시 38분 인천공항 모습. / 사진=홍선혜 기자


구체적으로 줄어든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현대면세점이 47.1%, 롯데면세점은 38.6%, 신라면세점은 33.6% 신세계면세점은 15.9% 하락했다.

문제는 불안한 국제 정세와 중국인의 변화된 소비 트렌드, 면세업계의 줄어든 다이공(보따리상) 송객수수료 등에 있었다. 

우선 송객수수료의 경우 다이궁에게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면세업계는 40~45% 수준의 혜택을 부여하면서 치열한 출혈 경쟁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정상화 되면서 송객 수수료가 30% 수준으로 인하됐다. 다이궁 입장에서는 할인율이 낮아짐 셈이니 예전처럼 다량으로 구매하는 이들이 확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젊은 층들 사이에서 자국민 제품을 이용하는 '궈차오(国潮, 애국소비)'의 소비트렌드가 자리하면서 수입제품 보다는 중국제품이 품질이 더욱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시장 조사기관 아이미디어 리서치의 중국 MZ세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6%가 애국소비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대답했다. 중국 관광객에 의존도가 높은 국내 면세업계는 궈차오의 타격을 피해갈 수 없었다.

중국 경제 침체와 국내 물가가 오른 탓도 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중산층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1이 최근 경기 침체와 정치 상황 등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을 떠날 의향이 줄었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한국의 물가가 부담스러워 쇼핑을 하더라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로드샵, 올리브영 등에서 쇼핑을 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실제 중국이 한국행 단체관광객 허용을 발표한 지난 8월 10일부터 약 두달 만에 명동의 6개 매장에서 중국인 매출이 약 90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업계관계자는 “중국 경기 침체로 유커들이 몰려와도 예전만큼 수요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쇼핑보다는 관광목적인 방한객들이 늘어났고 자국민 제품을 이용하는 궈차오 소비 문화로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제품을 많이 이용하지 않는 경향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지 유커 효과는 미비하지만 4분기부터는 점차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