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까지 품으려는 큐텐…시너지는 글쎄

홍선혜 기자 2023-10-31 10:25:24
IPO(기업공개)에 실패한 11번가의 매각설이 다시 나돌고 있다. 최근 11번가의 모기업인 SK스퀘어는 큐텐과 공동 경영하는 방안을 두고 막판 협상을 진행 중 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큐텐이 인수한 티몬과 위메프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큐텐이 입점 셀러들에게 수개월째 대금 정산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연내 상장을 목표로 내걸었던 11번가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11번가는 지난 2018년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회사는 5년 내 IPO를 약속했고 마지노선은 올해 9월이다. 기간 내 상장하지 못하면 투자금에 연 8% 이자를 붙여 상환해야한다.

구영배 큐텐 대표. / 사진=큐텐


하지만 11번가의 IPO상장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로 인해 회사는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투자금을 밷어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SK스퀘어는 11번가의 투자유치 방안을 여러 가능성을 두고 고려중이며 그 중 가장 유력한 것은 싱가포르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에게 매각하는 방안이다.

큐텐은 현재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연합을 구성해 이커머스 공룡 쿠팡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 이달 초에는 11번가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위한 실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늦어도 연내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11번가가 큐텐의 손에 들어가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일지는 의문이다. 인수 5개월이 된 현 시점에서 티몬과 위메프의 앱(애플리케이션) 월간이용자수(MAU)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가 분석한 위메프의 월간이용자수는 지난 9월 기준 약 288만명으로 올 1월 412만 명 대비 30% 이상 급락했으며 티몬역시 같은 기간 357만명 대비 11.5% 줄어든 316만명을 기록했다.

아울러 큐텐은 정산지연 논란에 입점 셀러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는 중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큐텐은 효율성을 위해 지난 5월부터 정산일을 한 달에 1번으로 변경했으나 정산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셀러들이 속출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자들이 소통하는 카페에서 큐텐의 정산지연에 대한 호소의 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3개월 동안 정산을 제대로 받지 못했거나 출금신청 후에도 계속해서 정산이 지연돼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더불어 큐텐은 한국 기업이 아닌지라 셀러들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메일을 통해 소통을 해야했고 명쾌한 답변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큐텐셀러들은 이러한 문제가 지속된다면 큐텐이 인수 한 티몬,위메프등의 셀러들 역시 불편함을 그대로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큐텐이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몸집 키우기만 급급해 재무건성이 악화됐다는 분석과 11번가가 투자금을 상환하고 다시 기업공개를 추진 할 것이라는 전망도 거론되고 있다.

SK스퀘어는 큐텐에게 11번가 지분과 경영권을 모두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 공동 경영하는 방안을 두고 막판 협상을 진행 중 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11번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큐텐이 11번가를 인수하게 된다면 이커머스 업계 3위로 올라설 수 있다. 통계청과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은 ▲쿠팡 24.5% ▲네이버 23.3% ▲신세계(SSG닷컴+G마켓) 11.5% ▲11번가 7.0% ▲롯데온 4.9% ▲위메프 3.9% ▲티몬 2.8% 등이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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