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급물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인수자 물색과 경쟁력 약화 우려 잠재워야

아시아나항공이 2일 대한항공과의 합병에 있어 9부능선인 화물사업 매각을 가결시켰다. 이로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길었던 합병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지난 30일 결론을 짓지 못하고 정회했던 화물사업매각 논의를 2일 재개했다.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5명중 3명의 찬성표가 나오면 가결이 나와 요건이 완화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배임에 관한 이슈와 노조의 반대, 사외이사 중 1명인 윤창번 김앤장 고문의 이해충돌 논란 등이 불거져 결정은 2일로 미뤄지게 됐다.

이날 이사회는 참석 이사 5명 가운데 찬성 3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해당 안건을 가결 처리했다.

이번 이사회 결과를 기다렸던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EU 집행위가 제기해왔던 '유럽 화물 노선 경쟁 제한 우려'가 해소됐으며,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가결이 EU집행위의 즉각적인 승인을 뜻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아시아나항공 노조 측의 반대의견도 조율이 필요할뿐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의 부채를 소화할만한 인수자 물색도 진행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노조(일반노조)와 다수 조종사노조인 조종사노조(APU), 소수 조종사노조인 열린조종사노조 등은 화물 사업을 다른 항공사에 넘기는 방식의 매각에 있어 고용 불안 등의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대한항공은 이에 대해 화물사업을 매각하고 인수하는 측이 고용 유지와 처우 개선할 수 있게 지원한다는 방침을 논의 했다. 다만, 인수할 국내 항공사가 뚜렷한 윤곽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EU 집행위의 승인이 떨어진다고 해도 아직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이 남아있기 때문에 슬롯을 내놓거나 화물 사업 매각과 같이 '제 살깎기'와 같은 타격을 감수해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자생이 불가해진 상황 속에서 대한항공과의 합병은 불가피하나, 결과적으로 두 항공사의 합병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가결 내용이 담긴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