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첫날…이복현 "100여개 종목, 무차입 공매도 대상 확인"

신수정 기자 2023-11-06 18:07:32
김주현 금융위원장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금융위원회 브리핑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위원장 옆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다음 브리핑을 대기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은 내년 6월 말까지 이어지는 증시 상장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 전면 금지를 6일 시행한 가운데,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불법 공매도(무차입 공매도) 문제를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불법 공매도 문제를 제대로 시정하지 않으면 증시 신뢰 저하뿐 아니라 공정한 가격 형성에 대한 우려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에서 주요 기관투자자의 무차입 불법 공매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계속 제기돼왔다”며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한 사이, 개인 투자자를 비롯해 문제 제기된 것들에 대해 전향적으로 전문가와 논의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추진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회계법인 CEO 간담회’ 직후 백브리핑에서 ‘ 공매도 금지 조치가 총선용 정책이 아니냐’는 질문에 “선진적 공매도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입장을 전했다. 

이 원장은 “증권시장 안정과 정상 가격 형성을 위해 공매도를 금지할 수 있다”며 “현재 코스피·코스닥을 가리지 않고 100여개 종목이 무차입 공매도 대상이 된 것을 확인했다.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공매도 금지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세조종에 대해 거래소와 협조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금지하면 적절하지 않은 방법으로 시세조종하는 세력이 있을 수 있는데,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내부제보자라든가 불법 조력했더라도 제보하면 억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노력 중”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선  중장기적으로는 공매도 금지에 따른 외국인의 증시 이탈 가능성을 제기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증시는 원래 바닥에서 올라가는 상황인데 공매도를 금지하면서 외국인이 숏포지션 줄인 동시에 숏커버링에 나서는 효과 때문에 주가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이 매수 우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공매도 전면 금지가 시행된 당일 코스피 종가는 전장보다 5.66% 상승한 2,502.37로 집계됐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장보다 7.34% 상승한 839.45로 장을 마쳤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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