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기록한 GC녹십자..."내년부터 '헌터라제'로 반등 노린다"

GC녹십자, 누적 매출액 1조2217억원으로 전년비 6%↓
'헌터라제' 수요회복 및 'IVIG-SN' 품목 허가로 반등
mRNA 플랫폼 기술, 다양한 치료 영역 확대
황성완 기자 2023-11-09 11:35:11
GC녹십자가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전통 강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시장에 다시 진입하는 등 경쟁사 이슈와 GC녹집자 자사 제품인 '헌터라제' 수출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내년부터는 실적 전망이 다시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 헌터라제 수요회복과 IVIG-SN 10%가 미국에서 무난하게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GC녹십자 본사.

GC녹십자, 3분기 영업익 328억원...전년비 32.8%↓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2217억원, 영업이익 4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 58.7% 감소했다.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3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8억원과 비교해 32.8% 감소했다. 3분기 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순이익도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둔 순이익은 713억원이다.

GC녹십자가 이같은 실적 악화를 기록한 원인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다시 백신시장에 뛰어들고, 경쟁사가 증가한 것이 꼽힌다. 또한, 자사가 수출하는 헌터라제 부진도 한몫했다.

헌터라제란 순수 국내 기술만으로 탄생한 헌터증후군(2형 뮤코다당증) 치료제다. 헌터증후군이란 남아 10만~15만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한다고 알려진 희귀질환으로, 골격이상, 지능 저하 등 예측하기 힘든 각종 증상들이 발현되다 심할 경우 15살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기도 한다. 국내 환자수는 약 70-80명으로 알려져 있다.

헌터라제는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만들고 정제된 IDS 효소를 정맥 투여해 헌터증후군 증상을 개선한다. 아울러, 기존 수입 제품보다 20%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공급돼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환경을 제공해 왔다.

GC녹십자 헌터라제·IVIG-SN 약품 이미지. /사진=GC녹십자

올해는 존버...내년부터 '헌터라제·IVIG-SN'로 반등 

GC녹십자는 올해에는 연이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헌터라제 수요 회복과, 면역글로불린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IVIG-SN) 10% 미국 허가가 기대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차츰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재원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PDUFA에 의거한 동사의 혈액제제 IVIG-SN 10%의 발표는 현지시간기준으로 내년 1월 13일이다. 미국 현지에서 이미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 격인 보험사 태핑 및 학회 참석 등을 통한 네트워킹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혈액제제 시장 자체의 특성인 공급 부족 이슈가 항상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리없이 허가와 출시가 가능하다면 매출은 2025년부터 인식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GC녹십자는 지난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IVIG-SN 신역허가신청서(BLA) 다시 한번 제출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미국의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혈액제제는 인간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장에서 특정 단백질을 분리, 정제한 의약품이다. 이 가운데 혈장에서 분리한 면역글로불린은 면역체계를 강화하는데 IVIG-SN 10%는 혈액제제 중에서 면역글로불린제제로 분류된다.

IVIG-SN은 항체(면역글로불린)제제로 항원 자극으로 면역반응을 유도해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감소증과 같은 1차성 면역결핍질환을 치료하는 역할을 한다.

GC녹십자는 오는 2030년까지 희귀질환 신약 파이프라인을 2배 이상 확충할 계획이다. 'First-in-Class' 및 'Best-in-Class(BIC)' 희귀질환 신약 개발을 위해 총 14개의 연구개발(R&D) 과제를 추진 중이다. 그 중에서도 GC녹십자가 집중하고 있는 FIC 혁신신약은 'SSADHD(숙신알데히드 탈수소효소 결핍증)' 치료제다.

SSADHD는 유전자 결함에 따른 효소 부족으로 인해 열성 유전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이 질병은 백만 명 중 한 명 꼴로 만 1세 전후에 발병하지만 현재는 치료제가 없어 증상 완화를 위한 항경련제 처방만이 이뤄지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7월 미국 스페라젠社과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해 SSADHD 단백질 생산 관련 특허 권리를 받았다. 헌터라제 등을 통해 검증 받은 효소 치료제 기술력을 기반으로 추후 제제 개발부터 임상, 바이오마커(Biomarker) 연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스페라젠은 미국 현지에서 FDA와의 Patient Focused Drug Development(PFDD) 절차를 통해 임상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GC녹십자 연구원이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GC녹십자

차세대 mRNA 플랫폼 기술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GC녹십자는 차세대 의약품 제조 기술로 자리매김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 기술을 다양한 치료 영역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이는 신약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

특히, GC녹십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mRNA 독감백신'을 개발 중이다. 2026년 인플루엔자 백신 시장 규모는 2016년 대비 약 9.4%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mRNA 독감백신 개발의 기회 요소로 분석된다.

GC녹십자의 계절 독감백신 '지씨플루'가 국내 점유율 1위, 범미보건기구(PAHO)의 독감백신 입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업에 대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GC녹십자는 mRNA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대학교 인공지능(AI)연구원과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해 mRNA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AI 플랫폼을 접목하는 등 R&D 시너지를 위한 오픈이노베이션도 진행 중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외형 성장에 힘쓰는 동시에 지속적인 R&D 투자와 오픈이노베이션으로 혁신신약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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