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정기인사...KT, '김영섭호' 첫 쇄신 어떻게 될까?

24일 '상무보' 퇴직 대상 통보...인원 50% 감축 예상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 배제·조직 구성원 중심 인사 단행
황성완 기자 2023-11-23 09:48:54
KT가 '김영섭호' 출범 이후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사이에 걸쳐 첫 정기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T는 '이권 카르텔' 논란 속에 9개월간 수장 공백 상태를 겪은 상황이며, 2년 만에 실시되는 인사인 만큼 전임 대표 시절 임명된 부사장들의 거처 등 인사 규모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 말을 전후로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 9월 7일 서울 중구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진행된 언론 상견례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황성완 기자

우선 KT는 오는 24일부터 사실상 인사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상무보' 인원 350명 중 퇴직 대상인 사람들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에 기존 상무보를 50% 이상 줄이면서 부장의 상무보 승진을 하지 않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는 KT가 '이권 카르텔' 논란 속에 9개월간 차기 최고경영자(CEO) 공백 기간을 겪은 뒤에 김영섭 대표를 구원투수로 내세운 지 3개월 만에 내놓는 첫 쇄신 조치라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 취임 직후 물러난 3명의 부문장급 고위 임원 외에 전임 경영진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임원들이 많다는 점에서 큰 폭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약 30명 이상이 교체 대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의 색깔대로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는 "KT가 자리를 잡는, 다시 위상을 회복하는 새 출발하는 '좋은 인사', '잘 된 인사'를 하고 싶다"며 "연말 인사가 끝나면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을 없앤다고 조직에 선언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외부 일정을 최소화하고 사내 각 부문과 계열사를 순회하거나 개별 보고를 받으면서 개편안을 구상해왔다.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영섭 대표는 구현모 전 KT 대표의 핵심 인사로 분류됐던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강국현 커스터머 부문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 등 3명의 주요 인사를 교체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현재 이 자리는 김영진 경영기획부문장(전무·현 재무실장), 이선주 경영지원부문장(전무·현 경영지원부문 D-TF장),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전무·충남충북광역본부장)이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은 배제하고 조직 구성원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지만, 외부 인재도 일부 영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임 사장과 사장후보자들이 국민연금으로 인해 자리에서 물러난 후 LG 출신 김영섭 대표가 KT 대표로 영입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KT의 경쟁사인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해 원가절감 등 재무개선을 이뤄냈다. 또 2015년에 LG CNS 대표 재임 당시에는 일부 해외 법인과 콜센터 운영업체 유세스파트너스, 카셰어링 업체 에버온, ATM 사업부 등을 잇따라 매각하며 영업이익은 2015년 997억원에서 2017년 2156억원으로 2배 인상시켰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LG 출신이라는 이유로 (인사를)영입할 생각은 없고, KT 직원을 우선 순위로 뽑을 생각"이라며 "기업의 목표 달성을 위해 모여 있는 인재들의 집합인 만큼 성과를 내고 지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임원 인사 이후 약 50개 계열사 인사도 주목된다. KT스카이라이프, 지니뮤직, 나스미디어, 플레이디 등 상당수 계열사 대표의 임기가 내년 초 만료되기에 인사 폭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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