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KB證 박정림·NH證 정영채 ‘중징계’ 결정…대신證 양홍석은 ‘경징계’

박정림‧정영채 ‘연임’ 어려울듯…금융권 취업도 제한
…양홍석 이사회 의장직 유지 및 연임 가능성 높아
신수정 기자 2023-11-29 18:24:12
박정림 KB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왼쪽부터). 사진=각 사

금융위원회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 대해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은 경징계에 그쳤다. 

29일 오후 금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옵티머스 판매사 관련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제재안을 의결했다. 이에 각각 박 사장은 ‘직무 정지’, 정 사장은 ‘문책 경고’, 양 부회장은 ‘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중 문책 경고 이상의 징계는 연임과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이에 올해 말과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기로에 있던 박 사장과 정 사장은 이번 임기를 끝으로 당분간 금융권에서 자취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이들에 대해 일괄적으로 문책 경고를 처분했다. 금감원은 2020년 11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위반) 등을 이유로 박 사장과 양 부회장에게 '문책 경고'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2021년 3월엔 옵티머스펀드 판매 관련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으로 정 사장에게도 '문책 경고'의 중징계를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금감원 제재심은 금융감독원장의 자문기구로서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하며, 금융위 의결을 거쳐 최종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통상 금융당국 제재심의 절차는 ‘금감원 제재심→안건소위→금융위 증선위→금융위 안건소위→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의 단계를 거친다.

금융위는 지난해 3월 말 이후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된 CEO의 제재안 심의를 한 차례 중단했다. 이후 올해 초 3대펀드(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사태와 관련한 금감원 추가 검사가 진행돼 새로운 위법사항을 발견하면서 이들 CEO의 제재안 의결 방향으로 상황이 빠르게 전개됐다. 

이번 제재안 결정을 두고 금융위가 선택적 정의 실현에 경도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 제기됐다. 라임펀드 사태 당시 여러 결재권한을 지닌 사장직을 수행하던 양 부회장은 국내 금융그룹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사모펀드 사태로 금감원 징계를 받은 인물로 꼽힌다. 

그럼에도 유독 양 부회장에게 경징계가 내려지면서, 대신증권 최대주주 권한으로 맡은 이사회 의장직도 이어가게 됐다. 더불어 연임 가능성도 높아졌다. 양 부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4년 3월31일까지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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