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홈쇼핑, 소비 심리 위축에 '송출 수수료' 갈등까지...

홍선혜 기자 2023-12-05 09:31:38
소비심리 위축과 시청자수 감소, 유료방송사업자와의 송출 수수료 갈등으로 인해 홈쇼핑 업계가 첩첩산중에 놓여있다. 불황 타개를 위해 각종 신사업을 진행하며 수요를 끌어올리려 했지만 예상만큼 결과가 좋지 못한 상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홈쇼핑 운영 업체들은 연달아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GS홈쇼핑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한 2598억원, 영업이익은 18.7% 줄어든 21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홈쇼핑은 14.3% 줄어든 2190억원의 매출과 6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현대홈쇼핑 역시 7.4% 하락한 2551억원의 매출과 68.2% 감소한 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TV 홈쇼핑 이미지 / 사진=더스칼렛


다만 CJ온스타일 경우 기저효과로 인해 매출은 전년 비 2.9% 줄어 3003억원 기록했지만 영업익은 71억원으로 23.2% 증가했다. TV 시청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TV·모바일 등 ‘원플랫폼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홈쇼핑 업계가 벼랑 끝에 몰리게 된 이유는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TV 시청인구수 감소와 매년 증가하는 송출수수료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측 분석이다. 

실제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GS·CJ·롯데·현대·NS·공영·홈앤쇼핑의 송출 수수료는 지난해 1조 9065억 원으로 2018년과 비교하면 33.3% 비싸졌다. 이에 반해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비중은 지난해 처음으로 50% 밑으로 하락해 49.4%를 기록했으며 송출수수료 비중은 이들 기업의 매출액 대비 65.7%에 달한다. 

홈쇼핑사는 과도한 송출수수료를 비판하며 유료방송사업자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양측의 대립되는 주장에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료방송사업자 측은 TV시청 인구 감소 때문에 송출수수료를 내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TV에만 의존할 수 없었던 홈쇼핑업계는 모바일라이브나 유튜브 등으로 매출 전략을 새롭게 바꿔 실적 만회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주 매출이 TV에서 나오는 만큼 눈에 띄는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불협화음이 지속되자 유료방송사업자들 '방송 송출 중단'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지난 달 롯데홈쇼핑의 경우 딜라이브 강남케이블티브이의 송출 중단 위기에 직면했지만 양사간 극적 합의로 블랙아웃을 면할 수 있었다.

롯데홈쇼핑의 해여여행 상품 판매 방송 이미지./사진=롯데홈쇼핑


최근에는 현대홈쇼핑 까지 송출수수료 갈등으로 KT스카이라이프와 대립하기도 했다. 정부의 입김으로 가까스로 블랙아웃은 피했지만 갈등의 골은 깊어지는 상황이다. 또한 NS홈쇼핑과 LG유플러스는 대가검증협의체의 검증을 받기로 했었다가 첫 회의 전 합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CJ온스타일의 경우 LG헬로비전과 송출수수료 추가 협상을 연내 안에 마무리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불황 타개를 위해 현대홈쇼핑은 3년 만에 수장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내년 1월부터 취임하는 한광영 부사장이 현대홈쇼핑 신임 대표로 내정됐으며 수익 개선이 최대의 과제인 만큼 불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시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조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내부 인재를 승진 발탁함으로써 안정을 바탕으로 도전과 혁신을 추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급감 SO송출수수료 문제와 얽혀 업황이 좋지 않은 홈쇼핑업계는 내년도에도 TV의존도 낮추기와 신사업을 키워 성장 동력 마련하기에 집중할 전망”이라고 말헀다. 

그는 이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TV채널의 효율을 위해 운영비 절감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공격적인 투자대신 PB상품 확대, 패션상품 강화 등의 작지만 당장의 효과가 기대되는 사업에 투자를 하고 있는 등의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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