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편의점, CEO 교체로 승부수 던졌다

홍선혜 기자 2023-12-11 10:34:11
업계1위 GS25를 제외한 CU와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 업계가 줄이어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현재 편의점은 대형마트와 견줄 정도로 급성장 하고 있어 업계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편의점이 어떠한 전략으로 도약해 나갈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업계는 최근 정육과 반찬류, 농산품 식재료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거나 저렴한 PB제품을 선보이면서 대형마트의 장보기 수요까지 끌어오고 있다. 고금리·고물가에 경기침체가 지속됐지만 편의점업계는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갔고 발전을 거듭하고 변화하는 만큼 내부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오갔다.

(왼쪽부터)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 김홍철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한채양 이마트24 대표 / 사진=각 사


이들 기업들은 앞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인적 쇄신을 통해 변화를 꿰할 예정이다. 현재 편의점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GS리테일과 이를 추격하는 업계 2위 BGF리테일은 4분기에도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2위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이번 인사를 통해 민승배 영업개발부문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그는 1995년 BGF그룹에 입사하며 28년간 프로젝트 개발팀장, 커뮤니케이션실장, 인사총무실장, 영업개발부문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 우물만 판 CU맨으로 불린다.

현재 GS25와 매출로 비교 했을 때 3분기 기준 매출은 2조2209억 원으로 CU 2조2068억 원 대비 141억 원 앞서고 있으며 영업익은 CU가 GS25의 780억 원대비 90억 원 높다. 다만 올해 CU는 지난해 대비 영업 익이 5% 감소해 모두 흑자를 달성한 GS리테일에 비하면 고전했다는 평가다. 

점포수로는 국내 편의점 중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CU는 지난해 하반기1만 6787개 지점으로 GS25 보다 339개 더 많은 점포수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많은 점포수를 기반으로 특화 된 상품을 내세워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BGF리테일은 PB(자체 브랜드) 제품을 차별화해 수익성을 끌어들이고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점포를 확장해 해외 판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BGF리테일은 현지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별 태스크포스팀(TFT)을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더불어 민 대표는 지난 달 직속 비즈니스이노베이션(BI·Business Innovation)팀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BI팀은 디지털 및 정보기술(IT)을 활용해 현장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업무 혁신 업무를 맡게 된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만년 3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했지만 사업 통합 및 수익성 악화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구원투수자로 김홍철 롯데 유통군(HQ) 인사혁신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롯데백화점)에 홍보, 영업직으로 입사했으며 롯데그룹 정책본부 경영개선실에서 장 기간 근무해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으로 활동했다. 지난해부터는 롯데그룹 유통군HQ에서 인사혁신본부장을 맡아왔다. 일각에서는 다양한 분야를 담당해온 만큼 김대표를 핵심 인물로 선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대표는 세븐일레븐의 최대 과제인 미니스톱과의 통합 작업을 완수할 계획이다. 현재 미니스톱의 매장을 약 300여개가 남아있는 상태로 지난 2021년 12월 2591개 대비 약 90% 작업이 완료된 상태다. 내년 1분기까지 인주 작업을 완전히 끝낸다면 전체 점포 수는 1만4000개 수준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이마트 24와의 점포 수 격차는 눈에 띄게 벌어지면서 2강(GS25·CU)과의 경쟁 구도 형성에 가까워지게 된다.

이마트24는 한채양 대표가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등 최초로 할인점·슈퍼·편의점 3사의 대표를 맡게 됐다. 한 대표는 2001년 신세계그룹에 경영지원실(현 경영전략실)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경력 입사했으며 2009년 경영전략실에서 기획관리담당 상무보로 올라 2013년 상무로 승진했다. 그러다 2016년 다시 경영전략실로 돌아와 관리총괄을 맡았다.

그 후 경영전략실 재무최고책임자(CFO)로 지냈고 2018 부사장으로 승진해 2019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로 옮겨 올해 대표자리에 오르게 됐다. 3사의 대표를 겸임 하는 만큼 유통 법인을 통합하고 통합 상품 조달을 통해 수익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현재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Cluster)로 상품 매입을 통합하기 위해 TF(태스크포스) 구성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 인수를 완수한다면 이마트24 와의 점포 수 격차는 더욱 벌어져 매장 출점을 늘리는 것 역시 중요한 사항으로 보인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편의점 업계가 수장 교체를 단행했다는 것을 대부분 올 한해를 결산했을 때 성과가 좋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편의점은 현재 레드오션이고 쿠팡 등 이커머스가 계속해서 선전하고 있어 쇄신의 바람이 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편의점업계는 경기를 잘 타는 업종이기 때문에 점포수라든지 신규 프렌차이즈 가맹점이라든지 거시적인 전략을 짜고 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쟁사들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동네 상권을 장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미션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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