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맞은 편의점, '경쟁 심화'도 한 몫

홍선혜 기자 2024-01-15 11:17:32
올해에는 유통업체의 체감경기가 지난해보다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그 중 편의점업계의 경기전망지수가 가장 낮게 측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속 이용고객 연령층을 다양하게 확보해 성행했지만 비수기를 맞아 매출 성장이 얼어붙었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했다. 앞서 지표 기준은 100을 넘으면 긍정적, 미만이면 그 반대다.

모든 업체가 기준치를 하회했지만 그 중 편의점(80→65)이 가장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그나마 백화점(88→97)이 기준치에 가장 근접했고 슈퍼마켓(67→77)로 소폭 상승 대형마트(88→85), 온라인쇼핑(86→78)역시 낮은 기대감을 보였다.

편의점 1분기의 경우 날씨가 풀려 식음료와 주류 등의 매출이 증가하는 2~3분기와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밑돌게 된다. 더불어 근거리 점포 수 증가로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점포당 매출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됐다.

편의점에서 반찬과 간편식을 사러 방문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 사진= BGF리테일.


지난 4분기 편의점 업계는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연결기준 매출 2조850억 원, 영업이익 523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시장 기대치보다 영업익이 7% 밑돈 수준이다. 다만 전년대비 매출은 7%, 영업이익은 0.1% 증가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같은 기간 매출 3조260억 원, 영업이익 857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산됐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대비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0.5% 늘어났지만 시장 기대치 보다 9% 밑돌았다.

현재 편의점에서는 정육과 반찬류, 농산품 식재료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거나 저렴한 PB제품 을 선보이면서 대형마트의 장보기 수요까지 끌어오고 있다. 이로 인해 고금리·고물가에 경기침체가 지속됐어도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발전을 거듭하고 변화하는 만큼 내부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오갔다.

올해 업계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업계1위 GS25를 제외한 CU와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 업계가 줄이어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이들 업계는 점포 확장과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생존 전략 확보에 힘쓸 계획이다. 

최근 고물가 속 소비자의 닫힌 지갑을 열기 위해 편의점업계는 초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GS25와 CU는 지난해 700여개의 가성비 PB 제품을 출시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초저가 PB 시리즈는 지난해 전년 대비 165.3% 신장했으며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역시 PB제품인 공간춘쟁반짬짜면, 팔도점보도시락, 오모리김치찌개라면 매출이 NB상품 신라면, 우탕 등을 제치고 1위부터 3위를 전부 차지했다. 

세븐일레븐은 물가안정 일환으로 이번 달 말까지 달걀, 콩나물, 두부 등 초저가 '굿민' 인기 식자재 3종을 일반 시중가보다 10~20% 저렴하게 선보이며 식재료, 가공식품 등 20종의 상품역시 할인 가격으로 내놓는다.

이마트24는 1분기 까지 흰우유, 페트 커피 등 업계 최저가로 판매 중인 상품에 대해 가격 동결의사를 밝혔다. PB 제품인 아임e 페트커피, 하루e한컵우유(1L), 하루이리터생수(500ml)는 지난 4분기 각 상품군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으며 같은 기간 아임e 페트커피는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81% 증가했다. 더불어 우유와 생수 매출 역시 각각 66%, 41% 상승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업황 자체가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연도별 매출신장률을 봐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올해 편의점 업계에 특별한 악재가 있는 것도 아니다” 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우량 점포 개발과 수익성 향상, 차별화 전략 등을 통해 유통업계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편의점은 현재 과부화 상태”라며 “경기를 잘 타는 업종이니 만큼에 점포수라든지 신규 가맹점이라든지 거시적인 전략을 짜고 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경쟁사들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동네 상권을 장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미션”이라고 덧붙였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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