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글로벌 복합 위기…‘8인치 파운드리’ 집중

지난해 생산 케파 증설…전력반도체 중심 수익 개선 효과 기대
차세대 전력반도체 수요 급증…GaN·SiC 개발 박차
신종모 기자 2023-12-18 10:41:49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중견기업 DB하이텍이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8인치 파운드리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쟁우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전력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익을 개선하고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전력반도체는 모바일, 가전부터 자동차, 산업에 이르기까지 응용분야가 다양하고 다품종 소량 생산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타 제품군에 비해 경기 변동에 안정적이며 회복 탄력성이 좋아 경기 반등시에도 빠르게 반응해 상승한다는 장점이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최근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월간 15만1000장 규모로 확대했다. 이는 시장 회복기에 대비한 선제적인 움직임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DB하이텍은 지난해 말 기준 생산능력을 14만장에서 1만1000장을 추가로 늘린 바 있다. 

DB하이텍은 이번 증설을 통해 팹(Fab)1은 9만1000장, Fab2는 6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Fab1에서는 DB하이텍의 대표 공정 중 하나인 복합전압소자(BCDMOS)를 비롯한 전력반도체를 중점적으로 생산한다. Fab2는 BCDMOS 등 전력반도체와 이미지센서 등을 생산하고 있다.

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 /사진=DB하이텍


DB하이텍은 반도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 

DB하이텍의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8% 감소했다.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77.18% 줄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반도체 시장 회복이 지연되면서 실적 악화를 경험했다”며 “경쟁력을 인정받는 기존 전력반도체 사업의 기술 격차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DB하이텍의 실적 악화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전반적인 수요 부진에 따른 가동률 감소와 지난 8월 생산 케파(Capa) 증설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DB하이텍은 오는 4분기에도 판매 수량 소폭 감소로 인해 전분기와 비슷한 실적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aN·SiC  등 고부가·고성장 제품 라인업 확대

DB하이텍은 고부가·고성장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미래 준비를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DB하이텍은 차세대 전력반도체 갈륨나이트라이드(GaN)·실리콘카바이드(SiC) 디바이스 제조에 필요한 핵심장비 도입 등 초기 투자를 단행하면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aN·SiC 소재의 반도체는 기존 Si(실리콘) 기반의 반도체에 비해 고전압, 고주파, 고온에 강하며 전력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고속충전, 5G 등 신규 고성장 분야에서 차세대 전력반도체로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전기차 인버터에 주로 적용되는 SiC은 1200볼트(V) 이상의 초고전압을 견뎌야 하는 등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고 아직 6인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DB하이텍은 초기 8인치 시장에 적기 진입해 점유율을 높여 간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GaN 시장은 지난해 1억8500만달러(약 2400억원)에서 오는 2028년 20억3500만달러로 연평균 약 49%로 급속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SiC 시장은 지난해 17억9400만달러에서 2028년 89억600만달러까지 연평균 약 31% 성장할 것으로 전망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GaN 전문 팹리스 에이프로세미콘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파운드리 공정 특성을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며 “SiC는 국책과제의 일환으로 부산테크노파크 등과 함께 개발에 협력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