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연말결산) 총체적 난국 보낸 한해…산업계 전반 휘청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한파에 수조원대 적자
잘나가던 배터리, IRA 우려집단 규제에 주춤
철강·석화, 중국 경기 회복 우선
신종모 기자 2023-12-22 09:45:38
국내 산업계는 연초 글로벌 공급망 불안,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아울러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특히 미국 반도체법(CHIPS Act)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 등의 악재로 산업계는 어느 해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국내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반도체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조원에 달하는 적자가 발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위축에 따른 재고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과 미국 중국의 갈등으로 인한 반도체 지원법과 IRA 등이 가중됐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이 90% 넘게 줄어들었다. 반도체 한파로 지난 3분기 DS 부문은 매출 16조4400조원, 영업손실 3조7500조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적자는 12조원대에 달한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1조79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3분기까지 모두 합치면 영업손실 규모는 8조원이다. 

배터리·철강·석유화학 업계 불황 지속...자구책 마련 '고심'

반도체 외에도 배터리, 철강, 석유화학 등 불황의 늪에서 해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잠시 주춤하고 있다. 

철강 업계는 수요 위축과 고유가, 탄소중립을 비롯한 환경 규제 등이 발목을 잡았다. 

석유화학 업계 역시 중국의 대규모 공장 신·증설로 인해 석유화학 자급률이 확대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불황을 겪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각 업계는 글로벌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딤에 따라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업황이 고유가와 고금리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으로 불황을 맞았으나 최근 바닥을 찍고 반등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최근 수요가 증가하는 차세대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으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북미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북미 생산 능력을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시에 공급망 다변화 노력도 진행 중이다.

철강 업계는 전 세계 철강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 회복에 달렸다. 특히 중국은 근래 건설업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철강 수요가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기업의 수익성은 지속해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업계는 수요부진과 공급과잉 우려가 겹치면서 내년에도 업황은 장기간 부진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석화 업계 전반의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줬던 래깅효과(원자재 투입시차에 따른 마진)가 이번에는 반대로 일어나며 역래깅이 영향을 즐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발 경기부진과 공급과잉 우려가 겹치면서 수급불균형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최근 스마트폰·PC 수요가 점진적으로 살아나면서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반도체 불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배터리는 전기차 시장 확대로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의 이슈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강과 석화는 중국의 경기 회복이 급선무”라며 “이외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이 완화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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