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연말결산) 제약·바이오업계, 올 한해는 어떤 일이?

제약업계, 토종 신약 주목…글로벌 임상 등 신약개발 매진
바이오업계, 엔데믹 선언 후 본업 복귀…'5공장·바이오 플랜트' 착공 실시
황성완 기자 2023-12-26 05:34:02
올 한해가 마무리되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임상 실험 등 다양한 신약 개발에 매진했으며, 글로벌 사업으로 진출하기 위한 포석을 마련하는 해였다.

제약업계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벗어나 엔데믹이 선언되면서 코로나19에 초점을 맞췄던 사업을 중단하고, 다시 본업으로 돌아갔다. 특히, 올해는 토종신약 5가지 제품이 약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주목받는 시기였다. 따라서 올 한해 제약·바이오기업들에게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한미약품 본사.

제약업계, 토종 신약으로 주목…신약개발 선순환 시대 정착

한미약품은 올해 미래 먹거리로 비만 치료제를 낙점하며, 비만 예방, 치료, 관리를 아우르는 혁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비만대사팀을 꾸렸다. 비만대사팀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 기획실장을 중심으로, 신약 개발 프로젝트 '에이치오피(H.O.P)'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에이치오피 프로젝트에는 에페글레나타이드 외에도 수술적 요법에 따른 체중 감량 효과(25% 내외)에 버금가는 강력한 효과를 확인한 LA-GLP·GIP·GCG(코드명 : HM15275), GLP-1 제제 사용시 나타날 수 있는 근육량 손실을 방지해 체중 감량의 퀄리티를 개선하고 요요 현상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바이오신약, 섭식장애 개선제, 경구용 비만치료제, 비만 예방과 관리에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치료제 등이 포함돼 있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 종류는 다양하다. 지방 감소 효과를 기존 약 대비 크게 높인 제품, 비만약 복용 시 근육량 감소를 막아주는 제품, 체중 감소와 근육량 증가 효과를 동시에 내는 제품 등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내년 초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토종신약 역시 잘나갔다. 한미약품 이상지질혈증치료제 복합제 로수젯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39% 성장한 12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7.87% 성장했고, 한미약품 고혈압치료제 복합제 아모잘탄패밀리 역시 1022억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 본사 전경.

올 한해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도 주목받았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먹는 항암제로 폐암의 8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타그리소의 병용 치료가 독성 등 부작용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지는 못하면서 유한양행의 국산 항암신약 렉라자에 대한 기대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회사는 국내허가(국내신약 31호)를 거쳐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내년 1월부터 폐암 환자가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활용하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발표함에 따라. 내년에 가파른 성장도 예고됐다.

유한양행은 건강보험 적용 전까지 렉라자를 무료로 제공하는 조기공급프로그램(EAP)을 가동하는 등 환자들의 약값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전국에서 870여명의 환자가 EAP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 본사 전경.

올해 힘겨운 시기를 보낸 GC녹십자도 '혈액제제'로 올해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회사는 지난 15일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리글로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알리글로는 사람의 혈액에 포함된 혈장에서 특정 단백질을 분리하고 정제해 만든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선천성 면역결핍증으로도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의 성공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GC바이오파마USA를 통해 직판 영업을 운영한다. 이우진 GC녹십자 글로벌사업본부장이 CEO를 맡아 GC바이오파마USA 경영을 총괄하며,  GC녹십자에서 경영관리실장을 맡았던 조정래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재무를 책임진다.

회사는 미국 자회사 GC바이오파마USA를 통해 직판 체제를 구축, 내년 하반기 알리글로를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는 5년 내 미국 혈액제제 시장의 3% 점유율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13조원(104억달러) 규모(MRB 2022년 기준)로 추정된다. 현재 미국에선 CSL, 그리포스, 다케다 등 10여개 회사가 주요 공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바이오업계, 엔데믹 맞이해 본업으로 복귀…'5공장·바이오 플랜트' 등 건설 예고

바이오업계도 코로나19 시기가 지나고 엔데믹으로 돌아서면서 본연의 사업으로 돌아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1호 백신 '스카이코비원' 생산을 중단하고, 자체 개발 세포배양 백신 '스카이셀플루' 출원 등 독감 백신 개발에 전념한다. 이는 엔데믹으로 돌아서면서 국내 코로나19 백신 수요 부진이 지속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셀플루의 국가출하 승인을 획득했다. 이는 코로나19로 독감 백신 생산을 중단한 지 약 3년 만으로 올해 첫 출하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국내에 공급하는 독감 백신 물량은 약 500만도즈(500만회분)로, 현재 병·의원 등에서 접종 가능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 조감도.

바이오업계 중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5공장을 새롭게 발표하며, 생산능력 확장을 지속하고, 메신저리보핵산(mRNA) 및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했다.

제 5공장에는 1~4공장 운영 경험을 통해 확보한 노하우와 최신 기술이 집약된다. 삼성 특화 디자인을 적용해 생산 효율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자동화 기술을 확대 적용해 운영 효율도 최적화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9월 가동을 목표로 올해 상반기 중 착공에 돌입한다. 제 5공장이 완공되면 전 세계 압도적인 1위 규모인 총 78.4만 리터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 5공장 증설로 제 2바이오캠퍼스 구축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36만㎡에 달하는 11공구 부지에는 제 5공장을 시작으로 추가 생산 공장 및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등이 순차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투자금은 총 7.5조원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 1바이오캠퍼스에 이어 제 2바이오캠퍼스가 인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확대에 일조할 수 있도록 인천시 및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바이오 플랜트 조감도.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송도에 바이오 플랜트 건설을 예고하고, 본격적인 생산설비 확보에 나섰다. 올해 착공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앞서, 회사는 작년 말 BMS로부터 3000억원에 부지 매입을 마무리 하고 최근 첫 국내 메가 플랜트로 '송도'를 확정했다. 롯데바이오는 올 연말 공사를 시작해 2030년까지 3개의 메가 플랜트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최소 1조3000억원이 투입되는 이곳에는 1개 플랜트 당 12만리터, 총 36만리터 항체 의약품을 생산할수 있는 규모를 갖추게 된다.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한다.

또, 국내 메가 플랜트 단지에 바이오 벤처 회사들을 위한 시설을 제공하고, 기술 개발 협력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 ‘바이오 벤처 이니셔티브(Bio-Venture Initiative)’를 조성할 예정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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