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연말결산) 부진했던 석유화학업계…포트폴리오 다각화로 타개책 마련 분주

이차전지·태양광사업 등으로 빠르게 미래먹거리 사업 안정화 시동
신사업 개척 재무적 부담과 직결…사업 안정화 통한 장기적인 마련 대책 시급
박재훈 기자 2023-12-28 09:15:04
올 한해 석유화학업계는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침체, 중국의 화학설비 증설등으로 인해 부진한 1년을 보냈다. 분기 별 실적마다 전년 동기 대비 아쉬운 성적표를 제출한 석유화학업계는 저마다 글로벌 탈탄소화 기조에 맞는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움직임을 보였다.

올 한해 석유화학업계의 대표적인 4개사인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 LG화학은 업황부진 속에서 3분기까지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 원자재인 원유가격이 분기마다 글로벌 이슈 등으로 인해 오르내림을 반복하자 이에 실적이 크게 변동된 것이다.

LG화학 여수 탄소나노튜브(CNT)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석유화학업계는 주요 원료인 나프타 투입 가격이 하락하자 이로 인한 역래깅 현상(원재료 투입시차)등의 효과로 손실 규모가 증가했다.

4사의 각 올해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LG화학은 3분기 매출 13조4948억원, 영업이익 860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5.6%씩 각각 감소한 수치다.

한화솔루션은 3분기에 매출 2조9258억원, 영업이익 9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0.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5.1% 감소한 206억원을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은 3분기 매출액 1조5070억원, 영업이익 842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액은 20.1%, 영업이익은 63.5%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은 매출액 4조8157억원, 영업이익 281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영업손실 4513억원과 비교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처럼 대부분 중국에서 공급이 확대된 영향에 타격을 입으면서 4분기까지도 업황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업계에서는 지배적이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석유화학업계는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상품)와 신사업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발 빠르게 다각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 청주공장 전경./사진=LG화학

우선 LG화학은 이차전지 소재에 집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익성이 약세를 보이는 사업을 정리하고 친환경 기조에 따라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것이다. 앞서 신성장 동력에 이차전지 소재와 더불어 친환경 소재, 혁신신약 등을 내놓았지만 가장 수익성에 강점을 보이는 사업부문은 이차전지 소재로 거론된다.

LG화학은 지난 6월 청주 양극재 공장에서 차세대 배터리용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 양산에 돌입했으며 7월부터는 고객사에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확장에 속도를 내기위해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를 증설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12월에도 진행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9일 미국 테네시주에 미국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페인 스마트팩토리 1단계 조감도. /사진=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

롯데케미칼도 이차전지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초 동박업체인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를 인수한 롯데케미칼은 동박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사업성이 뛰어난 방향을 모색한 가운데 내린 결과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롯데케미칼은 2023년 매출액 1조5000억원의 사업규모를 2030년까지 7조원 규모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기존 소재로 가지고 있던 ▲알루미늄박 ▲동박 ▲분리막소재(PE/PP) ▲전해액 용매(EC/DMC)등을 확장하는 동시에 신규 소재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는 2025년까지 스페인 공장을 완공해 동박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며 최근에는 건설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스페인 카탈루냐 주지사와 '원 스톱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을 논의하기도 했다. 롯데에너지머터러리얼즈는 2025년 공장 완송시 국내외를 합해 13만t의 동박 생산능력을 구축할 방침이다.

금호피앤비화학 여수1공장. /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은 여수 제2에너지사업장에서 이산화탄소(CO2)포집 및 활용 플랜트를 착공하고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산화탄소 포집 액화 플랜트는 여수 열병합발전소에서 발생한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탄산으로 재탄생시킨다. 금호석화는 이를 바탕으로 관련 사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탄소나노튜브(CNT)사업도 점차 규모를 키워가는 금호석유화학의 미래먹거리 후보중 하나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합성수지의 복합소재용으로 판매되던 CNT를 지난 2020년 이차전지용으로 상업화하는 것을 성공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협력 관계를 추진하고 있는 CNT사업은 전기차 배터리용에서 2030년에는 3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큐셀 미국 조지아주 달튼 공장 /사진=한화큐셀

한화솔루션은 재생에너지쪽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달튼 공장에서 5.1GWh(기가와트시)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현재 북미 시장의 가정용과 상업용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을 앞두고 있는 솔라허브에 3조2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장기적으로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방지법)의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같은 신사업 투자를 통화 포트폴리오 다각화 투자는 재무적인 부담으로 다가올 것을 염려해야할 상황이다. 내년에도 이어질 업황부진으로 인해 스페셜티, 친환경 등 신규 투자는 부담인 것은 사실이나, 신사업 부문의 성공은 수익성 회복과 직결되기 때문에 빠른 로드맵 수정과 사업 안정화로 업황부진을 타개하려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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