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연말결산) LCC, 코로나 종식 후 1년...'대형항공사 여객수 뛰어넘었다'

대형항공사 여객수 상회하는 수준…선제적인 대응과 전략 적중
경기침체와 엔저현상으로 중단거리 노선 주효…일본·동남아 노선 강세
내년 항공시장, 과열된 경쟁으로 노선 중복 피하기 위해 차별화 필수
박재훈 기자 2023-12-28 09:27:22
코로나19가 끝나고 그동안 해외여행에 목마르던 여객 수요가 폭발하면서 올 한해 항공업계는 어느때 보다 활기찬 행보를 보였다. 이 중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실적은 분기마다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대형항공사와 비견할만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올 한해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준 중·단거리 노선의 경쟁이 과열될 것이 예정된 가운데 LCC들은 노선의 차별화 및 다각화를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이 예상된다.

28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1~11월 국제선 여객수는 총 4232만6103명을 기록 중이다. 12월 여객의 수까지 더해진다면 올 한해 국제선 여객수는 코로나19 이전인 6000만명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사진=연합뉴스

여객수요 강세로 인해 정상화에 돌입한 항공업계에서 LCC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LCC들은 1~11월 누적 여객수 2169만2604명을 기록중이다. 이는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1~11월 누적 여객수인 2063만3499명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과거 LCC들의 여객수요가 많았던 때에도 대형항공사의 여객수를 상회하는 사례는 없었던 만큼 올해 항공업계에서는 LCC가 시장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처럼 LCC의 화려한 성적에는 올해 초부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LCC들은 지난 1월부터 승무원들의 완전한 현업복귀가 이뤄졌으며 항공편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취항하는 등 예고된 여객수요 확보에 빠른 대처로 수요 확보에 나섰다. 대한항공이 6월부터 완전한 승무원 정상 근무에 돌입한 것과 비교하면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다.

선제적인 대응과 더불어 분기마다 발표한 실적은 3분기까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일본과 동남아 등의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친 것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한해 여행 기조가 경기침체와 엔저현상등의 이유로 일본여행, 짧은 여행, 가성비 여행 등으로 강세를 보였던 만큼 LCC들의 노선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LCC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 1조2289억원, 영업이익 1383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중이다. 올 한해 엔저현상과 맞물린 일본 여행과 경기 불황에 따른 짧게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트렌드가 실적으로 직결됐다. 앞서 제주항공은 중·단거리 노선을 빠르게 재운항 및 증편하는 등 공급을 늘려왔다.

코로나19 시기에도 항공기를 대형항공기인 A330을 도입하면서 노선 다각화에 들어간 티웨이항공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에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9898억원, 영업이익 1371억원을 기록중이다. 제주항공과 마찬가지로 티웨이항공도 선제적인 대응에 들어갔으며 대형항공기를 통해 운항중인 인천-시드니, 싱가포르, 비슈케크, 울란바토르 등의 차별화된 노선 수요 확보에 나섰다.

티웨이항공 A330. /사진=티웨이항공

한편, 티웨이항공은 최근 자그레브(크로아티아) 노선까지 취항을 검토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내년에도 총 7대의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며 중·단거리 노선이 아닌 하이브리드 항공사로 발돋움할 준비를 차근히 준비중이다.

진에어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진에어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9340억원, 영업이익 1371억원을 기록했으며 티웨이항공과 마찬가지로 연말까지 강세가 이어질 경우 매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동기간 티웨이항공의 성장세로 인해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인천공항 제 2여객터미널로 둥지를 옮긴 진에어는 내년에도 수요 확보를 위해 노선 다각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올 한해 호실적을 이어갔지만 내년에는 경쟁이 과열될 예정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LCC들이 노선 차별화에 집중해야한다고 말한다. 또한 항공기 운항률 증가에 따른 인건비 상승도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제주항공은 노선 다각화를 위해 일본의 소도시 취항을 확대했으며 오이타, 히로시마 등 강세를 보였던 일본 노선에서 경쟁력을 굳힌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대형항공기를 활용해 타 LCC들과 다른 멀리 갈 수 있는 노선을 발굴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체코 국적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인천국제공항은 슬롯이 확대되면서 하계 스케쥴에만 27만7000회가 배정돼 역대 최대 운항 스케쥴이 예정됐다. 이는 국적 항공사외에도 외국항공사들의 적극적인 취항과 증편이 이뤄진다는 것을 뜻한다. 실적에 주효했던 노선들에 있어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LCC들은 내년에는 겹치지 않는 노선을 발굴해 운항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노선이 겹칠수록 항공권 가격이 내려가 운임비가 낮아지고 올해와 같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LCC들에게는 내년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포스트코로나에 맞춰 인바운드 회복세 등 고금리·고물가 여파를 타개할 전략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될 전망이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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