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인터넷은행" 베이비부머, 지난해 모바일금융 성장 견인했다

권오철 기자 2024-01-04 16:37:25
베이비부머 세대(1946년~1965년에 태어난 세대)가 지난해 모바일금융의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의 모바일 유입이 가속화 되면서 은행의 모바일 전환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펴낸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4'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금융업권의 세대별 거래율에서 시중은행은 이미 100%에 가까운 소비자가 거래하고 있어 이용률에 큰 변화가 없었으나, 인터넷전문은행과 핀·빅테크기관 거래율은 지난해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의 인터넷전문은행 거래율(66%)은 전년 대비 11%p가량 늘었고, 이들의 핀·빅테크 거래율(88%) 또한 8%p증가하는 등 타 세대보다 월등히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모바일뱅킹 이용도 80%를 넘을 정도로 활성화되면서 타 세대와의 차이를 좁혔다.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모바일금융 거래가 증가한 것은 계좌조회‧이체의 기본 서비스 이용이 더 활발해진 데다, 부가서비스 이용 및 이벤트 참여 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비지출 관리, 자산관리 성향 진단 등 모바일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관심이 커진 중요한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크고 금융거래의 로열티가 높은 집단이다. 이들이 자산관리에 관심을 갖고 모바일 활용이 커졌다는 것은 시장 내 상당한 파급을 미칠 수 있다고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분석했다. 



은행 모바일채널의 영향력 '절대적'
최근 1년 내 금융소비자 10명 중 4명이 새로운 은행과 거래를 시작했다. 그중 30% 이상은 모바일채널의 편리성 때문에 은행을 선택했다. 하지만 해당 은행과 거래를 확대해 나갈 의향은 16%에 그쳤고, 41%는 유지 정도를 계획했다.

신규 후 거래를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지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 관계 강화에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하는 요인은 모바일 채널의 편리성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한, 10명 중 1명이 최근 1년 내 주거래은행을 변경했는데, 변경 계기 또한 모바일 채널 때문이었다. 거래를 시작하고 주거래은행이 되기까지 확대되는, 반대로 이탈을 유발하는 관계의 중심에는 모바일 채널이 있었다. 엔데믹 이후에도 여전히 영업점 이용은 하락하고(-6%p) 모바일뱅킹은 증가(+6%p)하는 모습은 금융환경의 모바일 전환을 여실히 나타냈다. 

◆ 금융소비자 97% "모바일뱅킹, 보통 이상 만족" 
금융소비자는 평균적으로 거래하는 은행 5곳 중 4곳의 앱을 설치해 모바일로 거래하고 있었다. 시중은행의 앱은 금융 업무(조회·이체·상품가입 등) 이용에 집중된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조회·이체 외에도 이벤트 참여, 부가서비스, 타 계좌 통합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가 활성화돼 더 자주 활용됐다.

뱅킹 앱 이용자 10명 중 9.7명은 이용 중인 뱅킹 앱에 ‘보통 이상 만족’한다고 평가해 불만은 거의 없었다. 브랜드 별 차이도 크지 않아 앱 서비스 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 균질화 된 것으로 이해됐다.

뱅킹 앱이 대중화되면서 디지털 자산관리 경험 역시 80% 이상으로 보편화됐으나 마이데이터서비스 이용률은 20% 수준에 그쳤다. 금융소비자가 경험한 디지털 자산관리는 카드실적 조회·분석, 앱테크, 예·적금 관리 등이었지만 이들이 기대하는 자산관리는 자산증식을 위한 맞춤 가이드 즉, 투자상품 추천, 절세, 포트폴리오 관리, 목표자금 마련 관리 등이었다.

저축여력의 양극화…기거래 중심의 안전하고 신중한 투자 의향 보여
월 가구 소득 중 소비, 대출상환 등의 지출을 제외한 금액을 ‘저축 가능액’으로 간주할 때, 소득의 절반 이상이 남아 저축여력이 큰 소비자는 28%를 차지했다. 반면, 소득의 1/3이 채 남지 않아 저축여력이 낮은 소비자는 35%로 가계 재정의 양극화를 보였다.

대출을 보유한 경우 중도상환 노력이 컸고, 빚투·영끌의 자산 증식보다 돈이 생기면 대출을 우선 상환하겠다는 의향(36%)이 1.3배 이상 높았다. 

향후 1년 내 금융상품 가입 의향은 기존 거래자에서 더 적극적이었고, 원금보장의 저위험 투자를 추구하는 비율이 53%로 과반을 차지했다. 하지만 향후 1년은 투자·신탁상품 가입 의향이 39%로 전년 대비 12%p 높아져 투자심리의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상품 운용 시 6개월 이하 단기, 10만원 미만 소액·자투리 투자가 인기였던 것에 비해 향후 1년은 36개월 장기운용 의향이 상승했고, 적립액 또한 30만원 이상으로 증액할 의향을 보였다.

윤선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보고서에서 언급된 초단기 투자, 가상자산의 인기는 잦아든 반면, 본인의 지식·경험 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의향이 높아지는 등 금융소비자는 환경 변화에 민첩히 대응하고 있다”며, “이번 보고서에서의 나타난 금융소비자 모습은 조용히 기본으로 돌아가 전진한다는 의미의 'Quiet GBTB(Go Back To Basic)'라고 명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의 변화는 모바일 채널이 확산되면서 더 빨라지고 있고, 지난 한 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모바일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모바일로의 전환은 이제 거의 완성단계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며, “향후 소비자가 원하는 금융(자산관리)의 본질‧가치가 모바일에서 어떻게 실현되고 체감되는지에 따라 변화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철 기자 konplash@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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