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강제매각' 본격화되나?...매각가 5000억원대 추청

홍선혜 기자 2024-01-08 16:05:04
재무 위기를 겪는 SK그룹 11번가가 강제매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11번가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에이치앤큐(H&Q) 코리아 등으로 구성돼있다. 해당 컨소시엄은 2018년 11번가에 5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18.18%를 가져갔다.

11번가 CI /사진=11번가


그러나 지속되고 있는 영업손실과 이커머스 업황 악화 속에 11번가가 투자 약정상 조건인 5년 기한(지난해 9월 30일까지) 내 기업공개(IPO)를 성사하지 못하면서 코너에 몰리게됐다. 이후 11번가의 모기업인 SK스퀘어가 FI가 보유한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콜옵션' 행사를 포기함에 따라 FI가 직접 매각 작업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상황에 직면했다.

투자 약정에 따르면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할 경우 FI는 SK스퀘어가 보유한 11번가 지분(80.26%)까지 한꺼번에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요구권'(Drag-along)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매각은 투자자가 자금을 먼저 회수하는 워터폴(Waterfall)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매각 희망액은 5천억원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8년 투자 당시 11번가 기업가치(3조원 안팎)를 한참 밑도는 것으로 투자 원금만 회수해 빠져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인수 가능 업체로는 11번가와 전략적 제휴 관계인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한국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알리바바그룹 등이 거론된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이 다시 입질할지도 관심사다.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쇼핑 등을 거느린 큐텐은 지난해 하반기 11번가 지분 인수 협상에 나섰으나 SK스퀘어에 투자금 조달로 발생할 채무의 지급 보증을 요구하면서 막판에 협상이 무산된 바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큐텐과의 지분 투자 협상 과정에서 시행한 법무·재무 실사 자료가 이미 확보된 만큼 FI가 서두른다면 이르면 1분기 안에 매각 작업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매각이 완료되면 SK스퀘어의 장부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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