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시장 눈 돌리는 유통업계 "성장 가능성 충분"

홍선혜 기자 2024-01-12 09:50:14
올해에도 유통가가 주력하는 곳은 동남아 시장이다.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물가안정정책으로 인해 유통업계가 발목이 잡혔다. 기업들은 올해 침체된 내수를 제고하고 성장동력 확보하기 위해 해외 판로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경기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침체됐고 유통업계는 대체적으로 내수경기가 불안정했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에 나선 결과 응답자의 52.3%가 2024년 소비지출을 지난해 보다 줄이겠다고 답했다. 

또한 물가가 오르면서 가성비, PB제품 등 저렴한 제품으로 만족스러운 소비를 얻는 ‘가심비’ 소비 트렌드가 확산됐고 유통업계는 국내에서 매출성장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이들이 눈 돌린 곳은 바로 동남아 시장이다.

특히 인구가 1억 명에 달하는 베트남의 경우 젋은 MZ세대가 전체인구 중 절반가까이 차지한다. 사회 활동의 주축이 되는 청년층을 기반으로 연평균 경제 성장률이 7% 가까울 정도로 가파른 경제 시장 성장성을 보이는 국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소비자들은 국내 소비자와는 다르게 본인이 입고 먹는 것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라며 “특히 한류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다수의 유통업계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고 주력하는 움직임이 크다”고 전했다.

베트남 호피치민시에 위치한 한 백화점에서 국내 과일소주가 판매되고 있다. / 사진=홍선혜 기자 


국내에서 지지부진했던 제품이 동남아에서 활기를 찾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 인기가 사그라든 과일소주의 경우 동남아로 수출하자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끄는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다. 동남아에서는 더운 기후로 인해 새콤달콤한 맛의 저 도수 주류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동남아 기준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주요 9개국의 국내 과일소주 연 평균 수입 성장률은 무려 91%에 달한다.

최근에는 패션업계도 동남아로 진출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국민 소득과 경제적 여유가 증가하며, 글로벌 패션업계가 주목하는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LF는 ‘마에스트로’와 ‘헤지스’를 베트남 하노이 장띠엔 백화점에 입점해 총 9개의 헤지스 지점과 마에스트로 2개점을 운영 중에 있다. 

베트남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헤지스의 경우 지난해부터 두 자릿수로 지속적인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9월 호치민에 1호점을 입점한 마에스트로 역시 베트남 내 프리미엄 남성복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2호점을 열게 됐다. 

올해 유통업계는 동남아에서 새로운 격전지를 맞이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올해 사업 계획의 방점을 해외사업 비중 확대에 뒀다. 이에 따라 현재 베트남에 6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올해 4분기 중 인도네시아 말랑 지역에 새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 

 베트남 이마트 3호점 전경. / 사진=홍선혜 기자 


이마트 역시 베트남과 몽골 등에 매장을 입점했으며 최근 호치민시 판후익 지역에 현지 이마트 중 최대인 2100평 규모로 3호점을 열고 한국 상품을 대폭 늘렸다. 

이마트는 “현지 파트너사인 타코 그룹과 함께 3호점을 베트남 대형마트 중 1등 점포로 키우면서 ‘베트남 이마트’를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천후 허브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3호점에서 늘어난 면적은 대부분 한국산 상품을 확대하는 데 활용된다. ‘한국산’ 상품의 핵심은 이마트의 대표 PL 노브랜드다. 노브랜드는 매장 내에 ‘샵인샵’ 형태로 자리한다. 전체 면적이 3호점과 비슷한 1호점과 비교했을 때 3호점 노브랜드 매장 면적은 60% 커졌다.

회사 측은 1,2호점을 포함해 올해 베트남 이마트의 노브랜드 매출은 지난해의 약 2배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2호점은 노브랜드가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넘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동남아는 성장가능성이 충분한 곳이다”라며 “소비의 주 축이 되는 젊은 인구들이 많고 이들은 한류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유통 시장을 두고도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에는 다수의 유통업체들이 동남아 시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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