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 투입 소방관 2명 순직

尹대통령 “두 영웅 헌신과 희생 결코 잊지 않겠다”
한동훈·이재명, 일정 취소하고 순직 소방관 조문
김성원 기자 2024-02-01 10:27:56
경북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가 고립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수광(27) 소방교와 박수훈(35) 소방사가 숨진채 발견됐다.

경북도소방본부는 순직 소방관들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 추서, 국립현충원 안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은 깊은 애도를 표했다.

1일 경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14분쯤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서 구조대원 1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앞서 이날 오전 1시1분쯤에는 화재로 붕괴된 건물의 3층 바닥 위에서 또 다른 구조대원의 시신을 수습해 병원으로 옮겼다.

발견 당시 두 구조대원은 서로 5∼7m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 시신 위에는 구조물이 많이 쌓여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1일 오전 화재가 진압된 경북 문경 육가공 제조업체 앞에서 소방 당국이 건물 내부 안전 진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방당국은 두 사람 모두 맨눈으로는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DNA 검사를 한 뒤 정확한 신원을 확정 짓기로 했다.

김 소방교는 2019년 7월, 특전사 중사 출신인 박 소방사는 2022년 2월에 임용됐다.

김 소방교는 2023년에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취득하기 어렵기로 소문 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자원했다.

미혼인 박 소방사는 평소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로 조직에 큰 애착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같은 팀 대원 2명과 4인 1조로 건물 3층에서 인명 검색과 화점 확인을 하던 중 불길에 휩싸이면서 고립됐다.

소방당국은 계단실 주변 바닥층이 무너진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추락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화재는 전날 오후 7시47분쯤 공장 건물 4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화재 당시 공장 관계자 5명이 대피했으며, 이 중 1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과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합동 감식을 실시할 방침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김수광 소방교, 박수훈 소방사 두 소방 영웅의 희생 앞에 옷깃을 여미고 삼가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비보를 접한 윤 대통령이 "가슴이 아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유족 여러분께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공동체를 위한 희생은 고귀하다”며 “두 소방 영웅의 안타까운 희생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분들의 노고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일정을 취소하고 순직 소방관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오늘 새벽 경북 문경에서 27세 김수광 소방관과 35세 박수훈 소방관께서 시민들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순직했다”며 “이런 영웅들 덕분에 우리 사회가 안전하게 지탱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참석자들과 함께 순직 소방대원을 기리는 묵념을 했다.

한 위원장은 오전 예정돼 있던 국민인재 영입환영식과 박형준 부산시장 접견 일정을 취소하고 문경 화재 현장과 순직 소방관 빈소를 찾기로 했다.

민주당도 이 대표가 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순직한 소방공무원들을 조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후에 국회 본회의와 영입 인재들이 참여하는 전국 투어 토크 콘서트 출정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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