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이재용 회장…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1심 선고

애초 지난달 26일서 이날로 연기
지난 2020년 9월1일 이후 약 3년5개월만
재판부, 승계 작업 자체 불법 유무 판단
신종모 기자 2024-02-05 10:09:06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1심 선고 결과가 5일 결과가 나온다. 지난 2020년 9월1일 이후 약 3년5개월 만이다.

애초 이재용 회장의 재판은 지난달 26일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날로 연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이날 오후 2시 이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 사건 선고공판을 연다.

이날 선고되는 사건은 승계 작업 자체가 불법이었는지 아닌지에 대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회장은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과 함께 지난 2020년 9월 기소된 바 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이 2012년부터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 주가는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기 위해 그룹 참모 조직인 미전실 주도로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자사주 집중 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 각종 부정 거래가 이뤄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지난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당시 부회장이었던 이 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최대 주주였던 반면 삼성물산 지분은 없었다.

이에 검찰은 이 회장이 그룹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주 회사 격인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봤다. 당시 삼성물산은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 지분을 4%가량 보유했다.

검찰은 제일모직 주가는 올리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춰 이 회장에 유리한 합병비율을 만들어내기 위해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계열사인 삼성증권 조직 동원, 자사주 집중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 회장 등은 삼성물산과 주주들에게 불리한 합병을 실행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증대 기회 상실의 재산상 손해를 가한 혐의도 받는다.

이외에도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로직스)와 관련한 거짓공시·분식회계를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결심 공판에서 최 전 실장과 김 전략팀장에게는 각각 징역 4년6개월에 벌금 5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충기 전 차장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억원을 구형했다. 

이에 이 회장은 “당시 합병이 합리적 경영 판단이었다”며 “합병 후 경영실적이 개선됐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도 지난 2021년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고 수감됐다. 이후 가석방으로 풀려났으며 지난 2022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복권됐다.

한편 이 회장의 재판은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총 106차례 진행됐다. 이 회장은 해외 순방 동행 등 주요 일정을 제외하고 총 95차례나 법정에 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검찰 수사 기록만 19만쪽에 달하며 선고 공판에서도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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