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라파 지상전 시사…3월 라마단 시점 예고

신수정 기자 2024-02-20 09:33:30
라파 피란민촌에 있는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지상전을 예고한 가운데, 오는 3월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으로 단행 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이스라엘 각료 언급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시내각에 참여한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전날(18일) “라마단까지 우리의 인질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전투는 계속되고 라파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사실을 국제사회와 하마스 지도부는 알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각료가 라파 지상전을 예고한 이후 구체적인 작전 단행 시점을 제시한 것은 처음이라는 게 WSJ 등 외신의 평가다. 라마단은 이슬람교에서 천사 가브리엘이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코란(경전)을 가르친 달로, 이슬람교도는 이 기간에 낮 동안 금식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올해 라마단은 3월10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라마단 시기를 겨냥한 것은 하마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간츠 대표가 제시한 일정이 이스라엘 내각과 군의 계획이 맞다면, 라마단 시기의 라파 지상전을 피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집트와 맞닿은 라파는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지원하는 주요 관문이자 전쟁을 피해 남부로 내려온 다수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피신해 있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에선 학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라파 지상전은 ‘학살’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가자지구에서의 인도주의적 노력은 죽음의 문턱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했고, 휴전 협상 중재국인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 겸 외무장관은 “우리는 라마단을 앞두고 있다”며 “라파의 상황이 변하게 된다면 역내 매우, 매우 위험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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