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이웃' 한투·하나證, 엇갈린 지난해 성적표 왜

한국투자증권 지난해 순이익 5974억원
반면, 하나증권 –2673억원…8647억원 격차
신수정 기자 2024-02-20 15:47:11
서울 여의도에 나란히 붙어 있는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증권 사옥. /사진=신수정 기자

여의도 소재 사옥이 나란히 세워져 있어 '이웃지간'으로 불리는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 지난해 서로 대비되는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기준 한국투자증권이 1위, 하나증권이 꼴찌를 차지한 것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별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한국투자증권(5974억원) ▲메리츠증권(5900억원) ▲NH투자증권(5739억원) ▲삼성증권(5480억원) ▲키움증권(4407억원) ▲KB증권(3880억원) ▲미래에셋증권(2980억원) ▲대신증권(1563억원) ▲신한투자증권(1009억원) ▲하나증권(-267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상업용부동산 부실에 대비한 부동산 관련 충당금을 4000억원 이상 적립하며 평가손실이 누적됐다. 그러나 위탁매매(BK) 거래대금 확대와 자산운용 손익으로 실적에서 선방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11.9% 늘어난 2868억원을, 브로커리지 이자 부문은 19.7% 증가한 4006억원을, 운용 부문은 170.4% 늘어난 3977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거뒀다. 

반면, 하나증권은 2022년 1306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순손실 2673억원을 기록하며 이들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적자 전환했다. 해외 부동산 관련 충당금 적립과 기업금융(IB) 등 투자자산 평가손실을 반영하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만 해외 부동산 관련 충당금을 1240억원 적립하며, 하나금융그룹 전체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충당금을 보유했다. 여기에 평가손실 분까지 약 387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면서 당기 실적에 반영해 4분기에 2570억원 규모의 적자가 났다.

한편, 올해도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이 증권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예리 NICE(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임차수요 감소 및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해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에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바라봤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말에 “상대적으로 높은 대체 자산 익스포저로 향후에도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에 따른 이익 훼손 우려가 남아있다”며 “보유 대체 자산에 대한 충당금 적립이나 평가손실 반영이 끝났다고 보기에는 아직 어렵다”고 분석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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