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유불리 따져보니…현대·기아 '맑음' vs 수입차·수입배터리 '흐림'

테슬라 모델 Y RWD, 국비 보조금 195만원…200만원 인하에도 차량 가격↑
KG모빌리티, 토레스EVX 가격 200만원 인하 결정
보조금 개정안, 제조사 부담 및 소비자 선택권 축소 우려
박재훈 기자 2024-02-21 10:26:50
환경부가 전기차 보조금 최종안을 발표한 가운데, 수입차와 국산차에 대한 유불리가 극명해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초 올해부터 추가된 배터리환경성계수로 인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대한 패널티가 예상됐다. 그러나 막상 올해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살펴보니 현대차와 기아에만 조항이 유리하게 적용된다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특히 수입 전기차 모델들의 보조금이 크게 감소해 업계는 올해 출시할 전기차들의 가격을 낮추게 되는 등 제조사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번 보조금 개편안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축소됐다는 반응이다.

테슬라 충전소 / 사진=연합뉴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환경부가 공표한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따라 국산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 사이에 보조금 차이가 심화됐다. 올해부터 추가된 ▲배터리환경성계수 ▲권역별 AS서비스센터 개수 ▲급속충전기 보급율 ▲제조사 할인에 따른 추가 보조금 등이 수입 전기차 모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이번 개편안에 가장 유리하게 적용된 브랜드는 현대차와 기아가 유일한 형국이 됐다.

이 중 수입차에 가장 불리하게 적용된 조항은 배터리환경성계수다. 배터리환경성계수는 환경부가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성능과 재활용가치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장기적으로 환경적인 부담을 낮추고 주행거리를 늘린 차량 출시를 유도하는 등 LFP배터리 사용을 지양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가장 큰 피해를 본 브랜드는 테슬라가 됐다. 최종안이 나오기 전 부터 테슬라를 저격한 조항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을 만큼 이번 개편안은 테슬라에 불리한 조항이 여럿 존재했다. 앞서 테슬라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범위가 200만원 낮춰진 것에 따라 차량 가격을 200만원 인하하기도 했다.

배터리환경성계수의 영향으로 테슬라의 모델Y RWD(후륜구동)의 올해 국비 보조금은 195만원으로 축소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62.1% 감소한 수치다. 지자체 보조금도 국비 보조금과 비례하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돼 가장 큰 패널티를 얻는 모델이 됐다.

테슬라외에도 수입 전기차들의 국비 보조금은 전체적으로 축소되는 경향이 짙어졌다. 1회 충전 주행거리 및 출시가격이 보조금이 축소된 원인이었다. 올해 보조금 개편안에 따라 수입 전기차들의 국비 보조금 평균은 255만원으로 나타났다. 

수입 전기차들의 올해 국비 보조금은 모델별로 ▲폭스바겐 ID.4 프로 (492만원)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439만원) ▲스텔란티스 푸조 e-208 (349만원) ▲벤츠 EQB 300 4MATIC (217만원) ▲BMW I4 eDrive 40 (212만원) 등이다. 이중 폴스타2 롱레인지 듀얼모터의 경우 수입 전기차 전체에서 가장 낮은 국비 보조금인 163만원을 받는다. 아우디도 Q4 40 e-트론이 모델별로 196~198만원에 그친 보조금만 받게 됐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사진=아이오닉6

국산차지만 중국산 배터리 쓰는 KG모빌리티 '타격' 

반면, 국산 브랜드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가 가장 많은 국비 보조금을 받는다. 현대차의 아이오닉6는 총 690만원의 보조금을 받게 되면서 올해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는 모델이 됐다. 이외에도 아이오닉5는 N라인을 제외한 모델들이 최소 606만원에서 최대 690만원을 받으며, 코나EV는 575~633만원을 받게됐다.

기아는 EV6가 모델별로 GT모델을 제외하고 649~684만원을 받고, 니로가 596만원을 받는다.

KG모빌리티는 국산 브랜드 중 배터리환경성계수로 인해 제동이 걸리게 된 브랜드가 됐다. 중국 BYD의 LFP배터리를 탑재한 토레스EVX는 주행거리와 더불어 보증기간 추가금에 따라 보조금 축소를 어느정도 방어했다. 하지만 가성비 전기차로 출시 방향성을 잡은 만큼 타격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레스EVX의 올해 국비 보조금은 18인치 모델 470만원, 20인치 모델 453만원 등이다.

한편, 올해 중저가 전기차 출시를 예고한 수입차 브랜드들은 몇몇 모델을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5500만원 미만으로 가격을 인하해야 할지 갈림길에 놓였다. 주행거리 제원과 권역별 서비스센터 등의 조항에서 패널티를 받는 만큼 최대한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차량 가격을 인하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환경부의 이번 개편안이 현대차를 제외한 제조사에 부담을 커지게 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또한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결론적으로 축소됐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전기차 구매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와 달리 수입차를 선택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낮은 보조금으로 인해 구매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보조금 개편안이 취지와 달리 제 기능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번 개편안으로 패널티를 입은 KG모빌리티는 개정안이 발표된 지난 20일 토레스EVX의 가격을 200만원 인하한다고 밝히면서 대응에 나섰다. KG모빌리티는 "이번 보조금이 축소됨에 따라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차량 가격을 200만원 인하할 것을 결정했다" 며 "지난해 토레스 EVX를 계약하고도 보조금이 소진되어 출고를 못한 계약 고객뿐만 아니라 올해 계약 고객에게도 소급 적용하여 인하된 가격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EV6. /사진=기아


가장 많은 할인을 받는 현대차와 기아도 주요 모델의 판매 가격을 인하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의 가격을 200만원 인하하며 기아는 EV6의 가격을 300만원 인하한다. 두 모델은 보조금 최대 수령범위인 5500만원 미만이지만 제조사가 차량 가격을 인하하면 추가 할인이 되는 조항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업계관계자는 "환경부의 이번 개편에 따라 전기차 가격을 낮춰야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게 되면서 특정 브랜드를 밀어주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보조금에 따라 구매를 결정짓는 소비자들이 상당한 가운데 올해 판매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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