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보험까지…범금융, 당국 해외부동산 감시에 '살얼음판'

5대 금융그룹 1조1002억원, 25개 증권사 1조8000억원 등 약 '3조원' 평가손실 추산
"익스포저·손실액 발생 가능성 잔존"…금융당국, 사업장별 점검 강화 '핀셋 관리'
신수정 기자 2024-02-21 15:42:52
은행‧증권‧보험 등 범금융권이 해외 부동산과 관련한 금융당국의 삼엄한 감시망 아래서 살얼음판 분위기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CRE) 시장 침체 여파로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이르자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내역을 사업장 단위로 점검하는 핀셋 관리에 돌입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금융사가 투자한 해외 부동산 사업장별로 리스크 파악에 나섰다. 더불어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점검 수준도 공실률, 취득날짜 등 임대 현황과 담보안정비율(LTV), 펀드 만기 등 세부 내역을 중점으로 다뤄 강화한다고 알려졌다. 

해외 부동산 투자 현황과 손실 등이 알려진 은행, 증권과 달리 취합된 정보가 없었던 보험업권에 대한 점검도 시작됐다. 금감원은 전날(20일) 보험업권 간담회에서 보험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대한 주요 위험요인 현황과 보험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점검해, 위험관리와 손실흡수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냈다. 

금감원.


이처럼 금융당국은 최근 해외 부동산 펀드 부실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초 “금융권 총자산 대비 투자 규모가 크지 않아 리스크는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금융당국의 감시가 강화된 배경에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여기에 투자한 금융사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자리하고 있다. 이미 금융그룹과 증권사 등에서 파악된 평가손실만 2조원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출채권이나 펀드 만기가 도래하면서 피해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원금은 총 20조3868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권별 익스포저는 ▲5대 금융그룹 산하 은행 7조5333억원 ▲증권사(3조5839억원) ▲생명보험사(2조7674억원) ▲손해보험사(1조6870억원) 순이다. 

이 중 대출채권을 제외한 해외 부동산 투자액은 10조4446억원이지만, 수익률은 5대 금융그룹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투자금의 가치는 현재 9조3444억원으로 줄어 원금 대비 1조1002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평가 수익률은 –10.53%이며, 그룹별로 ▲하나 –12.22% ▲KB국민 –11.07% ▲NH농협 –10.73% ▲신한 –7.90% ▲우리 –4.95%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NICE신용평가(나신평)가 지난 15일 발표한 ‘증권사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 현황 및 손실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25개 증권사들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8조3000억원이며, 이중 1조8000억원의 평가손실이 인식됐다. 

나신평은 보고서에서 “현재 부정적인 해외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손실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실제 미국 대도시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말 17%, 2분기 말 18.2%, 3분기 말 18.4%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에 미국의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의 신용등급이 연이어 하향 조정돼 정크등급(Ba2, 투자부적격)까지 강등되기도 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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