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발표 '발등에 불'…전기차 할인 나서는 완성차업계

환경부, 제조사할인에 따라 추가 20% 할인 지원 조항…완성차업게 고객 모시기 분주
보조금에 불리한 수입 브랜드들 가격 인하 폭 늘려
박재훈 기자 2024-02-26 10:10:15
올해 전기차 보조금의 최종안이 발표되면서 완성차업계의 전기차 할인이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둔화세에 앞서 완성차업계는 중저가 전기차 출시를 타개책으로 점찍었으나, 기존 모델들의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 제조사 할인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국내완성차 업계에서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기아, KG모빌리티 외에도 수입 브랜드인 벤츠, BMW, 폭스바겐 등 다수의 브랜드가 보조금 수령범위안에 들어가게끔 가격을 낮추고 있다. 특히 수입 전기차들은 기존 프리미엄모델에 견줄만한 높은 가격대의 모델들을 대거 할인하면서 판매량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KG모빌리티 전기차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26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기차 보조금 기준까지 까다로워져 할인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브랜드 중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KG모빌리티다. KG모빌리티는 토레스의 전동화모델인 토레스EVX를 출시하면서 전기차 판매량 확보에 나섰으나, 출시시기와 남은 보조금 지급의 시기가 맞지 않아 당초 기대했던 판매량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개요가 발표된 직후 LFP(리튬,인산,철)배터리로 인한 패널티를 받게 됐다. 이에 KG모빌리티는 축소된 보조금만큼 차량가격을 올해 말까지 200만원 한시 인하할 것을 밝혔다. KG모빌리티는 앞서 토레스EVX를 계약한 고객외에도 추가로 계약하는 고객에게 가격인하 정책을 소급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6'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와 기아도 곧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올해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을 출시할 계획이나, 앞서 출시한 전기차모델들을 추가로 할인하면서 고객 모시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코나EV등에 대해 제조사할인을 시작했다. 아이오닉6의 경우 이번 보조금 개편안에 대해 가장 많은 보조금을 수령하는 모델이지만, 이번 현대차의 추가할인으로 더욱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는 차량 가격할인 120만원에 전기차 충전 크레딧 80만원, 월별 재고할인 최대 500만원 등을 더해 총 700만원의 구매혜택을 제공한다.

기아도 EV페스타를 진행하면서 EV6, EV9, 니로EV등에 대해 할인 헤택을 제공한다. EV6의 경우 300만원을 할인하고 EV9은 350만원을 할인한다.

이처럼 많은 제조사들이 추가적인 할인 공세에 나선 것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조항 중 제조사측이 추가로 차량 가격을 할인할 경우 할인 금액의 20%를 추가 지원하는 조항 때문이다. 이는 환경부가 제조사측에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분위기를 형성하기를 바란다는 취지와 맥락을 같이한다. 앞서 환경부는 내년부터 보조금 지원범위를 차차 축소해 나갈 것을 밝힌 바 있다. 환경부는 보조금에 기대는 것이 아닌 제조사측에 문턱을 낮출 수 있는 노력을 촉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S 450 4MATIC SUV.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국산차와 달리 가격적 측면에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모델이 많은 수입차 브랜드들도 할인공세를 펼치고 있다. 할인 폭만 살펴보면 국산 브랜드보다 규모가 더욱 크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4년형 모델인 EQB 4MATIC을 약 25% 가량 할인하는 등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EQA에도 모델과 트림별로 1100~1900만원 가량의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고가의 모델의 경우에는 할인 폭이 더 크다. 대형 전기 세단인 EQS450 4MATIC은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더해 기존 가격보다 3900만원 인하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BMW도 5시리즈의 전기차 라인업인 2024년형 i5에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트림별로 할인폭이 상이하지만, 최대 1950만원의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기차 라인업인 iX, i4, i7등에도 10~15%의 할인이 적용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전기 SUV모델인 ID.4프로 라이트 모델의 가격을 200만원 인하했다. ID.4는 제조사할인과 국고보조금 지자체 보조금을 합칠 경우 4000만원 후반대의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해졌다. 

이처럼 수입차 브랜드들이 앞다퉈 할인을 시작한 이유는 기존 보조금 정책과 달리 올해부터 적용되는 조항들의 불리함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올해 전기차 판매 환경이 어려워질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어느정도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판매량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순위로 부상한 것이다.

수입차 업계관계자는 "올해 출시할 차량들에 있어서도 가격 정책이 보조금에 따라 변동될지는 모르겠으나, 기존에 출시했던 모델들에 있어서는 할인폭을 확대하면서 판매량 방어선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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