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글로벌원 럭스펀드 피해자들, "70% 배상" 한화투자증권 사적화해 수용

“100% 보상” 주장했으나…다수 피해자들, 작년 10월경 '백기'
신수정 기자 2024-03-05 14:40:27
한화투자증권 글로벌원 럭스(LUX)펀드 피해자들이 지난해 9월 22일 서울 여의도 한화투자증권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투자피해 원금 100%를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한화투자증권을 통해 글로벌원 럭스(LUX)펀드에 투자했다가 불완전판매로 인한 투자 손실을 겪은 피해자들 다수가 한화투자증권 측이 제안한 사적화해를 수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당초 이들 피해자들은 “100% 보상”을 주장했었으나 최종 합의는 이보다 낮은 배상비율 70~75% 수준으로 이뤄졌다. 

5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 글로벌원 럭스 펀드 피해대책위원회에 소속된 피해자 25명 중 92%에 해당하는 23명이 지난해 10월초 사적화해를 수용했다. 남은 소수 인원도 사적화해를 수용하는 데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를 이끄는 피해자 A씨는 본보와 통화에서 “1~2명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사적화해를 (수용)했다”며 “남은 소수도 지금은 사적화해를 수용했을 수도 있고, 다수의 의견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9월22일 서울 여의도 한화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첫 집회를 열고 “피해원금 100%를 배상하라”고 촉구했다. 대다수 고령이며 지방에 거주하는 피해자들은 어떤 때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상경해 목소리를 냈지만, 결국 한화투자증권이 제시한 약 70%의 배상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전국사모펀드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는 “10명 내외의 인원이 마지막까지 한화투자증권과 (배상비율을 놓고) 밀당(밀고 당기기)을 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피해자들이 더 버티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며 사적화해 수용 배경을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처음 사적화해를 제시한 시점은 지난해 8월로, 해당 펀드 환매 중단 이슈가 발생한 지 3년여 만의 제안이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장기적인 손실에 노출되고 있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선제적인 조치란 입장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펀드 환매지연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지난해 사적화해를 진행했다”며 “(글로벌원 럭스펀드를 포함한 전체 환매중단 사모펀드에 대해) 95% 이상 투자자들과 사적화해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과의 합의에 따라 보상금도 지난해 10월 말에 지급을 마쳤다고 한다. 
글로벌원 럭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는 인도네시아 초우량 상장사 및 오너 지분을 담보로 대출이 이뤄지는 방식의 투자 펀드 상품이다. 시장에선 우량기업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이 이뤄지는 구조라 수익성과 안전성이 높은 상품으로 평가됐으며, 글로벌원자산운용이 운용을 담당했다. 

판매사들은 이를 판매하면서 2019년 1월부터 8월까지 총 1161억원의 판매금을 거뒀다. 그해 한화투자증권의 판매액은 608억원으로 전체 판매액의 52%가량를 차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편입 자산인 인도네시아 상장사 등 투자기업의 유동성을 원인으로 2020년 4월 환매가 중단됐다. 피해자들은 판매사의 불완전판매와 운용사의 임의운용 등 부정한 행위로 피해가 커졌다며 투자원금 전액 배상을 요구한 바 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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