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새로운 게임 플레이' 추구...넥슨 인텔리전스랩스, 장창완·박노성 실장 인터뷰

장창완 인텔리전스랩스 선행개발실장, 박노성 통합인터페이스실 실장
2010년 넥슨 '분석조직'으로 시작해 현재 약 700명 이상의 조직원 구성
'게임스케일·음성 생성형 AI·AI NPC' 등 다양한 기술 개발 추진
"AI 기술, 서비스에 잘 녹여내 이용자 즐거움 극대화 목표"
황성완 기자 2024-03-06 09:56:48
생성형AI發 인공지능(AI) 열풍이 거세다. 이에 따라 국내 게임사들 역시 생성형AI 기반의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 게임사 중 하나인 넥슨은 '인텔리전스랩스(이하 인랩)'라는 AI 연구개발(R&D) 조직을 통해 게임과 관련한 다양한 기술을 연구하는 등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랩에서 AI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장창완 선행개발실장, 박노성 통합인터페이스실 실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넥슨이 추구하는 AI 기반 게임의 방향성과 서비스에 대해 들어봤다.

장창완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선행개발실장(왼쪽)과 박노성 통합인터페이스실 실장.

인텔리전스랩스, 2010년 넥슨 분석조직서 시작...700명 거느린 핵심조직으로

인랩은 지난 2010년 넥슨이 설립한 분석 조직에서 시작됐다. 이후 2017년 본부급으로 격상했다. 

장창완 인랩 실장은 초창기 멤버로, 라이브본부라는 곳에서 '마비노기 영웅전'을 담당하기도 했다. 이후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인랩의 전신으로 불리는 분석조직에 합류했다.

박노성 실장은 지난 2012년 넥슨에 입사해 게임 퍼블리싱을 담당했으며, 플랫폼과 관련한 인증 및 결제 위주의 업무를 하다 2020년도에 인랩에 합류했다. 박 실장은 데이터 플랫폼 관련 업무를 통합인터페이스실에서 담당하고 있다.

인랩은 현재 약 700명의 인력을 보유한 업계 최대 규모 조직으로 거듭났으며, 배준영 본부장이 조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배 본부장은 2007년 넥슨에 입사한 후 AI 관련 개발을 도맡아왔다.

장창완 실장은 "인랩은 넥슨의 게임과 플랫폼에 수집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게임 서비스에 유용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넥슨이 오랜 기간 서비스해 온 장수게임이 많은 만큼 라이브 서비스 관련해 축적된 노하우들을 개인의 경험적인 부분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서서 시스템화, 솔루션화 하기 위해 확장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장 실장은 이어 "크게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서 데이터에 기반한 솔루션을 만들거나, 이를 플랫폼에 적용해서 게임 팀에 제공함으로써 게임팀이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며 "이러한 솔루션의 도입을 통해 변화하는 데이터를 다시 수집하고 반복적으로 개선해서 넥슨의 게임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초반 분석조직으로 시작해 약 700명 이상의 조직으로 성장한 만큼 다루는 분야도 많다고 설명했다. 

인랩은 ▲데이터 기반 연구나 솔루션을 개발하는 조직 ▲플랫폼 관점에서 서비스 개발하는 조직 ▲공통적으로 어떤 프로젝트 매니징과 비즈니스 디자인을 하는 직군 ▲데이터분석을 많이 하는 선행개발실 등으로 나뉜다.

장 실장은 "제가 맡은 조직은 데이터 분석을 하는 선행개발실로, 남겨진 로그 기반으로 어떤 게임에 있어서 필요한 탐지, 소위 '핵'이나 '어뷰징' 유저에 대해 탐지하거나 혹은 마케팅을 좀 더 잘 하는 쪽이라든가, 아니면 게임의 데이터나 콘텐츠가 방대한데 개인에게 맞는 추천을 해 준다든가 이런 것들을 전반적으로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넥슨의 게임들이 겪는 라이브 서비스의 이슈나 문제들을 AI나 머신러닝 같은 것들을 이용해 풀어내고 이 과정에서 문제 해결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 과정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AI를 활용해 조직이나 서비스의 역량 및 퀄리티를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박노성 실장은 "인랩은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데이터 분석이나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하는 조직으로,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서 크리에이터 분들과 UGC 생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로 추가됐다"고 말했다. 인랩은 넥슨 게임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영상이나 웹, 앱 등 게임 외부에서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며, 기술 기반이 되는 데이터 플랫폼도 같이 개발 중이다.

박 실장은 "데이터 기술과 AI기술이 결합해서 게임뿐만 아니라 게임 밖의 요소들과도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인텔리전스랩스가 지난해 4월 공개한 '게임스케일' 이미지. /사진=넥슨

지난해 4월 자사 AI 기술 적용한 이용자 경험 긍정적 영향 줄 수 있는 '게임스케일' 공개

인랩은 지난해 4월 AI 기술 개발의 연구결과를 '게임스케일'을 통해 공개했다. 게임스케일이란 게임 플랫폼 서비스는 물론 탐지, 추천, 보안, 마케팅, 데이터 및 이용자경험(UX) 분석 데이터 등 직간접적으로 이용자 플레이 경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솔루션을 말한다.

박 실장은 게임스케일을 특히, 부정적인 것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욕설이나 부정행위 탐지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통합인터페이스실에서 제공하는 아웃 게임 서비스라고 불리는 '오픈 API'플랫폼도 같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게임 데이터와 연동된 오픈API를 활용해서 이용자가 개발자가 되기도 하며, 이런 방향에서의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오픈API는 자사가 운영하는 '메이플스토리'를 포함해서 13개 게임에서 오픈을 했고, 계속해서 서비스 제공 게임을 늘려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넥슨 안에서 퍼블리싱되는 모든 게임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게임스케일에 대해 장창완 실장은 '이용자 경험을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장 실장은 "온라인 게임 서비스에서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해킹 이슈 등을 탐지하는 서비스와 게임들이 이용자가 직접 만드는 콘텐츠를 게임에 포함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적절한 이미지를 AI가 탐지해 모니터링한다"며 "또 채팅에서 욕설을 할 수 있는데 그런 부적절한 단어에 대해서도 과거에는 단순히 금칙어 기반이었다면 이제는 AI기반으로 적절한 워딩인지 아닌지를 탐지한다거나 하는 것들을 계속 받아들이고 적용하고 확장하고 있으며, 게임스케일의 형태로 세팅돼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게임스케일 외에도 이벤트 발생 시 서비스 불능 상태를 방지하는 큐 기반의 쓰로틀링 전략도 실시하고 있다.

박노성 실장은 "일반적으로 게임에서 처리하는 이용자 트래픽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서비스의 트래픽과는 차이가 있으며, 시간제 이벤트 등 게임 이벤트를 실시할 때 많은 이용자들이 몰리면 스파이크성 트래픽(수십~수백 배의 트래픽이 발생하는 것)으로 인해 서비스 불능상태가 된다"며 "이러한 상황을 이용자 경험과 밀접하게 생각해 대응하고 있으며, 허용한 것 이상으로 들어오면 '처리할 수 없다'는 개념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라는 문구를 내려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스파이크성 트래픽에 대응할 수 있는 스로틀링 전략을 설계했다"며 "클라이언트의 도움 없이,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레이어에서 동작하는 ‘HTTP 트래픽 제어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이를 게임스케일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시스템에 순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포츠 게임' 실시간 경기 해설 다각화 등 음성 생성형 AI 개발에도 매진

인랩은 '스포츠 게임'의 실시간 경기 해설 다각화 등 음성 생성형 AI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 음성이라고 하면 정해진 스크립트를 성우들이 녹음해서 재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인랩은 AI 음성을 활용하면 게임 UX를 많이 발전시킬 수 있으며, 생성형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도입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박노성 실장은 "궁극적 목표는 이용자 몰입감 증대와 이용자 경험 강화의 일환으로, 대표적으로 마비노기를 들 수 있다"며 "후천적으로 시각장애를 가지게 된 한 이용자의 사연을 들은 후 마비노기 개발팀과 성우, 인랩 마케팅개발실이 함께 준비해 게임 아이템이나 메뉴 같은 것들을 AI 음성으로 전달받을 수 있도록 최근에 패치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에는 게임 디렉터 분들도 유튜브 같은 영상 플랫폼으로 유저들과 자주 소통하시면서 디렉터 분들이 유명해지신 경우도 있는데 이런 음성을 생성형 AI로 만들어서 공지사항 등을 전하는 콘텐츠에 활용하거나 광고 영상을 보는 유저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홍보 수단으로 활용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주기적으로 게임 콘텐츠 업데이트를 할 때 게임 소개 영상에도 AI 음성을 도입해서 작업 시간을 기존보다 50배 이상 단축시킨 적도 있다"고 강조했다.



AI NPC 기능도 연구…'나의 메애기 앨범' 등 게임일기가 대표적

인랩은 'AI NPC' 기능도 연구 중이다. NPC는 비플레이어 캐릭터의 약자로, 플레이 불가능한 캐릭터를 말한다. 이 기능을 통해 NPC나 보스 등 고정 캐릭터는 정해진 대사를 반복하는 대신, 게임 내 세계관을 바탕으로 개별 플레이 특징에 맞는 다양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장창완 실장은 "아무래도 게임 회사이다 보니 '게임'이라는 주제에 초첨이 맞춰져 있으며, 구글, MS, 오픈AI 중 목적에 부합한다면 범용AI 기술을 다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열어놓고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크게 구분하면 두 가지 관점으로 연구가 가능하며, 첫 번째로 게임에서 직접적으로 AI 기반의 이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것과 회사 내부의 업무 프로세스를 AI로 고도화할 수 있다"며 "다만, 두 가지 부분을 모두 연구함에 있어, 직접적으로 AI 기반 유저 경험을 개선하는 부분은 효과가 더 크겠지만 좀 더 신중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장 실장은 "과거에는 게임 콘텐츠를 개발자가 미리 제작해 두고 이걸 이용자분들이 반복해서 플레이하는 형태가 많아 확인이나 예측이 가능했지만, 앞으로 AI가 직접 유저와 의사소통을 하면 개발자들은 어떤 부적절한 표현이나 어휘를 사용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챗GPT를 예로 들자면, 기존에는 구글에 검색하는 게 익숙했는데 지금은 챗GPT에 물어보는 게 조금 더 새로운 트렌드인 것처럼, 게임 개발에서도 이런 접근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관점이 있다"며 "그 외에도 이용자 경험을 활용하는 측면에서 게임의 아바타 코디를 내가 직접 조합하지 않아도 AI가 유저에게 맞는 코디 스타일을 추천해 준다거나, 게임의 튜토리얼이나 콘텐츠를 AI가 알려준다거나 하는 것들이 있을 수 있으며, 다만, 너무 많은 회사에서 하고 있기도 한데 고객 CS를 AI가 답변해 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일환으로, 최근에 기사화되기도 했던 게임일기(나의 메애기 앨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이용자 경험을 AI가 정리해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왼쪽부터)이호준 OP.GG 스탯 그룹장, 김종근 OP.GG CDO, 배준영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본부장, 박정무 넥슨 그룹장이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넥슨

OP.GG와 협약해 게임 데이터 통계 서비스도 제공…"데이터 생태계 전반 규모 확장에도 기대"

박노성 실장은 얼마 전 발표한 OP.GG와의 업무협약(MOU)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OP.GG의 경우에는 인랩이 의도하지 않은 형태로 재해석을 하는데, 이런 OP.GG의 데이터 해석 방식은 게임 밖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이러한 과정 전체가 게임 안의 콘텐츠와 게임 안팎으로 콘텐츠 소비를 선순환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게임 안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다른 식으로 해석하게 되고, 다른 식으로 해석된 데이터가 게임 안에서 다른 방법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고, 이를 통해 유저들이 게임에 좀 더 몰입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 실장은 "OP.GG와의 MOU를 통해 데이터 협업을 진행하는 건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함이며, 게임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즐기는 게 아니라 다채롭게 즐기는 데에 도움을 줄 것으로 아주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OP.GG와 같은 데이터 생태계 전반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도 협악은 필요하다"며 "다만, OP.GG 외에 다양한 곳과 협업의 가능성도 충분히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넥슨 판교 사옥.

궁극적 목표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 플레이' 진화…"이용자 몰입감과 즐거움 극대화"

끝으로, 인랩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와 비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박노성 실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솔루션 개발로 인텔리전스랩스가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건 새로운 형태의 게임 플레이 진화"라며 "기존에 인게임 경험이 제작자의 의도에 맞춰 따라 가는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보는 콘텐츠의 시장도 e스포츠처럼 점점 커지고 있으며, 트위치나 치지직의 사례처럼 일반 크리에이터들도 이런 방송을 생성해 내고, 유저와의 인터랙션 쪽으로 경험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인게임과 아웃게임의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 결국에는 넥슨 게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으며, 또 추가적으로 UGC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라고 하면 단순히 영상 제작자뿐만 아니라 오픈 데이터를 활용해서 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들도 크리에이터의 개념으로 묶고 있는데, 영상 제작자에게는 여러 후원 프로그램이 있지만 오픈 데이터를 활용한 개발자들에게는 후원 프로그램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며 "개발자들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홍보해준다거나 개발자를 후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포함해서 생태계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전했다.

장창완 실장은 "인랩의 인원과 커버리지는 매우 넓다며, 이용자의 행동을 잘 이해하고, 나아가 이용자들의 즐거움을 극대화 하는 것이 조직의 목표"라며 "넥슨이라는 조직이 수십년 간 쌓아온 라이브 운영의 노하우를 잘 접목해서 연구하고 플랫폼화해서 유저의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분석도 결국 진심으로 소통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생각하며, 이걸 풀어낼 열쇠가 AI"라며 "자사가 가진 AI 기술을 통해 서비스에 잘 녹여내 이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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