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배터리 개발' 민관 맞손…배터리3사, 올해 9조원 이상 투자

주요기업, 7조1000억원 포함해 총 9조원 이상 기술 개발에 투자
정부, 향후 5년간 유망 배터리 개발에 1172억원 투입
박재훈 기자 2024-03-11 16:08:30
정부와 배터리업계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정부와 업계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해당 사업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모두 참여할 예정이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안덕근 장관은 민관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에 참석해 민관이 합심해 대응해야할 과제들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 날 배터리 3사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사업 필요성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 왼쪽)이 11일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날 회의에는 배터리3사를 포함해 에코프로,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엔켐 등의 소재기업과 현대차, 고려아연 등 총 11개 기업 관게자가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설비·연구개발(R&D)에 총 9조원 이상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며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유망 배터리 개발에 총 1172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차세대 배터리는 기존 소재와 다른 물질을 사용해 성능과 안정성 양면에서 획기적으로 향상된 이차전지를 뜻한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경쟁력을 제고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기술로 거론된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함으로써 화재 위험성을 낮추고 주행거리가 늘어나 전기차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다.

앞서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은 기술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다. 일본의 토요타, 중국의 CATL, 미국의 퀀텀스케이프, 독일의 폭스바겐 등의 기업들이 기술 개발 경쟁 중이다.

6일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2024에 마련된 삼성SDI 부스에 전고체배터리 샘플이 전시돼 있다. /사진=박재훈 기자


국내에서는 최근 열린 인터배터리2024에서 삼성SDI가 양산 로드맵을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인터배터리2024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부피당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는 900Wh/L 전고체 배터리 개발현황을 비롯해 2027년까지 양산 준비를 마치겠다고 발표했다.

산업부는 "개별 기업이 모든 필요 기술을 개발하고 적정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기는 어려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정부 과제를 통해 관련 생태계를 폭넓게 육성하려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정부와의 협업을 통해 업계는 국내 부품·소재·장비·셀·완성차업체를 아우르는 배터리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2028년 개발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리튬메탈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등 3개 분야의 유망 기술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1172억30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날 회의에서는 전고체 배터리뿐 아니라 보급형 배터리 기술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여러 주제들이 논의됐다. 가격이 저렴해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LFP(리튬·인산·철)배터리도 논의 대상 중 하나로 거론됐다. 

LFP배터리는 전기차 시장의 둔화세가 짙어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에 탑재할 것을 밝히면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3사도 개발에 들어갔으며 에코프로, 엘앤에프와 같은 소재 기업들도 LFP배터리용 양극재를 개발 중이다.

인터배터리2024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돼 있는 셀투팩 공법 목업. /사진=박재훈 기자


지난해부터 LFP배터리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과제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는 올해부터 나트륨 배터리 개발 과제도 함께 진행한다. 나트륨 배터리는 에너지밀도와 수명도 보통 수준인 배터리다. 하지만, 안전성과 가격적인 면에서 장점을 지니고 있어 보급형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정부는 LFP배터리 기술개발을 위해 2026년까지 233억원을 투입하고, 나트륨 배터리 기술개발에는 2027년가지 282억원을 투입한다.

주요 기업들도 올해 설비투자 7조1000억원을 포함해 9조원 이상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다. 차세대 배터리 부문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차세대 4680(지름 46mm·길이 80mm) 원통형 배터리를 오는 8월부터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덕근 장관은 회의에서 올해 민·관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보급형 제품 개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통상현안 대응, 국내 투자를 통한 공급망 자립화, 배터리 전주기 순환체계 구축 등 5대 과제를 제안했다.

이어 안 장관은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얼라이언스를 시작으로 민·관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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