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태영건설 자본잠식…5대 금융지주 대손충당금 현황은

5대 금융지주 대손충당금 전년比 68.2% 오른 12조7849억원 적립
신수정 기자 2024-03-14 18:01:59
태영건설 본사. 사진=연합뉴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사업) 절차를 진행 중이던 태영건설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대손충당금 적립이 12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전날(13일) 지난해 결산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5626억원이라고 공시했다. 부채(5조8429억원)가 자산(5조2803억원)보다 많아지면서 자본잠식에 빠진 것이다. 또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제40조)에 근거해 이날부터 태영건설 주식 거래도 정지됐다.

이에 일각에선 태영건설의 자본잠식이 부동산PF 부실에 따른 건설업계 위기가 금융권으로까지 번져올 ‘신호탄’이 아니냔 시각이 제기됐다. 캐피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나타날 것이란 신용평가사들의 경고도 잇따른다. 금융당국은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 전반에 대손충당금 적립을 지도했다. 

그 결과, 지난해 5대 금융지주가 쌓은 대손충당금은 총 12조7849억원으로 전년(7조5989억원) 대비 68.2% 증가했다. 이는 부동산 금융을 포함한 전체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약 20조4000억원의 62.7% 비중을 차지한다. 금융지주별 충당금은 ▲KB금융지주 3조1464억원 ▲신한금융지주 2조2512억원 ▲하나금융 1조7148억원 ▲우리금융 1조8810억원 ▲NH농협금융 3조7915억원이다.

같은 기간 BNK·DGB·JB 3대 지방 금융지주도 각각 ▲BNK금융 9526억원 ▲DGB금융 6068억원 ▲JB금융 4424억원씩 총 2조18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를 포함하면 국내 8개 금융지주가 지난해 쌓은 대손충당금 규모는 약 15억원에 달한다. 

은행 등 주요 계열사도 충당금을 쌓아왔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은 총 7조4109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이는 이들 익스포저(7조5333억원)의 98.4%의 비중으로 대부분 방어가 가능한 규모다. 그러나 캐피탈‧저축은행 등 제2금융업권을 중심으로 부동산PF 방어가 미흡하단 지적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13일 발표한 ‘부동산PF리스크 관련 제2금융업권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제2금융권의 부동산PF 대출 충당금 적립 수준은 6%에 불과했다. 지난해 9월 기준 PF대출 충당금은 등급별로 ▲AA급 캐피탈 2% ▲A급 이하 캐피탈 5% ▲저축은행 6% 순이다. 실제 5대 금융지주 계열의 캐피탈사 대손충당금은 총 1조889억원으로 계열사 중 가장 미미한 수준이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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