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28년 만 '회장·부회장직 신설' 안건 통과

15일 101기 정기 주총 진행…정관 변경안, 참여자 68% 중 95%가 찬성
황성완 기자 2024-03-15 14:39:47
기업 사유화 논란을 빚었던 유한양행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쟁점이었던 회장·부회장 직위 신설 안건을 통과시켰다.

유한양행은 15일 오전, 주주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방동 본사 강당에서 제 101기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는 회장·부회장 직위 신설 등을 포함한 정관 변경 안이 의결됐다. 물론, 찬성과 반대의 갑론을박은 있었으나, 결국 원안대로 통과됐다. 투표(주주) 참여자 68% 중 95%가 찬성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가 15일 열린 10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한양행

주총장에는 다수의 소액 주주들이 몰려 의견을 제시했으며, 유일한 박사의 하나 뿐인 직계 혈족인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도 현장에 참석했다.

한 주주는 "이번 직제 개편과 관련한 보도를 접하다 보니 마치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연임 규정을 우회하기 위해) 총리가 됐다가 다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회장·부회장직을 신설하는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회장과 부회장 신설은 다른 사심이나 목적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에 제 명예를 걸고 말할 수 있다"며 "회장과 부회장을 두더라도 임원의 일부로 직위만 다는 것이지, 특권을 주거나 이런 것은 없기 때문에 주주들이 이 점은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점에서 (내부 임원에게) 회장을 하라고 해도 누구도 할 사람이 없고, 설사 본인이 한다 하더라도 이사회에서 반대할 것"이라며 "언젠가는, 미래를 위해서 이 직제가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일부 유한양행 직원들은 이정희 현 이사회 의장이 회장직에 앉기 위해 직제를 신설한다고 주장하며 본사 앞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열린 주총에서는 정관 변경 외, 이사 선임의 건(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1명), 감사위원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일부 변경의 건도 처리됐으며, 보통주 1주당 배당금 450원, 우선주 460원의 현금배당(총 321억)도 실시하기로 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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