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3월 정제마진 주춤…실적 개선 꽃봉오리 틔울까

지난 1~2월 상승곡선 그리던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5.9달러로 후퇴
국제유가 상승세 그리고 있는 점은 희소식…실적 개선 위해 유가 변동 모니터링
박재훈 기자 2024-03-19 10:13:26
올해 1분기 들어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지고 원유 공급도 부족한 양상을 보이면서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정제마진은 3배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3월 들어 정제마진이 주춤하고 있어 정유사들은 유가 추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3월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5.9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정유사들의 수익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정제마진은 2월 들어 최고 15.3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의 정제마진을 기록하면서 1분기들어 실적 개선의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에너지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재료와 그외 비용인 운임비와 동력비 등을 제외한 수치로 통상 손익분기점은 배럴달 4~5달러로 본다. 이 중 국내 정유업계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을 수익 지표로 본다. 지난해 분기별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1분기 7.7달러(배럴당) ▲2분기 0.9달러 ▲3분기 7.5달러 ▲4분기 4.1달러 수준이었다.

지난 1~2월까지 정유업계에서는 정제마진 개선 흐름이 이어지면서 1분기에 실적이 좋아지면서 긍정적인 첫 단추를 끼울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적으로 석유제품 재고가 낮고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또한 OPEC가입 국가들과 OPEC+가입 국가들은 감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OPEC+는 올해 1월부터 감산 규모를 하루 90만 배럴로 추가했고 OPEC의 감산 기조를 상쇄하던 미국의 생산량이 4분기 말부터 하루 1330만 배럴에서 멈춰있기 때문에 석유제품 수요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그리고 있었다.

1분기 정제마진 상승세...3월 들어 후퇴

하지만 3월들어 상승세를 보이던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하는 판국으로 변했다. 지난 1월과 2월에 배럴당 7.8달러와 8.3달러를 기록했던 정제마진은 지난 3월 첫째주에 들어 5.9달러까지 후퇴했다. 당초 1분기 들어 상승세를 보이면서 기대감이 부풀었던 수치와는 반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가량 감소한 수치다.

3월 들어 정제마진이 감소한 이유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중국 정유 제품의 생산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중국이 내수 경기 부양에 집중하면서 수출쿼터를 확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롯해 정제마진이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었다.

14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설치된 유가 정보판. /사진=연합뉴스

그나마 또 다른 실적개선 요소 중 하나인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정유사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종가는 82.72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2.1% 상승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정유시설에 피해가 발생하고 이라크가 OPEC+감산 합의 준수를 위해 향후 몇 달간 원유 수출을 하루 330만 배럴로 제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서부텍사스원유를 포함한 국제유가는 올해 1분기 들어 13% 상승하고 있으며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정유업계의 재고자산도 함께 오르게 된다. 지난 1~2월 정제마진이 상승세를 보인 것과 더불어 정유사들이 1분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 3월에 변수가 남아있는 만큼 정유업계는 유가 변동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이다. 1~2월의 정제마진 상승으로 인해 실적 개선의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지만, 3월 들어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지난 4분기 대비 큰 폭으로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수익성이 높아졌다가 3월들어 상황이 변화하기는 했으나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아직까지 석유 제품에 대한 수요가 오르고 있는 점과 중동지역 정세가 불안정한 것을 모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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