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카] 신차 없는 르노코리아, '오로라 프로젝트'로 부활 신호탄 쏠까

감소세 보이는 판매량에 타개책은 신차 출시…라인업 확대도 중요
찬스가 될 수 있는 모멘텀인 전동화…인프라 구축으로 경쟁력 강화해야
박재훈 기자 2024-03-22 09:08:06
어바웃 카(About car)는 이동수단을 넘어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브랜드별 경쟁력과 약점을 짚어보고, 소비자 입장에서 차량 구매에 대한 메리트적인 요소를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이번에 다룰 브랜드는 르노코리아자동차(이하 르노코리아)다. 르노코리아는 과거 비교적 다양한 판매 라인업을 이루면서 안정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수년 동안 신차의 부재로 인해 부진을 겪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세단 세그먼트를 판매하고 있는 국내 브랜드라는 점이다. 해당 부분은 아직까지 소비자층에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특색있는 브랜드라는 점을 보여준다.

르노코리아 QM6.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최근 르노 브랜드의 주요 경영진들이 방한하면서 확인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안에 부활의 신호탄을 쏠 것으로도 기대돼 행보가 주목되는 완성차 브랜드다.

올해 초 방한해 오로라 프로젝트를 점검한 파블리스 캄볼리브 르노 브랜드 CEO는 “르노는 올해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라며 “준비 중에 있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모델은 한국과 글로벌 소비자들의 높은 눈높이를 충족시켜줄 차량”이라고 평가할 만큼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다양하지는 않지만 수요 확실한 판매 라인업…그럼에도 아쉬운 판매 차종

현재 르노코리아가 국내에 시판중인 모델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쿠페형 세단 XM3와 세단 모델인 SM6, SUV모델인 QM6 등이다. 판매 모델 전체의 판매가가 최대 3670만원에 불가한 만큼 어렵지 않게 신차로 구매하기 위해 눈을 돌리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2023년형 XM3 인스파이어.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가장 최근 출시한 XM3 E-테크 하이브리드의 경우 2795만원부터 시작되는 가격에 풀옵션이 3195만원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차량들 중에서도 연료가 하이브리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경향이 옵션을 중시하는 만큼 최대 옵션가격이 3195만원 수준이라는 것은 최근 상승하고 있는 차량 판매가 흐름에서도 나름 합리적이다.

하지만 다른 브랜드에 비해 파생모델을 포함하더라도 라인업이 축소된 모습이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판매량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로 거론된다.

판매 라인업이 다양할 수록, 판매량은 상승한다. 브랜드의 특정 모델이 신차효과와 소비자들의 반응을 얻으면서 판매량이 치우치는 경향이 있더라도 꾸준히 파생모델이나 세그먼트 별로 신차를 내놓는 이유다. 모델별로 판매량이 희석되더라도 잠재적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판매 라인업이 적은 브랜드의 경우는 대부분 세그먼트별로 프리미엄 성격을 띄고 있는 모델들이 존재해 수를 늘리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르노코리아의 경우 세그먼트별로 가격과 품질 면에서 견주거나 우위에 있는 경쟁모델이 많아 세그먼트 모델별로 차별화 방식을 모색하거나 확실한 가격 메리트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현재 매월 판매 프로모션을 본사 차원에서 진행하고는 있지만, 타 브랜드들과 비교해서도 특별한 가격정책이 아닌 탓에 경쟁력을 갖기에는 힘든 상황이다.

판매량 개선 창구는 역시 '신차' 출시

역시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신차 출시다. 가장 최근에 출시한 모델은 XM3 E-테크 하이브리드로 지난해 9월에 출시한 모델이다. 이 또한 XM3의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크게 바뀐 모델이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신차 출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에게 구매력을 동원하기 힘들다. 가령 지금 차를 구매한다고 해도 출시된 지 1년이 된 모델을 신차로 구매하기에는 소비자로서 아쉬움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되려, 특정 모델에 대한 관심이 생기더라도 신차를 알아보는 방안과 함께 중고차를 알아보는 방법을 동시에 고민하기 마련이다. 중고차는 신차 대비 당연하게 가격적으로 소비자에게 구매 문턱이 낮을 수 밖에 없다.

XM3 유럽수출 선적 모습.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현재 르노코리아의 판매량은 내수보다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2월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내수와 수출을 합해 6877대를 판매했다.(내수 1807대, 수출 5070대) 전월 대비로 봤을 때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고는 해도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3.8% 감소한 수치다. 내수로만 한정하면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은 18.5% 감소했다.

믿었던 수출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수출은 대외적인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판매량이 226대에 불과했으며, 올해는 전년 대비 2.8% 성장에 그쳤다. 

과거 SM3, 클리오, 조에, 캡처 등의 보유하고 있던 차량들의 라인업이 축소됐음에도 XM3등의 차종으로 선방한 점을 고려하면 우선 신차를 내놓는 것이 답이다. 올해 지리자동차와 합작해 내놓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그 동안 목말랐던 신차 갈증을 풀어줄지 모르겠으나, 신차의 가격 또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수준에서 설정돼야하는 부분이다.

부진했던 최근 몇 년 털어낼 찬스 오로라프로젝트

르노그룹 차원에서 CEO가 직접 방문해 확인할 정도로 오로라 프로젝트는 르노코리아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신차 프로젝트다. 오로라 프로젝트는 세 대의 신차를 르노코리아가 주축으로 개발 및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르노그룹은 앞서 지난해 10월 르노 브랜드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2027을 통해 신차 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유럽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8종의 신차를 글로벌 5개의 허브를 통해 출시한다는 것이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대표이사. / 사진=연합뉴스


르노코리아는 하이엔드 D, E 세그먼트 차량 개발 및 생산 허브 역할을 담당한다. 올해 공개가 유력한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번째 오로라1(중형 SUV)이 해당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오로라1은 르노그룹의 최근 디자인에 E-TECH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이 CMA 플랫폼과 결합된 모델이다. 오로라1은 하반기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부산 모빌리티쇼가 그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르노코리아의 주축 공장인 부산공장과 가까운 점과 출시를 예고한 시점이 모빌리티쇼와 맞물리기 때문에 유력한 무대로 거론된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오로라1에 이어 내년에는 중대형 하이브리드 모델 오로라2, 2026년에는 전기차 모델 오로라3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르노그룹 CSO 뤼크 쥘리아 부회장이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를 방문해 차량들의 커넥티비티 시스템과 서비스 개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이를 위해 르노코리아는 부산공장에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해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지난 18일 부산시와 미래차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 내연차 중심의 라인업에서 현재 모빌리티의 흐름인 전동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르노코리아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부산공장에 미래차 생산을 위한 생산기지 구축, 설비 교체 비용 1천180억원을 투자하고 신규 인력 2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협약식에서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는 "부산에 위치한 경쟁력 있는 차량 부품업체와 우수한 연구개발(R&D) 기반 시설은 부산에 신차 프로젝트를 유치할 수 있는 큰 장점"이라며 "이번 투자와 함께 르노코리아는 오로라 프로젝트에 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드블레즈 대표는 "르노 본사와 차세대 전기차 모델의 부산공장 생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협상이 성공하면 오로라 프로젝트 7000억원을 포함해 2027년까지 총 1조5000억원 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말했다.

오로라 프로젝트의 신차 출시 계획과 맞아떨어지는 이번 투자 계획은 부활의 신호탄이 될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동화는 어찌보면 찬스다. 이번 투자를 통해 생산되는 차량으로 판매량을 회복하고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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