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주총 시즌 돌입…키워드는 '수장 교체·공동대표 체제 전환'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체제 전환…'위기 극복'
컴투스·카카오게임즈·위메이드, 수장 교체…창업주 경영 복귀
황성완 기자 2024-03-22 11:17:45
국내 게임사들의 주주총회(주총)가 22일부터 실시된다. 지난해 아쉬운 성적을 거둔 각 게임사들은 '수장 교체·공동대표' 등의 카드를 꺼내면서 위기를 극복에 나설 예정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웹젠을 시작으로, 다음 주부터 게임업계 주총이 본격적으로 실시된다.

오는 26일에는 크래프톤이, 28일에는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3N과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가, 29일에는 컴투스와 위메이드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 내정자(왼쪽)와 김정욱 공동대표 내정자. /사진=넥슨 

3N, 공동 대표 체제 전환으로 분위기 반전 노린다

각 게임사들이 올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세운 전략은 수장교체와 공동대표 체제 전환이다. 3N으로 불리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넥슨은 지난해 11월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COO를 공동 대표이사로 내정한 바 있다. 강대현 COO는 2004년 넥슨에 입사해 자사 인기 게임 ‘크레이지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의 개발 디렉터를 거쳤다.

김정욱 내정자 역시 중앙일보 출신으로, 2013년 넥슨에 합류해 2015년 기업문화와 대외업무 담당 전무, 2016년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을 거쳤다. 2018년부터 넥슨재단 이사장을 맡아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등 사회공헌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이정헌 대표는 본사 일본법인 대표로 선임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김병규 넷마블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넷마블

넷마블도 넷마블은 법무, 해외 계열사 관리 및 전략기획 부문에 전문성을 가진 김병규 부사장을 신임 각자 대표에 내정했다. 기존에 각자대표를 맡았던 도기욱 대표는 이전에 맡았던 최고재무책임자(CFO) 직무를 수행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와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가 지난 20일 오전 10시쯤 온라인으로 진행된 공동대표 체제 출범 미디어 설명회에서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유튜브

특히, 가장 주목되는 게임사는 엔씨소프트다. 회사가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창사 이래 최초로,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를 통해 원팀 시너지를 발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 20일 진행된 공동대표 체체 출범 설명회를 통해 "2024년은 엔씨소프트에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해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원팀으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며 "새로운 게임 개발환경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남재관 컴투스 대표 내정자(왼쪽),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내정자(가운데),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 /사진=각사

컴투스·카카오게임즈·위메이드, '수장 교체'로 위기 극복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는 수장 교체에 나섰다. 컴투스는 신임 대표이사에 재무통 남재관 사업경영담당 부사장을 내정했다. 남 부사장은 카카오게임즈 IPO(기업공개) 주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98년 신영증권을 시작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 CFO(최고재무책임자) 및 신사업전략그룹장, 카카오게임즈 CFO, 카카오IX CFO, 카카오 부사장, 카카오벤처스 CFO 등을 역임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한상우 CSO(최고전략책임자)를 새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한상우 내정자는 네오위즈 중국 법인 대표 및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을 맡으면서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진출 성공을 이끈 1등 공신으로 여겨진다.

위메이드도 약 12년 만에 창업자 박관호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로 복귀시켰다. 이에 따라 장현국 대표는 부회장직을 맡아 블록체인 부문 사업 자문을 맡는다. 2000년 위메이드를 설립한 박 대표는 한국과 중국에서 크게 흥행한 '미르의 전설2'의 개발을 맡았었다.

'실적부진·확률형 아이템 규제' 등 칼바람 원인…게임사 간 '저작권 갈등'도 한몫 

이렇듯 각 게임업계가 다가오는 주총에 이러한 카드를 꺼낸 원인으로는 지속되고 있는 실적 부진이 꼽힌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크래프톤은 수장을 교체하지 않았다.

또한, 정부에서 22일부터 시행하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로 인해 게임업계가 또 한번 위기를 맞을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인해 발생한 게임사와 이용자들과의 분쟁도 심화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를 민생 정책으로 내걸고 있다.

이에 더해 국내 게임사 간의 게임 저작권, 영업기밀 유출을 둘러싼 갈등도 늘어나고 있다. 대다수 게임사들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로 인한 구조조정, 조직개편 등 경영 효율화 작업에도 한창이다.

각 게임사들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게임 개발자보다 규제 리스크 관리와 구조조정 등에 능한 법조인 및 전문경영인 출신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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