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실적 회복세 ‘지지부진’…지난해 500대 기업 영업익 26%↓

CEO스코어, 국내 500대 기업 2022∼2023년 실적 조사
IT전기전자 영업익 89.0%↓…차·부품 55.0% 급증과 ‘대조’
현대차·기아 영업익 26조7348억원…삼성전자 6조5670억원의 4배 수준
신종모 기자 2024-03-27 10:22:44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6%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전기전자 대표 기업의 영업이익 감소 폭이 90%에 달하면서 전체적인 영업이익 하락세를 주도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이달 25일까지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64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2506조1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2543조6015억원) 대비 1.5%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감소 폭이 더 컸다. 지난해 조사 대상 기업의 영업이익은 104조781억원으로 전년(141조2천24억원)에 비해 25.8%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전체 18개 업종 중 13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수출을 주도해 온 IT전기전자 업종의 실적 하락이 두드러졌다.

IT전기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5203억원으로, 2022년(59조986억원)에 비해 89.0% 급감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를 비롯해 TV, 생활가전 등의 판매 부진이 심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석유화학의 영업이익 감소 폭도 컸다. 2022년 23조7755억원에 달했던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1조897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운송업도 65.3% 줄어든 5조8873억원에 그쳤다.

이외에도 철강(41.6%↓), 건설·건자재(15.9%↓), 제약(42.6%↓) 등도 영업이익이 1조원 넘게 줄었다.

반면 공기업의 영업이익은 크게 개선됐다. 2022년 30조4651억원의 적자를 냈던 공기업은 지난해 2조4741억원의 적자를 내며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500대 기업 2022∼2023년 주요 업종별 영업이익 변화. /자료=CEO스코어 


자동차·부품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은 34조267억원으로, 2022년(22조718억원) 대비 55.0% 증가했다.

조선·기계·설비(316.3%↑), 유통(5.2%↑), 통신(0.4%↑) 등도 영업이익이 확대됐다.

기업별로는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5670억원으로, 2022년(43조3766억원) 대비 84.9% 급감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친 2008년 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누적 적자 규모는 14조8795억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실적 감소가 두드러졌다. 2022년 6조894억원의 영업 흑자를 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조730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연간 기준으로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호황을 누렸던 HMM도 지난해 영업익이 94.1% 급감했다.

이외에도 GS칼텍스(57.7%↓), SK에너지(84.3%↓), HD현대오일뱅크(77.9%↓), 에쓰오일(60.2%↓), 대한항공(36.8%↓) 등도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반면 한국전력은 영업적자 규모를 2022년 32조6552억원에서 지난해 4조5416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지난해 3차례에 걸친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연료 가격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재무 위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54.0% 늘어난 15조1천26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영업이익도 60.5% 증가한 11조6천79억원에 달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합산액(26조7천348억원)은 삼성전자의 4배를 웃돌았다.

아울러 한화오션 1조4171억원(적자축소), 삼성중공업 1조877억원(흑자전환), LG에너지솔루션 9495억원(78.2%↑), 지역난방공사 7186억원(흑자전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6221억원(88.1%↑) 등이 5000억원 이상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한편 주요 대기업의 분기 실적은 개선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647조47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4분기 영업이익 역시 24조9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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