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민간외교계 거목’ 조석래 명예회장 그는 누구인가

국내 민간기업 최초 ‘기술연구소’ 설립
스판덱스·폴리케톤 등 신기술 개발 선도
그룹경영뿐 아닌 재계서도 중추적 역할
재계 대표적인 민간외교관…공로 인정받아 다수 훈장 수훈
신종모 기자 2024-03-29 21:08:00
한국 재계와 민간외교계 거목인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영면했다. 

1935년 경남 함안 출생인 조석래 명예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198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는 한국경제 발전의 역사를 견인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사진=효성그룹


조 명예회장은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회장의 장남으로 48세 때인 지난 1982년부터 효성그룹 2대 회장을 지내며 35년간 그룹을 이끌었다. 

조 회장은 지난 1970년 효성그룹의 주력사인 동양나이론(효성그룹의 전신) 대표이사 사장을 필두로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 등 그룹의 주력계열사들을 맡아 왔다. 선친인 만우(晩愚) 조홍제 효성 창업주가 별세하기 2년 전인 1982년에 효성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2017년부터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그는 재계를 대표하는 ‘기술 중시’ 경영인이다. 화공학을 전공한 공학도인으로 경제 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력에 있다는 생각으로 기업을 경영했다.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후 신소재‧신합섬‧석유화학‧중전기 등 산업 각 방면에서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탄소섬유, 폴리케톤 등 신기술 개발을 선도해 기술경영을 실천했다. 

조석래 명예회장(오른쪽)이 지난 1999년 6월 스판덱스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사진=효성그룹


그중에서도 효성의 스판덱스는 조 회장의 기술에 대한 집념과 뚝심 경영의 결과물이다. 기술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투자와 공급망 확대, 품질 개선,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고객 중심의 마케팅을 펼친 결과 효성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했다. 

그는 나아가 새로운 첨단산업 육성 및 제품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노력했다. 

환경 친화적이면서 고강력 섬유소재로 플라스틱을 대체할 ‘꿈의 미래소재’인 ‘폴리케톤’, 강철보다 10배나 강력하면서 무게는 1/4에 불과해 산업파급효과가 큰 ‘탄소섬유’, 원천기술 확보로 액정표시장치(LCD)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큰 기여했다. 

조 명예회장은 세계 최초 신소재 ‘폴리케톤’의 개발 상용화를 통해 대한민국이 소재강국으로 도약하는데 큰 기여했다. 

특히 조 명예회장의 리더십으로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성장시켰다. 

그는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과 위상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효성은 매출의 약 80%를 해외시장에서 거둬들일 만큼 수출지향적인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베트남 등 전세계에 걸쳐 50여개 제조 및 판매법인과 30여개의 무역법인/사무소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민간경제외교 자처 한미FTA 등 성과 올려

조 명예회장은 그룹경영뿐만 아니라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도맡았다. 

조 명예회장은 유창한 어학 실력과 풍부한 글로벌 인적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교역상대국 경제인들과 활발한 협력활동을 전개했다.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한미재계회의, 한일경제협회,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한중재계회의 등 30년 이상 다양한 국제경제교류단체를 맡아 많은 성과를 올렸다.

한미FTA의 경우 지난 2000년부터 조 명예회장이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최초로 그 필요성을 공식 제기했다. 체결 이후에도 미국의회를 방문해 인준을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한 바 있다. 이어 2008년 ‘한미비자면제 프로그램’ 시행을 주도해 양국 간 교류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그는 일본과도 한일FTA의 필요성을 제기해 추진한 바 있다. 한일경제인회의, 한일산업기술협력페어, 한일고교학생캠프 등을 통해 한일간 무역역조 해소, 한일 기업간 공동비즈니스 추진, 한일 국민간 우호친선활동 등 다양한 교류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석래 명예회장이 지난 2007년 3월 전경련 회장에 취임했다. /사진=효성그룹


경제계 원로로서 대한민국 경제 성장․발전에 기여

조 명예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2007~2011년)을 맡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 경제계 국제교류 활성화 등에 이바지해 왔다. 

조 명예회장이 수장을 맡을 당시 전경련은 재계의 구심점이라는 역할이 퇴색돼 가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조 회장은 재계의 넓은 인맥과 특유의 리더십으로 전경련을 ‘일하는 조직’, ‘솔선수범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 정부에 다양한 정책 제안을 함으로써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서도 대한민국 경제가 성장, 발전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전경련 회장 이전에도 전경련 부회장,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조 명예회장은 이러한 활동들로 ‘재계의 대표적인 민간외교관’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일본 욱일대수장, 1980년 덴마크 Dannerbrog 훈장을 수훈 받았다. 이외에도 2000년 미국 일리노이공대(IIT) 국제지도자상, 1994년 한국경영자대상, 1987년 금탑산업훈장, 1982년 체육훈장 등을 받았다. 

2013년 미국 일리노이공대 명예공학박사, 2005년 일본 와세다대학 명예공학박사를 수여받아 국내외에서 존경받는 기업인의 위상을 정립했다. 2022년에는 민간외교관으로서 공헌을 인정받아 한미FTA발효 10주년 공로패, 서울국제포럼 선정 영산외교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와세다대학과 일리노이공대의 한국 동문회 회장직을 오랫동안 맡아 왔다. 동양학원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동양미래대, 동양고등학교 등을 통해 미래 우수인재 육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조석래 명예회장 주요 이력

- 효성그룹 명예회장(2017년~ ) 
-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2007년~2011년)
- 한일경제협회 회장(2005년~2014년)
-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이사장(2005년~2014년)
- 한일재계회의 위원장(2007년~2011년)
- 한중재계회의 위원장(2007년~2011년)
-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국제회장(2002년~2004년)
- 한미재계회의 위원장(2000년~2009년)
-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부회장(1999년~2002년)
- 한강포럼 회장(1995년~1998년)
-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한국위원장(1994년~1999년)
-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회(APEC) 비즈니스포럼 한국대표(1994년~1996년)
- 한국경제연구원 원장(1993년~1997년)
- 한중경제협회 부회장(1992년)
- 제26차 PBEC 서울총회 조직위원장(1992년~1993년)
- 한미경제협회 부회장(1991년~2000년)
- 한일경제협회 부회장(1989년~2005년)
-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1987년~2007년)
- 효성그룹 회장(1982년)
- 아시아배구연맹 부회장(1981년)
- 한․스페인협회 회장(1981년)
- 대한배구협회 회장(1980년~1983년)
- 한․덴마크 경제협력위원회 회장(1976년)
- 효성물산 입사(1966년)

주요 수훈사항

- 서울국제포럼 선정 영산외교인상(2022년)
- 한미FTA 10주년 기념 공로패(2022년)
- 미국 일리노이 공대(IIT) 명예공학박사(2013년)
- 일본 정부 욱일대수장(旭日大綬章) 수훈(2009년)
-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IIT) 국제지도자상(2000년)
- 한국 경영자 대상(1994년)
- 금탑산업훈장(1987년)
- 체육훈장(1982년)
- 덴마크 Dannerbrog 훈장(1980년)
- 공장새마을운동 대통령표창(1976년)
- 동탑산업훈장(1974년)
- 석탑산업훈장(1972년)
- 수출유공 대통령 표창(1971년)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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