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강진에 TSMC 일부 가동 중단…반도체 공급 차질 불가피

파운드리 핵심 극자외선·리소그래피 등 장비 피해 없어
애플·엔비디아 등 고객사 제품 생산 차질 우려
신종모 기자 2024-04-04 10:31:00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3일(현지시간)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해 일부 공장 생산이 중단됐다. 다만 조업이 중단됐던 시설이 밤사이 빠르게 복귀되면서 우려됐던 글로벌 공급 차질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전날 발생한 지진으로 대만 내 일부 팹(fab·반도체 생산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TSMC는 대만 북부와 중부, 남부에 총 9곳의 팹과 5곳의 후공정 팹을 운영 중이다. 애초 TSMC 생산 설비가 대만에 있기 때문에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연합뉴스


TSMC는 지진 직후 일부 반도체 제조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TSMC는 성명을 통해 “TSMC의 안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일부 팹에서 회사가 마련한 절차에 따라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Lithography) 등 장비들을 포함해 주요 장비에는 피해가 없다”면서 “다만 일부 시설에서 소수의 장비가 손상됐지만 완전한 복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TSMC는 대만 전역의 공장 건설 공사를 중단하고 점검을 마친 후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TSMC는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생산능력의 90% 이상이 대만에 집중돼 있다.

TSMC는 현재 애플과 퀄컴,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TSMC의 조업 중단이 이어진다면 이들 회사의 제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TSMC가 생산하는 일부 칩은 정교한 프로세스가 필요로 하는 작업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첨단 칩을 생산하려면 몇 주 동안 진공 상태에서 연중무휴 24시간 원활한 작동이 필요하다. 지속해서 생산이 지연된다면 그만큼 칩의 손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강진에 따른 일부 반도체 생산 중단으로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 

지난 1999년과 2006년에 대만에서 강진이 발생해 TSMC 등에서 반도체 공장이 일시 중단됐다. 이 여파로 일부 IT 기업이 반도체 사재기에 나서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급등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TSMC 생산 차질…삼성전자 반사이익 이목 집중  

이번 강진으로 TSMC의 공장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파운드리 최대 라이벌인 삼성전자에 반사이익 여부가 주목된다.

만약 TSMC가 생산 차질을 빚는다면 삼성전자로 파운드리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D램 및 파운드리 가격 협상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TSMC 생산 중단이 삼성전자에 반사수혜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TSMC 일부 장비가 손상돼 생산이 라인 멈췄지만 극자외선 노광장비는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첨단 반도체 분야에서는 TSMC가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고 동시에 이를 대체할 생산을 가진 회사를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퀄컴,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TSMC 생산 중단이 장기화된다면 TSMC를 대체할 수 있는 삼성전자에 눈을 돌릴 수 있다”면서 “하지만 기존 TSMC와 계약을 파기하는 자체가 큰 모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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